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현의 스포츠 On Air] 야구장을 찾은 연예인

조회수 2015. 6. 24. 11:29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지난 6월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가 소녀팬들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의 백현씨가 시구자로 나섰기 때문인데, 그렇게 수많은 여중생들이 야구장을 찾은 것도 아마 보기 드문 일이었을 것이다.

야구장을 찾는 유명인들은 또 하나의 쏠쏠한 볼거리다. 공식적인 시구자로 초청이 돼서 연예인들이 경기장을 찾기도 하고, 또는 순수하게 야구를 즐기기 위해 관중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본인의 홍보를 위해 야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특정 구단의 팬임을 자처해 영광스럽게 시구를 하는 연예인이 훨씬 많다. 이런 시구자들은 대개 끝까지 경기를 관람하며 홈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엑소의 백현도 이날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한화를 응원했다.

연예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구자는 지난해 경기장을 찾았던 영화배우 조인성씨다. 동명이인인 한화 이글스의 포수 조인성과 '특별한' 친분이 있어 대전에서 시구를 했는데, 이글스의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열렬하게' 응원을 했으며, 시구 후에는 직접 중계석을 찾아 잠시 객원 해설까지 하기도 했다. 시구도 완벽했지만 야구에 대한 식견이 대단히 높아서 당시 함께 해설을 했던 허구연 위원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구가 아니더라도 정말 야구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연예인들도 상당히 많다. 아무래도 15개의 카메라가 야구장 구석구석을 훑다보니 제작진의 레이더망에 걸리기 마련인데, 지난 6월 7일 두산과 넥센의 목동 경기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잡힌 '오랑캐' 김지호씨도 이런 케이스다.

김지호씨는 '오랑캐'로 유명세를 얻기 전부터 MBC스포츠플러스의 연예인 축구 중계 때 선수로 출전한 적이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물론 그 당시에도 엄청난 몸 개그를 선사하곤 했었다. 사실 관중들 속에 너무 자연스럽게 응원을 하고 있어서, 설마 개그맨 김지호씨일까 순간 헷갈리기도 했다.

실제로 카메라에 잡힌 연예인이 누군지 잘 몰라 실수를 한 적도 있다. 몇 년 전의 일화로, 야구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일반 관중석의 솔비씨를 카메라가 잡은 적이 있다. 당시 현장중계를 맡은 아나운서 선배가 갸웃하면서 다른 연예인과 착각을 했고, 경기 종료 후 실수를 알고 SNS를 통해 솔비씨에게 사과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됐던 적이 있다. 이때 당시 중계차의 PD들도 순간 누군지 눈치 채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스포츠에 특화된 사람들이다보니 연예계에 다소 약한 게 사실이다. 솔비씨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소녀시대의 윤아씨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 2012 시즌의 잠실야구장이었을 것이다. 역시 일반 관중석에 앉아 순수하게 야구를 즐기러 온 것 같았는데, 예상치 못한 그녀의 등장에 중계차가 술렁였다. 미모만큼이나 놀라웠던 건 귀신같이 '불이 들어온' 카메라를 찾아내는 능력이었다. 윤아씨가 앉아있던 잠실야구장의 테이블석은 1루 측 덕아웃 혹은 3루 측 덕아웃의 카메라를 돌리면 촬영이 가능하고, 저 멀리 외야의 전광판 밑에 있는 카메라도 정면을 촬영할 수 있다.

<이게 바로 120미터 뒤 전광판 밑의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이다>

그런데 무려 120미터 뒤 전광판 밑의 카메라로 촬영할 때 그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온 걸 귀신같이 보고 포즈를 취하는 게아닌가(여러 카메라 중 '불이 들어온' 카메라가 방송 화면에 나가는 카메라다).빨간 불이 들어온 걸 본 것도 놀라웠지만 또 그게 본인을 촬영하는 줄 알고 포즈를 취했다는 게 더더욱 놀라웠던 기억이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야구장을 찾길 기다리는 연예인은 다름 아닌 개그맨 박명수씨다. 사실 오래된 인연이 있다. 8년 전 쯤 박명수씨가 저녁라디오 DJ를 할 때, 대학생이었던 필자가 사연을 보내 꼭 PD가 돼서 박명수씨 '1인자'를 만들어주겠다고 했고, 사연이 소개되면서 덕분에 음식 선물도 받았다. 그래서 PD가 되긴 됐는데, 정작 예능PD가 아니라 스포츠PD가 되는 바람에 아직 박명수씨를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몇 년 전 영상을 통해 그때의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고 대신 야구장에 오면 1인자를 만들어주겠노라 공언했는데, 아직 응답이 없다. 약속한대로 초고속 카메라로 세 커트 이상과 '1인자' 자막은 꼭 해드리고 싶다. 꼭 수도권에서 MBC스포츠플러스가 중계하는 날, 야구장을 찾으시길 바란다.

물론 유재석씨와 함께 온다면 대환영이다.

글=박차현(MBC스포츠플러스 P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