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칼럼] CSKA모스크바, 그들은 누구인가

2014. 10. 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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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러시아 명문 CSKA모스크바. 아마도 유럽에서 가장 악명 높은 클럽일지도 모른다. 올 시즌 그들은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죽음의 E조에 속해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AS로마의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고 있다.

한국시각 22일 새벽 1시 모스크바 홈에서 CSKA는 맨시티를 상대로 첫 승리를 노린다. 아니 간절히 원한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구석이 더 많은 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강자를 미카엘 요크힌이 소개한다.

2014-15 UEFA챔피언스리그 E조 3경기CSKA모스크바 vs 맨체스터 시티 (아레나 킴키, 10월22일 새벽 1시)*유럽축구연맹(UEFA)의 결정에 따라 무관중 경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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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냐 넌?

CSKA는 그냥 평범한 축구 클럽이 아니다. 왜 그런지 이제부터 간략히 설명한다.

2013년 여름 안지 마하치칼라는 선수단을 대방출했다. 디나모 모스크바가 6명을 사들였다. 로코모티프는 여름 내내 연락이 끊겼던 음바크 부수파와 라사나 디아라를 샀다. 스파르타크는 브라질 수비수 조앙 카를로스(입단 후 벤치 신세)를, 제니트는 거액을 주고 올레그 샤토프를 영입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중 안지 바겐세일에 달려들지 않았던 곳은 CSKA가 유일했다. UEFA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전력 보강이 필요했는데 말이다. 리그에서 파죽의 10연승을 거두며 CSKA는 올 3월에 승점 9점 차이로 이미 우승을 확정시켰다.

스쿼드를 보면 CSKA의 우승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예그베니 기너 회장은 축구 클럽은 수익을 낼 수 있으며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 인물이다. 따라서 CSKA는 몸값이 비싼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에 영리한 선수 스카우트를 활용했다. 저렴한 가격에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다면? 레오니트 슬루츠키 감독이 기적을 일으켜야 한다.

믿거나 말거나 최근 3시즌간 CSKA에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한 명밖에 없었다. 그나마 있다는 세이두 둠비아(26, 코트디부아르)는 부상을 달고 지내는 골잡이다. 둠비아가 다치면 스루츠키 감독은 나이지리아 출신 윙어 아흐메드 무사를 최전방에 투입했는데, 그런 식으로 CSKA는 2012-13시즌 리그와 컵을 제패하는 더블을 달성했다.

수비진 형편도 별로 나을 것이 없다. 센터백이 3명뿐이다.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와 베레주츠키 쌍둥이 형제인 바실리와 알렉세이다. 3명 중 2명이 부상으로 빠지면 그야말로 혼돈이 닥친다.

이런 팀을 이끌고 슬루츠키 감독은 항상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2009년부터 CSKA 감독으로 일해온 슬루츠키 감독은 로만 바바에프 사무국장, 기너 회장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2012년에는 사임을 표명한 감독을 기너 회장이 만류했다. CSKA는 흥미진진한 전술을 구사하진 않지만 매우 안정적이다. 허구한날 감독과 선수들을 갈아치우는 라이벌들보다 앞설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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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점

CSKA의 강점은 무엇보다 조직력과 단합이다. 제니트는 로커룸 분위기가 어수선하기로 유명하다. 스파르타크는 항상 혼돈 속에서 지낸다. 그와 달리 CSKA는 항상 '원팀'으로 잘 뭉친다. 그런 분위기를 해칠 만한 선수는 아예 영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팀 내 주전들도 모두 한 목표점을 향해 달려가지만 동료를 배려한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안정적이어서 전술 완성도가 높다. 스쿼드가 얇은 탓에 주전들은 대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낸다. 경기 중에도 다양한 상황에 요령 있게 적응한다.

지난 시즌 다소 평범했었지만 새 시즌에 들어선 로만 에레멘코와 비바르스 나초의 영입으로 플레이가 다양해졌다. 루빈 카잔에서 발을 맞췄던 두 선수는 창의력과 개인기가 모두 뛰어나다. 스피드도 좋아서 CSKA의 공격을 다양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둘은 이미 리그에서 9골을 합작하고 있다. 맨시티의 수비진은 에레멘코와 나초를 잘 봉쇄해야 한다.

# 약점

스쿼드가 워낙 얇은 탓에 주전이 부상이나 슬럼프를 겪으면 CSKA는 크게 흔들린다. 지난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 빅토리아 플젠에 뒤져 승점 3점으로 탈락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최근 CSKA는 약간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지만 역시 강점은 탄탄한 수비진이다. 수문장 이고르 아킨페프와 센터백 이그나셰비치, 바실리 베레주츠키는 10년도 넘게 함께 뛰어오면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문제는 이들 모두 지금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다. 아킨페프는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두 개나 저질렀다. 센터백들의 스피드도 너무 느리다. 9월 AS로마는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빠른 공격으로 CSKA를 5-1로 격파했다. 징계로 출전할 수 없었던 수비형 미드필더인 폰투스 베른불름의 공백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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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시티를 상대하는 방법

슬루츠키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구사한다. 하지만 상대에 따라 전형은 유기적으로 바뀐다. 양 풀백 모두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중앙에 기용되는 에레멘코는 '프리롤(free role)' 성격으로 영역에 구애 받지 않고 돌아다닌다.

둠비아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라곤 하지만 공격 상황에 따라 2선 아래로 내려가 조르기 밀라노프, 무사, 조란 토시치 등의 공격을 지원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유명한 토시치는 지난 시즌 맨시티를 상대로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먼 거리 프리킥은 나초가 담당한다.

# 키플레이어

CSKA는 어디까지나 뛰어난 조직력이 강점이기 때문에 요주의 인물을 한 명 꼽기가 어렵다. 경기 주도권을 쥐려면 우선 에레멘코와 나초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줘야 한다. 이그나셰비치와 베레주츠키의 경험도 유리한 경기를 풀어가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네 선수가 부진하면 CSKA는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둠비아도 키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둠비아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드리블이 예측하기가 어려워 막아내기가 까다롭다. 문전 결정력도 물론 뛰어나다. 2012년과 2014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라 실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도 이미 7경기에서 6골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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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포터즈

좋은 축구팀이지만 서포터즈가 골칫덩어리다. 스파르타크나 제니트의 울트라보다는 점잖은 편이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킨다. 지난 로마전에서도 인종차별 구호를 외쳐대 결국 잔여 모든 홈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러야 한다. 맨시티의 야야 투레는 이번 모스크바 원정에서 기분 나쁜 일을 겪지 않아도 되게 생겼다.

# 클럽 레전드

CSKA의 역사 속에는 많은 레전드들이 빛난다. 그 중 최고는 브세볼로트 보브로프다. 1940~50년대 축구와 아이스하키를 오가며 활약했던 '절대 레전드'다. 1952년 올림픽에서는 舊소련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출전했고, 1956년 동계올림픽에서는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이었다. 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글=Michael Yokhin,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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