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세월호 1주년, 아픔을 잊지 않는 축구장

조회수 2015. 4. 21. 09: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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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경의 포토카툰] 세월호 1주년, 아픔을 잊지 않는 축구장

2014년 4월의 대한민국은 슬펐다.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비보는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침통한 분위기는 축구장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팬들은 서포팅을 멈췄고, 응원걸개 대신 노란리본과 추모걸개를 걸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가 혼란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한 선수는 머쓱했고, 함성을 지른 팬들은 미안했다. 골이 들어간 뒤 터져나온 함성 뒤의 침묵은 그래서 더 슬펐다.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 내건 걸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직 생존자가 남아있을지 모르는데 '고인'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단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놓지 말자고 모두가 마음을 모았고, 이후 경기장에는 수많은 '기적'과 '희망'의 걸개가 걸렸다.

↑포항 서포터스

↑서울 서포터스

↑인천 서포터스

↑전북 서포터스

↑수원 서포터스

↑FC안양

ACL 경기로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팀 선수들도 애도를 표했다.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한 멜버른 선수단

많은 이들이 바라고 또 바랐지만 끝내 우리가 바라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야속하게도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축구장은 지난 수요일 경기부터 킥오프 전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갖고, 경기 시작 후 4분16초간 서포팅을 하지 않고 있다.

↑4월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4월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4월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서포터석에는 다시 노란리본이 걸렸다.

전북 서포터스는 노란리본에 각자의 마음을 담았고,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인천 원정응원 때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걸개에 새겨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걸개는 바로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매 시간 기억하고 살 수는 없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준 아픔과 교훈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이미 많은 것이 덤덤해졌고, 익숙해졌다. 노란리본도 1년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내년, 그리고 후년에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지 모르겠다. 그러나 겉으로 보여지는 퍼포먼스는 줄더라도 '잊지 않겠다'는 그 마음만은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2014년의 봄을 잊는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언젠가의 봄날도 줄어들지 모른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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