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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1S1B] '선출 해설'이 가져야 할 '해설의 품격'

조회수 2015. 1. 25. 10: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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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감독 출신이 아니면 방송사 야구 해설위원 되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적어도 코치 경력 정도는 있어야 했다. 그러나 채널이 늘어나고 팬들의 니즈가 방송사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며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다. 감독이나 코치 경력이 짧거나 없는 선수 출신 해설 위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반응은 좋았다. 성공 케이스가 많았다. 바로 직전까지 선수였던 그들은 누구보다 자세하게 덕아웃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시청자에게 전해줬다. 그들을 통해 화면으로만 보이는 곳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그러다보니 최근 은퇴 후 곧바로 해설 위원을 택하는 야구인이 급격히 늘었다. 김선우 조성환 안치용 현재윤 등이 올 시즌 해설위원으로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는 곧 코치, 혹은 제2의 인생이었던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해설위원을 하기 위해 어떤 자격증 같은 것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몇년 사이 크게 낮아 진 연령과 경력은 새로운 바람이 되어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팬들도 기대를 크게 갖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더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 있음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음을 인정할 때 보다 좋은 해설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선수 출신 해설 위원은 코치나 감독은 경험해 보지 못했다.코치에 대한 이해도는 그나마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수가 야구장에서 선수 이외에 가장 많이 겪어볼 수 있는 야구인은 바로 코치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때론 친구 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다.감독은 다르다. 아무리 감독이 선수와 스킨십을 많이 하려 해도 거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감독은 선수의 선발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다.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생존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가까워 보여도 멀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게다가 감독은 팀에 단 하나 뿐인 존재다. 혼자 결정하고 혼자 끌고 가야 할 것들이 많다. 오해나 서운함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선수는 감독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 그 결정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왜 그래야 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팬들은 더하다. 감독에 대한 오해를 하기 가장 쉬운 자리가 바로 시청자다. 그래서 욕도 참 많이 한다. 야구 보며 감독 욕 한 번 안해본 사람 찾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모두가 감독 욕을 할 때, 왜 그래야 했을 지 한 번 더 생각해 주길 바란다. 궁금하면 찾아가서 물어봐 주었으면 한다. 이젠 선수가 아니니 보다 당당하게 가서 물어볼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야구는 결과의 스포츠다. 결과가 잘못되면 과정도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변명은 필요 없다. 하지만 왜 그랬는지는 알고 욕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 선수 출신 해설 위원들이 보다 바쁘게 움직여줘야 하는 이유다.감독을 한 해설 위원이라면 감독의 고독을 읽어줄 수 있다. 하지만 선수 출신은 물어보고 공부할 때 비로소 힌트가 보일 수 있다.남들처럼 하는 건 쉽다. 특히 욕하는 건 더 그렇다. 하지만 독설과 비난을 위한 비난은 다르다. 틀렸다고 생각 될 땐, 좀 더 부지런히 그 이유를 찾아주길 바란다. 그 마음이 이해될 때, 그것이 설사 일반적인 팬들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당당히 'NO'를 외쳐주길 바란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 해설위원이 가져야 할 품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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