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구윤경의 포토카툰][FA컵 결승] 김진규-김태환, 두 남자의 뜨거운 눈물

조회수 2014. 11. 25. 09:05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지난 주말 열린 FA컵 결승전에서 성남이 승부차기 끝에 서울을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이들이 서울의 승리를 점쳤지만 '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존재를 간과한 예측이었다. 성남은 끝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예상을 뒤집은 결과에 한 쪽은 배로 기뻤고 다른 한 쪽은 배로 슬펐다. 그리고 특히 이 두 남자가 느낀 감정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성남의 우승이 결정된 후 뜨거운 눈물을 흘린 성남FC 치타 김태환과 FC서울 카리스마 캡틴 김진규를 만나본다.

#친정팬들 앞에서 우승컵 든 치타 김태환

김동섭이 페널티킥 마지막 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김태환은 너무 기뻐서 뛸 수도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던 것이다.

↑벤치로 달려가려가다 멈춰선 김태환

감정이 북받쳐올랐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동료들이 기쁨을 나누는 동안 정신없이 눈물을 쏟은 김태환이 정신을 차리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친정 팀 서울 팬들에 대한 인사였다.

↑담담한 표정으로 달려오던 김태환은 서울 서포터석에 다다르자 한 번 더 눈물을 훔쳐냈다

그는 마음에 짐을 덜었다는듯 인사를 한 뒤 크게 숨을 고르며 돌아섰다. 아마 그에게는 그것이 친정팀에 대한 보답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프로에 데뷔시켜준 고마운 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팬들에게 '치타' 김태환이 이만큼 잘 자랐음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2010년 FC서울에 입단한 김태환은 당시 팬들에게 '치타'로 불리며 꽤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고 설상가상으로 서울에서도 출전기회가 점점 줄었다. 슬럼프 아닌 슬럼프에 빠졌던 김태환은 그해 겨울 성남으로 이적했다. 서울과 만날 때 더욱 이를 악물었던 이유는 아마 그가 택한 감사의 표시였을 것이다.

우승해서 기뻤고, 그것이 친정팀 서울의 앞이라 더욱 기뻤던 김태환이었다.

모두가 기쁨에 젖어있는 동안...

우승컵을 들고 감상중...'녀석들~ 좋아하기는~'

그리고 슬쩍 어디론가 향하는 김태환

몰래 달려가 팬들에게 우승컵을 전해주려다 딱 걸렸다.

'우야둥둥 지금은 노랑피가 흐르니께 우리 팬들 챙겨야제~흐흐~사랑한다 성남!'

#하염없이 눈물쏟은 캡틴 김진규

이제 김태환과 반대로 슬픔을 감추기 힘들었던 캡틴 김진규 이야기로 넘어가본다.

성남에게도 그랬겠지만 서울에게 이날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꼭 ACL 진출권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승'이라는 맛을 다시 느끼고 싶었고, 또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우승은 커녕 팬들에게 남의 잔치만 보여주고 말았다.

팬들에게 인사를 마친 김진규와 차두리는 무리에서 나와 조용히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한동안 서포터석을 바라보던 김진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위로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잠시 감정을 추스렸지만 팬들을 바라보던 그의 눈에는 또 다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관중석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던 김진규

슬픔을 꾸역꾸역 참고 있는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 미안해 더이상의 촬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후 침착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오른 그를 볼 수 있었다. 아직 주장의 역할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는 팀을 대표해 페어플레이상을 받았고, 이후 준우승 상 받기위해 한 번 더 시상대에 올라야했다.

↑동료들을 챙겨 덤덤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김진규

그렇게 최대한 괜찮은 표정으로 주장의 역할을 다한 뒤...

내려오자 마자 준우승 메달을 풀어버렸고, 그의 표정은 아까 벤치에서 처럼 다시 슬퍼보였다.

이유는 다르지만 뜨거움은 같았던 두 남자의 눈물이었다. 승부는, 아름답고도 잔인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 결승전이었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공으로 나누는 감동 - 스포츠공감( http://www.sportsgg.co.kr)Copyright ⓒ 스포츠공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