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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차현의 스포츠 On Air] '화면발' 잘 받는 야구장은?

조회수 2015. 7. 8. 08: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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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하다보면 흔히 '화면발'이라는 게 있다. '사진발'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운데, 우리가 실제로 보는 장면은 3차원의 입체적인 모습이지만 TV를 통해 보는 화면은 2차원의 평면이다 보니 실물과는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박지영 아나운서는 실물과 방송 화면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김선신 아나운서는 '화면발'이 상당히 잘 받는 편이다. 반면 배지현 아나운서는 TV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느낌도 있다.(실물이 훨씬 예쁘다는 이야기다!)

꼭 사람만 '화면발'을 받는 게 아니다. 전국의 야구장에서 중계하다보면 '화면발'을 잘 받는 야구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이는 경기장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고, 또 카메라 배치의 차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직관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TV로 볼 때와는 약간 다른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PD입장에서 소위 '화면발'을 잘 받는 구장과 '화면발'이 다소 아쉬운 구장을 3개씩 선정해봤다. 물론 신축 구장일수록 방송에서도 예쁘게 나오지만, 시설이 매우 좋아도 화면발이 안 받는 곳이 있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우리네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화면발이 아쉬운 구장 3선

3. 인천 문학 야구장

SK와이번스의 홈인 인천문학야구장은 사실 대단히 훌륭한 시설을 갖춘 곳이다. 또한 외야의 잔디석이나, 바비큐 존, 익사이팅 존 등 혁신적인 관람문화를 주도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설에 비해 화면에서는 손해를 보는 편이다. 우선 지리적인 특성 탓이 있는데 안개가 자주 끼다보니 TV에 전반적으로 어둡게 나온다. 심지어 조명도 어두운 편이라 우중충한 분위기가 더해진다. MBC스포츠플러스 야구중계를 맡고있는 권주형 카메라 감독은 "문학야구장은 조금 조명이 어두운 게 아쉽다. 그리고 그라운드 자체가 낮다보니 선수들의 플레이는 카메라에 잘 잡히지만 관중과 선수를 함께 잡기가 쉽지 않다"고 평했다.

2. 잠실야구장

잠실야구장은 사실 상당히 오래된 야구장 중 하나다. 1982년에 개장했으니 벌써 30년도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개보수를 통해 아직까지 많은 서울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최신식 구장에 비해 '화면발'이 떨어지는데, 방송적인 부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흔히 '배터리 샷'이라고 불리는 투수와 타자, 포수가 함께 잡히는 화면이다.

<바로 이 화면이 잠실 야구장의 '배터리 샷'이다. 경기중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구도이기도 하다.>

오래된 야구장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백스톱 뒤를 야구팬이 아닌 기록원 등의 관계자석으로 배치하다 보니 역동성이 떨어진다. 특히 잠실야구장은 캡쳐화면에서도 보이듯 기록원의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개인적으로는 '썬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또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파울존의 인조잔디다. 잠실야구장은 원래 모두 천연잔디였다가 2013년 시즌 개막 직전 인조잔디로 부분 교체됐다. 관리 등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직관하는 팬이나 방송을 통해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그림이다.

<잠실야구장. 포수 뒤의 파울존에 인조잔디가 눈이 띈다>

1. 대구시민야구장

올 시즌을 끝으로 프로야구가 더 이상 열리지 않는 대구시민야구장은, 노후한 시설 탓에 '화면발'도 썩 좋지 못했다. 타자가 공을 치면 바로 다음에 넘어가는 메인 카메라를 높은 곳에 배치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그물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사람보다 그물이 먼저 보인다.또, 다른 야구장의 경우 양쪽 덕아웃 옆에 카메라를 배치해 선수들의 눈높이와 같은 구도로 촬영을 하는데, 대구 시민야구장은 카메라를 놓을 자리가 없어 덕아웃 위에 카메라가 배치되어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타구장에 비해 역동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민야구장은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MBC스포츠플러스와 이번 시즌을 함께하고 있는 사진작가 알렉스 김은 "대구 시민야구장이 시설은 노후했지만 사진 찍기에는 아주 좋다. 특히 해가 넘어갈 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정말 멋있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화면발이 잘 받는 야구장 3선

3. 마산야구장

NC다이노스의 홈 구장 마산야구장은 '실물'에 비해 '화면발'이 아주 잘 받는다. 권주형 카메라 감독은 물론, MBC스포츠플러스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종혁 디자이너도 마산야구장을 화면발이 잘 받는 구장 중 하나로 꼽았다.

가장 큰 특징은 경기장 내부 색깔과 톤의 통일성이다. 마산야구장은 NC다이노스의 구단 색깔과 같은, 짙은 청색으로 일관성 있게 관중석을 구성했다. 이는 안정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관중이 비어있더라도 마치 가득 찬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신축 구장에 비해 다소 아쉬운 시설에도 불구하고 '화면발'이 잘 받는 이유다.

<마산야구장> 2.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이글스의 홈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매년 진화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관중과 선수와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항상 아늑하고 꽉 찬 느낌을 주는데, 열광적인 대전팬들의 응원까지 더해지면 뜨거운 야구장의 열기가 고스란히 안방에 전달된다.

구장 자체도 잘 지어졌지만 방송적인 측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바로 앞서 소개한 '배터리 샷'이다. 잠실야구장의 아쉬움과는 대비되는 부분인데, 이글스파크의 경우 백스톱 뒤에 관중들이 앉아있어 훨씬 화면이 자연스럽고 예쁘다. 뒤에 앉은 관중들이 지나치게 점잖을 경우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지만 한화팬들은 항상 열정적이다. 큰 타구가 나왔을 때 환호하거나 한화 선수가 삼진을 당했을 때 아쉬워하는 표정이 생생하게 카메라에 잡힌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배터리 샷이다. 이성열이 이적 직후 홈런타구를 날렸을 때의 캡쳐화면인데, 홈런을 직감한 이성열과 좌절하는 배터리, 환호하는 관중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잡힌다.>

1.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는 최신 구장답게 외경부터 웅장한 느낌을 준다. 지붕 등 세세한 곳 까지 신경을 써서 웬만한 구도에서는 모두 화면에 예쁘게 나온다. 특히 관중석에는 무려 250m가 넘는 띠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어, 메이저리그 구장 같은 느낌도 준다. 또 경기장이 전반적으로 타이거즈의 색깔인 붉은 색의 톤으로 구성되어있어 통일성도 있다.

그러나 챔피언스필드가 가장 화면발이 잘 받는 구도는 역시 '배터리 샷'이다.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와 마찬가지로 백스톱 뒤에 관중석이 설치되어있는데, 타 구장들이 포수 뒤의 펜스가 광고로 지저분한 반면 챔피언스필드의 경우 뒤의 광고까지 디자인에 신경을 써서 무척 깔끔한 느낌이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의 '배터리 샷'. 광고까지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

각 구장마다 다양한 특색이 있는 만큼, 화면에 비치는 모습도 제각각이다.

사직야구장의 경우 관중의 유무에 따라 화면발이 크게 차이가 나기도 하고, kt위즈파크는 조명이 매우 밝아 야간 경기에도 선명한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사실 설계 단계 혹은 그 이후에라도 조금만 더 고민을 하면 방송에 더 예쁘게 나오게 하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싶다. 앞으로 몇몇 구장이 신축 및 완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화면발'에서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예쁘게 단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박차현(MBC스포츠플러스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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