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의 UFC Express] 진짜가 돌아온다, UFC 복귀 선언한 '조르주 생 피에르'

조회수 2017. 2. 21.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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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가 돌아옵니다!

2013년 말까지 총 아홉 차례나 UFC 웰터급 타이틀을 방어하며 제왕으로 군림하다 홀연히 옥타곤을 떠났던 조르쥬 생 피에르가 UFC 복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전 세계 여러 언론사들이 그 복귀 소식을 뜨겁게 다룰 정도로 생 피에르는 거대한 스타입니다. UFC의 역사를 살펴보면 강력한 챔피언들은 각 체급마다 여러 명씩 존재했지만, 수만 장의 티켓이나 PPV (Pay-per-View의 약자. 프로그램별 유료 방송)를 백만 장 가깝게 팔아치우는 ‘슈퍼스타’들은 몇 안 됩니다. 일례로 현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은 기술적인 면에서 최고라는 데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지만, 인기는 그만큼 높지 않습니다. 반면 현재 UFC의 최고 스타로 꼽히는 코너 맥그리거는 토크쇼만 해도 수천 명이 티켓을 사서 몰려듭니다. 생 피에르는 척 리델, 브록 레스너, 론다 로우지, 코너 맥그리거 등으로 이어지는 UFC 초특급 슈퍼스타 라인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하반기 UFC 복귀를 선언한 조르주 생 피에르(35, 캐나다)


그런데 그 슈퍼스타들이 요즘 다 시들시들합니다. 론다 로우지는 최근 너무 처참하게 무너져 복귀가 불확실하고, 앤더슨 실바는 전성기를 훌쩍 지나 예전의 흥행 파워가 사라졌으며, 브록 레스너는 도핑 테스트에 적발되며 불명예스런 은퇴 수순을 밟았습니다. 나이도 젊고 인기도 제일 많은 건 역시 코너 맥그리거인데, 이제 UFC 말을 잘 안 듣습니다. 다음 경기는 UFC 타이틀 방어전이 아닌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 슈퍼파이트라며 UFC와 한창 힘겨루기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 피에르의 복귀는 UFC 입장에서 가뭄의 단비일 수 밖에 없겠죠.


UFC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플로이드 메이워더(39, 미국)


생 피에르는 2013년 말 조니 핸드릭스와의 웰터급 타이틀 9차 방어전에서 힘겹게 판정승을 거둔 후 옥타곤 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좀 쉬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사실 조니 핸드릭스가 이긴 경기였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을 정도로 경기 결과에 대한 논란도 많았죠. 며칠 후 생 피에르는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고 공식적으로 휴식을 선언합니다. 완전히 은퇴하는 건 아니니 언제든 복귀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말도 함께 남겼죠.

생 피에르가 떠난 후 UFC 웰터급 전장은 곳곳에서 격전이 치러졌습니다. 로비 라울러, 조니 핸드릭스, 카를로스 콘딧, 로리 맥도날드 등 강자들이 타이틀을 놓고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 냈고, 현재는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을 가진 레슬러 타이론 우들리가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고,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화려한 발차기를 구사하는 스티븐 톰슨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제공

이 모든 걸 지켜보며 긴 휴식 기간을 가진 생 피에르는 마침내 작년 6월 최초로 복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UFC 선수들은 도핑 방지 정책에 따라 장기 공백을 가진 후 복귀할 때 일정 기간 동안 엄격한 약물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생 피에르는 이를 신청해 곧바로 테스트 기간으로 돌입한 동시에 12월에 고국 캐나다에서 열렸던 UFC 206 대회 출전을 놓고 UFC 측과 계약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생 피에르의 UFC 206 출전은 결국 불발되었습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보다 서열상 더 위인 로렌조 퍼티타 UFC 회장과 만족할 만한 계약을 이뤄내며 거의 사인 직전까지 갔었는데, 갑자기 UFC가 새 주인 WME-IMG에 40억 달러(한화 약 4조 6천억 원)에 팔리며 그 모든 게 백지화된 겁니다. 주인이 바뀌었으니 모든 건 처음부터 다시, 뭐 이런 거였죠.

분노한 생 피에르는 전문 변호사 제임스 퀸을 고용해 UFC와의 언론전에 나섰습니다. 퀸은 UFC의 계약은 ‘현대판 노예 계약’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생 피에르 또한 NBA나 NFL 등과 달리 UFC에서는 수입의 10%만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있는데 이는 너무 불공평하다며 UFC를 정면 공격했습니다. 급기야 작년 10월, 생 피에르와 퀸은 UFC와의 계약이 공식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기까지 했죠.

UFC 측은 이에 대해 그리 큰 감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생 피에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여전히 그와 UFC 간의 계약은 유효하다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했습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UFC 206 대회 출전이 거의 성사될 뻔했다는 생 피에르의 주장도 단호히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생 피에르에게 더 많은 돈을 주는 데엔 이견이 없으나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말로 협상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았죠.

이제 양자 간의 무대 뒤 치열한 서류 및 숫자 싸움은 다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생 피에르 본인이 공식적으로 UFC 복귀를 발표했으니까요.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 상황을 봤을 때 생 피에르 측이 좋은 대우를 보장받았으리란 추측은 가능합니다. UFC가 리복과 독점 계약을 맺으며 선수들이 개별 스폰서를 잡는 게 불가능해진 게 계약에서 제일 큰 문제라 여러 차례 얘기해 온 생 피에르가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을 한 걸 보면, 그가 간절히 필요한 UFC 측에서 금전적으로 꽤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게 아닐까 합니다.


생 피에르의 복귀가 발표된 후 미국의 폭스스포츠 뉴스에서는 생 피에르의 상대로 가능성이 있는 다섯 명을 지목했습니다. 한 명 한 명의 면모가 다 흥미롭기에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앤더슨 실바

원래 생 피에르와 앤더슨 실바 간의 슈퍼파이트는 생 피에르가 타이틀을 반납하기 전부터 꾸준히 얘기가 나왔었죠. 하지만 그 당시와 달리 앤더슨 실바의 가치는 지금 많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둘이 붙는다면 어쨌든 큰 화제가 되겠지만, 생 피에르가 만족스러워할만한 매치업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마이클 비스핑

생 피에르가 현 UFC 미들급 챔피언 비스핑과 격돌한다는 루머가 꽤 돌고 있습니다. 생 피에르의 원래 체급인 웰터급보다 한 단계 위 체급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미들급 도전자들보다 뭔가 좀 약해보이는 챔피언인지라 묘하게 밸런스가 맞아 보입니다. 문제라면 비스핑의 PPV 판매력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다른 미들급 컨텐더들이 분노에 휩싸일 거라는 점 정도겠네요.

현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7, 영국)


3. 닉 디아즈

2013년 UFC 158에서 치러졌던 생 피에르와 디아즈의 첫 대결은 PPV를 90만장 넘게 팔아치우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기에 이들의 재대결 또한 상당히 설득력 있는 복귀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1차전에서 생 피에르가 너무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뒀었기에, 경기 자체의 흥미는 좀 높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베테랑 파이터 닉 디아즈(33, 미국)


4.타이론 우들리 VS 스티븐 톰슨 2차전 승자

현 UFC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와 도전자 스티븐 톰슨은 오는 3월 5일(한국 시간) 개최되는 UFC 209에서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칩니다. 6년 간 UFC 웰터급의 제왕으로 군림하다 떠났던 생 피에르가 그 승자와 곧바로 웰터급 타이틀전을 펼치는 것, 당연히 멋진 스토리죠. 하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우들리나 톰슨의 대중적 인기가 아직 높지 못하다는 점이 걸리네요.

현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34, 미국)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3, 미국)


5. 코너 맥그리거

생 피에르 뿐만 아니라 누가 됐든 현재 가장 돈이 되는 상대는 당연히 맥그리거입니다. 특히 생 피에르는 복귀를 천명하며 라이트급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도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둘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흥행 면에서는 최고겠지만, 맥그리거는 현재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 매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서 어찌 될 지는 잘 모르겠네요.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

사실 조르쥬 생 피에르와 전성기를 함께 했던 선수들은 요즘 대부분 하락세거나 커리어를 끝내다시피 한 상태입니다. 그만큼 세월이 오래 지난 거죠. 종합격투기는 기술이나 전략 등이 살아 있는 생물처럼 계속 진화하는 스포츠이기에, 긴 공백 후 똑같이 최정상급에서 경쟁한다는 건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앤더슨 실바나 론다 로우지만 봐도, 어느새 전성기 시절의 그 무적 포스가 온 데 간 데 없거든요. 생 피에르는 커리어 초창기엔 타격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했으나 전성기 시절엔 오히려 레슬링 태클에 이은 그라운드 게임으로 대부분의 상대들을 제압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보다 웰터급 도전자들은 레슬링, 그래플링, 타격 모든 면에서 다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과연 생 피에르는 더욱 커지고 강해진 경쟁자들을 누르고 다시 제왕의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까요? 얼른 그의 복귀전을 보고 싶은 마음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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