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무링요가 로테이션을 수용한다면

2015. 4. 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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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첼시까지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자 영국 언론은 프리미어리그의 추락을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첼시가 실패한 이유는 조세 무링요의 판단 실수에 가깝다.

첼시는 분명히 유럽에서도 16강 이상 전력을 갖췄다. 우승 후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홈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실패했으니 무링요로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파리생제르맹(PSG)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전반 31분만에 퇴장당했다. 간판스타를 잃어 한 명이 적은 팀을 상대로 첼시는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무링요는 임기응변에 능하고 전술에 해박하며 선수 관리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올 시즌 유럽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무링요의 로테이션 포기에 따른 체력 저하였다.

최근 들어 로테이션 운용은 빅클럽의 자격 조건화되고 있다. 첼시는 그렇지 못하다. 에당 아자르는 올 시즌 팀의 47경기 중 무려 42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개막 기준으로 벨기에 국가대표팀에서도 6경기를 뛰었다.

첼시는 필리페 루이스와 로익 레미,하미레스, 안드레 슈얼레, 모하메드 살라 등의 스쿼드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출전수가 너무 적다. 심지어 슈얼레와 살라는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지금 첼시는 최정예 11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할 만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 로테이션이 잘되려면

로테이션 기용은 자칫 성공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팀이 모멘텀이나 꾸준한 경기력을 잃었을 때 그렇다. 11년 전,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이끄는 첼시는 UEFA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AS모나코에 패했다. 당시 라니에리의 로테이션 운용이 패인으로 지목되었다.

2008-09시즌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스에게 공격력이 저하되지 않을 만한 스쿼드 로테이션이 가능했다면 아마도 리그를 제패했을지도 모른다. 2011-12시즌 해리 레드냅의 토트넘도 동일한 문제로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치고 말았다.

얇은 선수층으로 시즌을 정상 소화할 수 있던 시절은 이미 끝났다. 1980-81시즌 애스턴 빌라는 리그 42경기를 단 14명으로 소화하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현재 그런 기적은 더 이상 일어날 수가 없다.

2000-01시즌 제라르 울리에 감독은 리버풀을 컵 트레블로 이끌었다. 로테이션이 성공한 덕분이었다. 리버풀은 UEFA컵과 FA컵, 리그컵을 거머쥐는 동시에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따냈다. 그 시즌 리버풀은 무려 63경기를 소화했다.

당시 리버풀은 마이클 오언, 스티븐 제라드, 로비 파울러처럼 뛰어난 공격수들을 보유했다. 그러나 진짜 힘은 수비에서 나왔다. 울리에는 수비 조직력을 유지하기 위해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았다.

사미 히피아는 58경기에 출전했고 스테파네 헨초스는 53경기, 마커스 바벨(국가대표 은퇴)은 60경기, 제이미 캐러거는 58경기를 각각 뛰었다. 수비 조직력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이고르 비스칸과 지미 트라오레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공격진에선 선택 폭이 넓었다. 오언과 파울러, 에밀 헤스키와 야리 리트마넨을 로테이션시킬 수 있었다. 그 시즌 46경기에 출전했던 오언은 리그컵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다. 2월 버밍엄과의 결승전에서도 오언은 빠졌다. 컨디션 조절이 가능했던 오언은 5월 있었던 FA컵 결승전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두 결승전에 모두 출전했던 헤스키는 당시 선수단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가 정말 많았던 탓에 선수들은 모두 지쳐있었다. 최대한 로테이션 운용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수비 쪽이 안정감 있게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수비가 안정되려면 그쪽에선 공격만큼 로테이션 폭이 크면 안 된다."

리버풀은 고정된 선수 풀 안에서만 로테이션을 운용해 성공을 거뒀다. 시즌 후반기에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와 달리 첼시의 라니에리는 훨씬 많은 선수 풀을 모두 활용했다.

헤스키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결국 감독의 관리 능력이다. 선수들과 최대한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모든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선수들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감독과 선수들이 마주앉아 왜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지를 설명하고 납득되어야 한다. 그러면 '깜짝 출전', '깜짝 제외'가 없어진다."

# 퍼거슨의 능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도 울리에와 비슷한 방법론을 취했다. 하지만 스쿼드 수준 자체가 울리에보다는 훨씬 좋았다는 이점도 있었다.

1998-99시즌 맨유는 63경기를 치르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2008-09시즌도 퍼거슨 로테이션을 통해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을 차지했다.

1999년 맨유의 트레블은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완성되었다. 그러나 성공 모멘텀은 FA컵 준결승전(vs아스널)에서 만들어졌다. 최대 라이벌을 상대하면서 퍼거슨은 앤디 콜을 제외하고 드와이트 요크를 대기명단에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투톱의 대체자는 테디 셰링엄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였다. 두 선수는 빌라 파크에서 각자의 임무를 완수했다.

스포츠심리전문코치인 션 라이더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공적인 로테이션 운용 하에서는 선수들 모두가 자기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장기 레이스인 시즌 전체에 걸쳐 집중력이 유지된다."

"선수들이 감독의 로테이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면 불평과 부조화, 응집력 결여 등의 문제가 생긴다. 감독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팀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선수들의 태도도 당연히 긍정적이 된다."

"선수 개인의 경험도 중요하다. 스티븐 제라드를 보라. 그는 자기가 리버풀을 위해 모든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뛰지 못하는 매 순간을 그는 증오하게 된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덕분에 그런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2003-04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선 로테이션이 효과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정된 스타플레이어 주위로 나머지 선수들이 계속 로테이션되었다. 한 팀 안에서 갈라티코와 그렇지 않은 선수 그룹으로 양분되었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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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과 스쿼드의 동시 완성

2008-09시즌 맨유는 UEFA슈퍼컵과 커뮤니티실즈를 제외하고 맨유는 총 64경기를 소화했다. UEFA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는 실패했고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 FIFA클럽월드컵에선 성공했다. 체력 문제가 만든 차이는 아니었다.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유는 사상 최강 바르셀로나에 패했다. FA컵 준결승전(vs에버턴)에서는 승부차기로 탈락했다.

퍼거슨은 2011년 3월 첼시전에서 패하기 전까지 치른 165경기에서 동일한 선발 명단을 꾸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카를로스 테베스 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퍼거슨은 조직관리에 특별한 능력을 지녔고 맨유는 두터운 스쿼드를 보유했던 덕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무링요가 그런 식으로 선수단을 관리했다면 누리 사힌은 아직 마드리드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로테이션과 경기력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지만 성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다음 시즌 무링요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글=Declan Warrington,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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