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어 라운지] 진정한 시험대에 놓인 유재학호 슈터들

조회수 2014. 9. 18. 09: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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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영, 슈터보강 마지막 퍼즐

'터지면 살고 불발되면 죽는다!' 슈터의 운명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29일과 31일 양일에 걸쳐 뉴질랜드 대표팀과 국내서 평가전을 치른다. 유재학호는 일주일간의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뉴질랜드 대표팀과 1승 2패의 성적을 거두고 지난 20일 귀국했다. 이후 이승현, 최진수, 최준용, 장재석이 탈락하고 허일영, 김태술, 하승진(허벅지 부상 하차)이 새로 추가됐다. 슈팅이 없는 장신 포워드는 무용지물이라는 의미다.

▲ 믿음직한 에이스 문태종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문태종은 재발견됐다. 그는 3경기 평균 16점으로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2차전에서 21점을 쏟아내면서 뉴질랜드를 침몰시켰다. 39세의 문태종은 체력적인 전성기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하지만 뉴질랜드 장신수비수를 맞아 거침없이 슛을 쏴서 성공시키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문태종은 스텝백 점프슛 등 순간적인 개인기로 공간을 만든 뒤 던지는 슛이 일품이다. 슈팅 타이밍도 빠르고 거리에 상관없이 거침없이 올라간다. 그만큼 슈팅에 자신감이 넘친다는 뜻이다. 슈팅의 마무리 자세인 스트로크와 팔로우 모션도 교과서로 불릴 만큼 매끄럽다. 도저히 안 들어갈 수가 없는 완벽한 폼이다.

가장 큰 재산은 자신감이다. 첫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눅이 드는 순간 슈터는 터지지 않는다. 문태종은 3쿼터까지 부진해도 4쿼터에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심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은 "문태종 의존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똑같이 기회가 오는데 태종이만 자신 있게 던지고 나머지 선수들은 슛을 미루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태종만 바라보는 공격으로는 이길 수 없다. 기회가 오면 누구나 자신 있게 슛을 쏴야 한다.

▲ 조성민·양희종, 신장의 한계를 극복하라

국내최고 슈터 조성민은 뉴질랜드전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188cm의 조성민은 195cm가 넘는 수비수들이 붙자 국내무대만큼 정확한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신장의 한계로 수비수를 달고 쏘는 면에서 부족함이 노출됐다. 뉴질랜드 선수들이 거친 몸싸움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말린 면도 없지 않았다.

조성민은 "개인기가 있고 거친 뉴질랜드와 훈련이 도움이 됐다.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려고 했는데 슛 감각이 좋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신장이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제치려면 문태종처럼 개인기를 부리거나, 슈팅 타이밍이 빨라야 한다. 또는 공이 없을 때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공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 빅맨들의 스크린 등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양희종도 마찬가지다. 수비능력은 탁월했지만 슛이 터지지 않았다. '슛이 없는 반쪽짜리 선수'라는 혹평까지 뒤따랐다. 유재학 감독 역시 공격력 부진에 "양희종을 빼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을 정도. 전문슈터는 아니더라도 양희종은 노마크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자신 있게 꽂아 넣을 정도의 안정적인 슈팅을 보여줘야 한다. 팬들은 2012년 챔프전에서 동부를 침몰시켰던 찬스에 강한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 허일영은 영점을 잡을 수 있을까?

슈터보강을 위해 유재학 감독이 빼든 카드는 허일영이었다. 그는 슈터로서 장점이 많은 선수다. 195cm의 신장에 슛 모션이 빠르고 포물선도 높아 여간 해서는 막기 어렵다. 또 왼손잡이라는 희귀성도 있다. 수비수가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슛을 터트릴 수 있다. 또 연사력도 좋아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유재학 감독이 다른 능력은 다 차지하고 "슛 하나는 좋다"면서 뽑았다.

문제는 현재 허일영이 코뼈골절의 영향으로 안면보호대를 쓰고 나온다는 점이다. 27일 대만 대표팀과의 2차전에서 유재학 감독은 허일영을 주전으로 썼다. 허일영은 수차례 외곽슛을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보호대 때문에 호흡이 곤란하고, 시야까지 가렸다. 땀이 눈으로 들어가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 감독은 허일영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영점을 잡으라'는 의미였다.

대만전이 끝난 뒤 유재학 감독은 "(허)일영이는 슛 안 들어가도 감이 와야 하니까 끝까지 뛰게 했다. (허일영이 들어가서) 수비가 느슨해지고, 첫 슛도 안 들어갔다"고 평했다. 아직 시간을 두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허일영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그가 마스크를 벗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OSEN 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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