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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한국문화 알리기에 나선 사도스키, '동료 이름만큼은 한글로 쓰고 읽어라'

조회수 2015. 7. 17. 12: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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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LA 다저스 류현진이 첫해에 이어 두 번째에 해에도 성공적인 시즌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밑거름은 바로 '적응력'이었습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이 임박한 강정호 선수도 메이저리거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기 위해선 현지 적응이 필수입니다. 전혀 다른 언어, 문화, 생활에서 오는 변화와 충격을 얼마만큼 소화하고, 받아들이느냐는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주고, 이는 실력 발휘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죠.

사도스키 역시 "선수에게 심리적 안정을 줄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강정호는 분명 성공할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음에는 분명하지만, 이 재능을 발휘하려면 현지 문화와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즈의 스프링캠프 회의실에서 흥미로운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국제 야구 컨설팅 업체인 GSI(Global Sporting Integration)가 KBO에서 활약하게 될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한국 야구와 문화 알리기에 나선 것입니다.

2010년에서 2012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며 한국 야구와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도스키는 이번 세미나에서 한국의 언어, 문화, 야구, 먹거리 교육을 지휘했습니다. 책으로 알려주는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경험담을 토대로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설명했습니다.

외국 선수들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 낯섦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누구보다 '적응'이 중요함을 알고 있는 사도스키는 "시즌 시작 전, 외국 선수들에게 한국에 대해 교육을 하는 것은 선수들이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할 기회를 만들어 줄 중요한 요소이다."고 강조했습니다.

1) 사도스키가 말하는 한국식 인사.

사도스키는 "한국에서는 선후배, 그리고 어른과 친구, 감독과 동료들에 대한 인사법이 다르다."고 전하며,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어린 후배나 동료들에겐 친근함의 표시로 자연스럽게 인사하면 되지만, 어른 특히 코치, 감독에게는 모자를 쓰고 있으면 벗고,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게 기본 예의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도스키의 설명을 들은 아두치는 따라 해 보면서도 모자를 벗고 인사를 나눈다는 것에 흥미로워했습니다. "코치진과 인사를 할 때는 꼭 모자를 벗겠다."는 말과 함께 말이죠.

2) 사도스키, "이름만큼은 한국식으로 불러라"

사도스키가 강조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한국에선 한국식 발음으로 이름을 불러 주는 게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한글을 써가며 발음을 교정해 준 사도스키는 "의사소통의 기본은 인사와 이름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능숙한 한국말을 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으니 최소한 이름과 포지션만이라도 한국식 발음으로 익힐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상대 선수가 타석에 올랐을 때 최소한 선수 이름 정도는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통역에게 물어보면 너무 늦다. 선수 이름을 직접 쓰고 읽을 수 있는 정도만라도 갖추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도스키의 가르침을 곧바로 실천하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이들은 본인들의 이름을 한국식 발음으로 쓰고, 발음하기를 여러 번 반복.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3) 한국의 음식 문화.

사도스키는 한국 문화 전도사를 자청한 만큼 평범한 한국인들의 생활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한국인 음식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젓가락과 반찬이다."고 설명하며, 직접 젓가락 시범을 보이는가 하면, 각종 반찬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흔히 집밥이라 불리는 된장찌개, 나물을 비롯한 각종 반찬 등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한국의 대표 분식으로 분류되는 치킨(양념치킨)과 떡볶이 등을 맛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선수들은 "한국의 매운맛이 인상 깊고, 앞으로도 계속 먹게 될 것 같다."며 한국 음식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식사 후 제공된 한국 과자에 더 깊은 관심을 보인 것입니다. 다저스 선수들도 한국 과자를 그렇게 좋아하더니, 이 선수들도 달콤한 한국 과자가 좋다고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4) 한국 생활의 기본

이번 세미나에선 한국의 문화, 생활, 야구, 영양, 언어 등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진행됐지만, 간단한 한국말부터 회식 문화(노래방과 나이트클럽)까지 배우는 자리가 됐습니다. 친절하게도 한국에서는 '나이트클럽'과 '클럽'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선수들의 아내까지 합석한 자리인 만큼 한국에서의 장보기도 교육도 진행됐고요. 아내들은 "한국의 코스트코에 가면 미국 제품들을 살 수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처음부터 한국 음식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한국 문화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을 때, 조시 린드블롬의 17개월 된 딸도 집중해서 듣는 모습이 눈에 띠었습니다. 린드블롬은 아내와 17개월 된 딸과 3주 된 아이까지 함께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그 만큼 한국에서의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둘째 날 이어진 교육에선 한국 야구 문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우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한국 야구장 형태와 문화, 미디어 대응법, 몸에 맞는 공을 던졌을 때 대처법, 배트플립 등 선수 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설명되자 전날보다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5) 치어리더, 그리고 배트 플립

"한국의 프로 야구 경기가 열리는 모든 구장에는 치어리더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지만, 선수들은 치어리더가 존재한다는 사실보다도 선수별로 응원가를 만들어 응원단이 직접 부르며 응원한다는 사실에 흥미로워했습니다. 이들에게 익숙한 팝 음악에 한국말로 개사가 된 응원가는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입니다.

6) 미디어 대응법, 그리고 인터뷰

이날 교육의 섬세함이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사도스키는 "경기 직후 진행되는 방송 인터뷰에서 외국 선수들이 실수를 범하는 것이 바로 시선이다."며 "대부분의 선수가 통역과 시선을 맞추고 있는데, 시선은 리포터를 보고 말하거나 화면을 보고 말하는 게 옳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통역이 있더라도 너무 빠르게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고, 팬들과 코치진에 감사를 표현하는 말도 덧붙이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의 형태와 내용까지 섬세한 지도를 해준 사도스키였습니다. 한국 문화에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도스키는 한국팬들은 "SNS에 익숙하고 능숙하다."는 말을 전하며, 조조 레이예스의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조 레이예스는 소속팀 마크에 총을 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었는데, 아무리 빠르게 삭제를 한다 할 지라도 팬들은 그 사이에 화면 캡처를 하고, 이는 삽시간에 인터넷을 점령할 것이다. 순간의 실수로 논란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고 소셜네트워크 사용 시 주의사항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이 가장 관심 있어 했던 부분은 경기 도중 몸에 맞는 볼에 대처하는 반응과 배트플립이었습니다. 같은 상황에 다르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흥미로웠던 거죠.

사도스키는 "몸에 맞는 볼을 던졌을 때도 한국에서는 선후배에 따라 다른 예의를 갖추게 된다."는 설명을 했고, "나이가 많은 선배에게 의도치 않게 몸을 맞췄을 땐 모자를 벗어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제스쳐를 취하라."고 덧붙였습니다.또한 미국에선 배트플립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으니 당황하지 말라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이 설명을 들은 린드블룸은 강의 도중 직접 일어나 시범을 보이더니,

오전 수업을 마치고, 이동하던 선수들은 일제히 배트플립에 액션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좋은 교육이었고, 한국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돼 편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게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끝으로 이 세미나를 기획한 GSI의 대표이사인 Han Lee는 "KBO 구단이 외국인과 계약할 때, 구단은 단순히 로스터에 새로운 선수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에게 타지에서의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선수가 야구에 집중하여 실력발휘를 할 수 있으며, 이를 도와주려 하려는 것이다."고 세미나의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7) 한국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말.

짐아두치(Jim Adduci /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Brooks Raley / 롯데 자이언츠), 조시 린드블롬(Joshua Lindblom / 롯데 자이언츠), 메릴 켈리 (Merrill Kelly / SK 와이번스)가 세미나를 통해 배운 한국말로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국에서의 빠른 적응을 위해 배우려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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