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꼬마 박지성의 일기 "예쁜 여자와 결혼할거다"

조회수 2014. 7. 8. 12: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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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경의 포토카툰] 꼬마 박지성의 일기 "예쁜 여자와 결혼할거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태장동에 위치한 < 박지성 축구센터 > 는 2010년 7월에 준공된 유소년 육성 훈련시설로 인조잔디 구장 2면과 실내구장, 멀티미디어 강의실, 운동치료실, 박지성 기념관으로 구성되어있다.

< 박지성 축구센터 > 1층에 자리한 J.S.PARK HALL, 바로 < 박지성 기념관 > 에서 2014년 K리그 올스타전 홍보영상이 촬영됐다.

박지성이 어린 시절 착용했던 유니폼부터 대표팀 유니폼 그리고 동료 선수들의 유니폼까지, 박지성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박지성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던 박지성 기념관의 내부를 살짝 공개한다.

입구 오른편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우승 사진과 트로피가 전시되어 있고, 입구 왼편에는 친한 동료들의 유니폼이 전시돼있다.

루니와 긱스, 퍼디난드와 반 데 사르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의 유니폼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미들스브루의 이동국, 위건애슬레틱의 조원희 유니폼 등 이제는 구하기 힘든 희귀(?) 아이템도 있었다.

감회가 새로운듯 박지성은 유니폼을 살펴보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유니폼이 전시돼 있었지만 역시 주인공은 박지성의 유니폼.

축구공 모양을 본뜬 육각형 모양의 홀로 들어서면 과거부터 은퇴 직전까지 박지성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스타 박지성의 발판이 되어준 올림픽 대표(2000년)와 일본 교토 퍼플상가(2000-2003년) 시절

위송 빠레~ 히딩크 감독과 함께 했던 PSV 아인트호벤(2003-2005)

대한민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거듭났던 그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5-2012)

그리고 추억 속의 영원한 캡틴. 2002년, 2006년, 2010년 월드컵 당시 유니폼과 축구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노래처럼 그곳에 있는 박지성의 흔적은 그 당시 나의 추억까지 들춰내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함께 한 추억이 꽤 많다.

고등학교 시절 빨간 티를 입고 처음으로 나가 본 길거리 응원, 대학시절 친구들과 뜻도 모르고 따라불렀던 박지성 송,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유일한 낙이었던 맥주 한 캔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계. 이렇듯 박지성의 유니폼마다 각기 다른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면 그의 그때 그 시절은 단순히 박지성이 아닌 우리의 그때 그 시절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 국민스타겠는가.

기념관에는 우리가 알기 전 박지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국민학교 때 착용한 작은 유니폼부터 대학 유니폼, 그리고 귀여운 사진까지.

↑중학교 시절 박지성

처음보는 귀한 자료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박지성의 어린 시절 일기장이었다.

5월10일 목요일제목: 고달푸지만 참을 수 있다나는 여진 것 축구를 해어봤지만 고달푸고 힘은든다나는 칭찬 들으면서 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오늘은 특히 심들었다. 다른 사람도 참는데 네가 못참으랴 하면서 까지도 해왔다나는 네 목표는 축구선수이다. 힘들지만 참아서 네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국민학교 시절 작성한 일기를 그대로 옮겨놓았는데, 남달랐던 축구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10월10일 수요일

제목: 두려운 일

나는 축구부 떡복이 회원에 가입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일주일에 한 번씩 사주는 회원인데 오늘은 내가 사는 날이다

그래서 축구 끝나고 사주고 왔는데 아빠가 축구를 하지 말래기에 나는 두려웠다

두려운 이유는 내 꿈이 축구 국가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다음부터는 늦게 안온다고 하니 아빠가 축구를 하라고 하셔서 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내용은 오전 훈련, 오후 훈련, 연습경기 등 축구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오늘은 저글링을 했다' '오전 훈련에서 선생님께 이 부분을 지적받았다' '열심히 해서 꼭 국가대표축구선수가 될 것이다' 등등등.

↑ 일기의 제목만으로 그의 축구사랑이 얼만큼인지 느낄 수 있다.

어린이의 일기장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지루할 정도로 축구 이야기 뿐이었는데, 그중 몇 개.

축구가 빠진 평범한 꼬마 박지성의 일기를 공개한다.

3월19일 화요일, 날씨 맑음

제목: 비상금

선생님 아빠가 천삼백은 항상 가지고 다니랬어요

이유는 늦으면 택시를 타고, 삼백원은 운동 끝나고 음료수를 사먹으래요. 목이 탄다고요

선생님 승락해주세요. 약속합니다. 음료수 사먹으라는 돈 절대 다른 것 안 사먹으께요

꼭 승락해주세요

답:                                                              

                                                                                              

'꼭 읽어주세요 선생님'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답'을 요구하는 박지성에게 선생님은 '그래 승낙하마. 수'를 주셨다.

고마웠던 박지성은 다음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3월20일 수요일, 날씨: 가랑비

제목: 고맙습니다

선생님 어제 일기에 제목을 비상금이라고 쓰 것을 보고 내용을 일어보셨지요

그리고 승낙을 해 주셨는데 참 고맙습니다

재가 음료수 사먹으라는 돈 절대 다른 것 안사먹을 것을 지키고 정말 승낙하신 것 정말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축구에서 선생님 기쁘게 해주겠습니다

                                                            

천삼백원의 사용 승낙에 거듭 고마움을 전하는 박지성이었다.

예식장에 다녀온 후기도 있었다.

3월3일 일요일, 날씨: 맑음

제목: 예식장 간 일

오전 12시에 한복을 마치고 안양 왕궁 예식장의로 갔다

결혼하는 사람은 내가 누나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참 이뻤다

나는 결혼하는걸 봤는데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나는 예쁜 여자와 꼭 장래에 결혼을 할거다

참 피곤하였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소개한다. 될 성 부른 떡잎은 이렇게 다르구나 싶은 대목이다.

3월 23일 금요일

제목: 운이 좋운 일

나는 감기가 걸려는데 축구를 하면 더 걸리줄 알면서 하라그래는데 비가 와서 안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하느님이 내가 감기에 걸린줄 아시고 비를 내려 나를 축구를 안하게 해준 것 같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다.

                                                            

어쩐지 숙연한 마음까지 들게 하는 긍정적인 아이 박지성이다.

이곳에 공개된 박지성의 일기는 약 53페이지로 꽤 많은 분량인데, 아마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닐까 싶다.

박지성의 향수를 느끼고 싶거나 박지성의 어린 시절이 궁금하다면 이곳 < 박지성 기념관 > 을 추천한다. 단체 관람을 희망할 경우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별도의 관람료는 들지 않는다고 한다. 단, 개인관람은 불가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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