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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류현진 "이런 감독, 이런 코치 또 있나요?"

조회수 2017. 4. 27. 02: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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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오늘은 Ryu의 경기다. 이 한마디에 힘이 났다.”

“2년 만에 제일 잘 던진 것 같다고 말하니 나를 꽉 안아주셨다.”

수술 후 가장 만족스러운 투구를 펼쳤다고 말한 류현진은 몸도 마음도 개운한 상태였습니다. 본인이 만족하는 투구를 펼치기도 했지만, 감독과 코치가 보여준 믿음과 마음은 그 무엇보다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로버츠 감독은 “오늘은 너의 경기다”며 믿음과 힘을 보탰고, 허니컷 투수 코치는 투구를 마친 류현진을 꼭 안아주었습니다.

투수에겐 최악이라 불리는 어깨 수술, 그리고 2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류현진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놓지 않은 허니컷 투수 코치와 로버츠 감독이었습니다. 그들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년 만에 가장 만족스러운 투구를 했다고 말한 류현진은 더그아웃에서도 개운한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진짜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류현진이 이처럼 환하게 웃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미소는 현재 류현진의 상태를 고스란히 말하고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투구와 함께 건강한 몸 상태를 말이죠.

샌프란시스코 AT&T파크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지난 세 번의 등판에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이를 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허니컷 투수 코치와 포수 그랜달과도 경기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그 결과, 패스트볼의 비중을 줄이고, 체인지업의 활용도를 높여 장타를 최소화했습니다.

“패스트볼 비중이 줄었지만, 구속도 떨어지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류현진은 의도적으로 패스트볼을 줄이며 결정구를 체인지업으로 사용했음을 알렸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 보면서 연구하고 그랜달과 많이 이야기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를 사용하기 위한 게임플랜이 있었는데, 좌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려고 했다. 그동안 장타를 맞았던 걸 의식해서 낮게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다. 변화구가 자신 있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볼 배합의 변화뿐만 아니라, 호투를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된 푸이그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극찬하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날 호투의 발판을 마련한 건 푸이그의 레이저 송구 덕이라며 말이죠. 

1회말 2사 2루에서 타석에 오른 버스터 포지는 우전 안타를 때렸고, 2루에 있던 벨트는 3루를 지나 홈으로 쇄도했습니다. 허나 총알처럼 빠르고 정확했던 우익수 푸이그의 송구는 벨트보다 먼저 그랜들의 글러브에 꽂혔고, 그랜달은 곧바로 벨트를 태그하며 이닝을 끝냈습니다.

류현진에게 1회 징크스를 날려 버리는 큰 힘을 준 플레이, 푸이그와 그랜달의 그림 같은 플레이가 만들어낸 순간이었습니다.

"푸이그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느냐"는 미국 취재진의 질문에 “(경기 후) 아직 보지 못했다.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직접 고맙다고 이야기할 생각이다”고 말한 류현진. 사실 고맙다는 말은 안 했지만, 1이닝 마치고, 더그아웃 들어오자마자 푸이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류현진은 푸이그 덕분에 6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고 전했습니다.

“1회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는데, 푸이그의 송구로 인해 오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 송구가 아니었다면 투구 수도 많아졌을 것이다. 오늘 1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건 푸이그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한다.”

류현진이 6이닝을 채울 수 있었던 이유는 로버츠 감독의 믿음도 한몫을 했습니다.

6회말 2사 1, 3루 위기 상황에 펼쳐지자, 로버츠 감독은 마운드로 향했습니다. 류현진은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통역 없이 감독이 마운드에 오른다는 건 투수를 교체하겠다는 의미.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상태를 묻고 힘이 되는 한마디를 하고 다시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류! 오늘은 너의 경기다.”

류현진은 감독의 이 한마디에 큰 힘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믿음에 보답해서 기뻤음을 알렸습니다.

로버츠 감독의 이 말과 행동은 류현진에게도,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큰 감동을 줬습니다.추가 실점 없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류현진은 두 손을 불끈 쥐며 환호했습니다.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 가장 만족할만한 투구를 펼쳤고, 투구 내내 몸 상태도 좋았습니다. 예전의 류현진을 보는듯했습니다. 그 모습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6이닝을 마친 류현진이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허니컷 투수 코치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갑니다.

그리고 류현진을 꼬~옥 안아줍니다.

비록 사람에 가려 둘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 어떤 장면보다 훈훈하고 가슴 따뜻해 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직접 허니컷 코치에게 “2년 만에 제일 잘 던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니 허니컷 코치가 안아줬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지난 2년. 류현진이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힘든 재활을 했는지 옆에서 모두 지켜본 허니컷 투수 코치입니다. 밝게 웃으면서 던진 류현진의 말이 허니컷 코치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그 마음은 허그로 이어졌습니다. 

류현진은 “계속해서 좋아지는 것 같다”고 이날의 경기를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투구를 마친 류현진의 얼굴에선 빛이 났습니다. 표정이 밝아 다른 표현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2년 만에 제일 좋은 투구를 펼쳤다고 말한 류현진.

이처럼 밝은 표정도 2년만인 것 같습니다. 오늘만큼은 그 힘든 재활을 견뎌낸 류현진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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