[조미예의 MLB현장] 볼넷 강정호, '맥커친에게 들켜버린 속마음'

조회수 2015. 4. 20. 11: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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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사실 3B 때 치고 싶었는데,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나는 볼이라 치지 못했다. 아쉽다."

시즌 첫 볼넷을 기록한 강정호.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볼넷이었습니다. 경기 직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강정호는 "(안타) 치고 싶어 가운데만 보고 있었는데, 치려고 해도 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너무 많이 벗어났다."며 볼넷보다는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강정호의 마음을 정확히 파악한 동료가 있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앤드류 맥커친'. 강정호가 대주자로 나서게 된 상황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6회말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오른 조디 머서는 번트를 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밀워키 선발투수 맷 가자 공은 머서 왼쪽 가슴을 향했고, 그 공은 머서가 곧바로 쓰러지게 하였습니다. 한참 동안을 이 자세로 고통을 호소고, 심각한 상황으로 느껴졌습니다.

트레이너가 달려와 상태를 확인하는 동안에도 머서는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머서는 감독과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고,

허들 감독은 대주자로 강정호를 기용했습니다. 다행히도 강정호는 5이닝 즈음에 실내 타격장에 들어가 몸을 풀고 있었기에 불시에 투입돼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강정호는 매 경기 5이닝 전후에 실내 타격장으로 들어가 몸을 푸는 스윙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곧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대주자로 1루를 밟은 강정호는 코치의 지시를 받았고,

다음 타자 스튜워트 타석 때,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스튜워트의 좌전 안타 때는 온 힘을 다해 3루를 지나 홈까지 달렸습니다.

강정호에게도 득점 기회가 온 것입니다.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달려야 했습니다.

2루에서 전력 질주했던 강정호는 여유롭게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처음인 게 많습니다. 이날 기록한 볼넷도 득점도 모두 시즌 첫 기록.

시즌 첫 득점을 올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한 기분을 물어보니 강정호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이파이브요? (웃음). 그냥 승리는 언제나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첫 득점 올렸으니 앞으로 계속 득점 올릴 수 있도록 잘해야죠."

이렇게 대주자로 출전해 득점을 올린 강정호는 8회 타석에 올랐습니다.

8회 2사에서 타석에 오른 강정호는 밀워키 마이클 블라젝이 던진 공 4개를 모두 흘려보내야만 했습니다. 내심 칠 기회만 노렸는데, 스트라이크 존을 너무 벗어난 블라젝의 공을 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망이를 내려놓고, 1루로 향하는 순간에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스튜워트이 유격수 땅볼 때, 슬라이딩을 하며 2루 진루를 노려봤지만 딱 잡힌 강정호.

진루 실패의 아쉬움보다는 볼넷의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공수 교대 시간에 워커로부터 글러브를 건네받는 강정호.

강정호가 워커로부터 글러브를 건네받고, 유격수 자리로 이동하려는 순간 맥커친이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맥커친은 무언가를 물어보고,

미소를 지으며 강정호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강정호가 별말이 없자 맥커친이 또 다시 물어봅니다. 직접 무언가를 흉내 내며 물어봅니다. 그 내용인즉슨, "내가 너의 마음을 읽었다니까. 너 안타 치고 싶었지? 안타 치려고 노리고 있었지?"

맥커친, "내 말이 맞잖아. 그렇지?"

맥커친의 물음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강정호. 맥커친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강정호는 이 상황에 대해 "맥커친이 다가와 안타 치고 싶었냐고 계속 물어봤다. 내 의도를 읽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비록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첫 득점과 볼넷. 그리고 9회 1사 1루에서 병살로 연결한 안정된 수비는 무난함을 보여줬습니다.

머서는 X-레이 검사 결과 갈비뼈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순 타박상 정도이지만, 상당히 강하게 맞아 하루 정도의 휴식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강정호 선수가 언제 출전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한국 팬들이 꾸준히 응원을 오고 있습니다>

강정호는 "팀이 연승을 기록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성적 거둘 수 있게끔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강정호에게는 기회가 될 내일 경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경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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