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 칼럼] 김동현 vs 남의철 vs 최두호, 2억 원 보너스 놓고 '집안 싸움'

이교덕 기자 입력 2015. 11. 21. 08:26 수정 2015. 11. 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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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웰터급 김동현·임현규, 라이트급 남의철(지난해 기준)·방태현, 페더급 최두호, 밴텀급 강경호, 여성 스트로급 함서희 등 총 7명의 우리나라 UFC 파이터들은 지난해 11전을 치렀고, 7승 4패의 성적을 거뒀다. 승률은 64%, 7승 가운데 KO승이 4회, 서브미션승이 1회, 판정승이 2회였다. 4패는 KO패가 1회, 판정패가 3회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선수들이 남긴 흥미로운 기록은 다음과 같다.

- 김동현, 임현규, 방태현은 2전 1승 1패를 기록했다. 강경호만 2전 전승을 거뒀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 두 명의 선수가 대회 메인이벤터로 경기했다. 김동현은 3월 1일 마카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임현규는 1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각각 마지막 경기를 장식했다.

- 7명이 치른 11경기의 총 시간은 2시간 4분 33초였다. 한 경기 평규 시간은 11분 19초였다.

- 임현규는 타렉 사피딘과 5라운드 판정 승부를 펼쳐 25분(최장시간)을 뛰었고, 최두호는 18초(최단시간) 만에 KO승했다.

- 11경기 가운데 메인카드는 3경기, 언더카드는 8경기였다.

- 11경기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 치러진 것은 8경기였다. 방태현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최두호는 미국 오스틴에서, 함서희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원정 경기를 가졌다.

- 한일전은 총 4번 펼쳐졌다. 한국(남의철, 임현규, 강경호 2승)이 전승을 거뒀다.

- 7명 선수의 평균 나이는 만 29세였다.

그런데 지난해 성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바로 '보너스 수상'에 관련된 기록이다.

UFC는 보통 대회마다 명 경기를 합작한 승자와 패자에게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FIGHT OF THE NIGHT)' 보너스를, KO나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끝낸 승자 2명에게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PERFORMANCE OF THE NIGHT)' 보너스를 준다. 각 보너스의 상금액은 5만 달러, 현재 환률로 5,800만 원 정도다.

지난해 7명 가운데 5명의 우리나라 파이터가 보너스를 받았다. ▲김동현, 존 해서웨이 전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임현규, 타렉 사피딘 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방태현, 카잔 존슨 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남의철, 도쿠도메 가즈키 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강경호, 다나카 미치노리 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방태현이 한 대회에서 두 개의 보너스를 독식해 보너스 수상 횟수는 총 6회다. 강경호는 상대 다나카가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다나카에게 갈 5만 달러를 양도 받아 10만 달러를 챙겼다. 그래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져온 총 보너스 금액은 35만 달러, 약 4억 500만 원이다.

11경기에서 5회 보너스를 받았으니, 두 번에서 한 번은 반드시 명 승부를 펼쳤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파이터들은 그렇게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런데 올해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김동현이 지난 5월 UFC 187에서 조시 버크먼을 꺾어 1승을 챙겼을 뿐, 남의철·임현규·방태현은 같은 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모두 졌다. 지금까지 4전 1승 3패다.

강경호는 지난 3월 군 입대했고, 함서희와 최두호는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원래는 지난 3월에 우리나라에서 대회가 개최될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은 이 잠재적인 스케줄 때문에 다른 대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대회가 11월로 연기되면서 1/4분기 출전 기회를 놓쳤다. 11월이 됐는데도 4전밖에 치르지 않은 이유다.

드디어 판세를 뒤집을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오는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UFC FIGHT NIGHT SEOUL)'에 군 복무 중인 정찬성·강경호, 대회 10일을 앞두고 다친 임현규를 제외한 김동현, 남의철, 방태현, 양동이, 함서희, 최두호, 김동현B가 출격한다. 한국 국적의 선수는 총 7명이다.

목표대로 7전 전승을 추가하면 올해 우리나라 파이터들의 성적은 11전 8승 3패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딱 3명만 받을 수 있는 보너스다. 한국 선수끼리 맞붙는 대진이 없어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서 1명,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2명이 5만 달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추성훈, 벤 헨더슨 등 한국계 파이터들의 경기력도 높아 이들에게 상금이 넘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즉 20만 달러를 놓고 집안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 KO나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피니시 능력이 있어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상은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이다. 함서희는 '누가 가장 위협적인 보너스 경쟁자인가?'라는 질문에 "경쟁자가 참 많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남)의철이 아저씨"라고 답했다.

남의철은 2006년 데뷔해 스피릿MC, M-1, 레전드FC, 로드FC에서 활동하며 18승 1무 5패의 전적을 쌓은 베테랑이다. 워낙 공격성이 강해 명 승부를 자주 만든다. 더군다나 남의철은 국내에서 치른 경기에서 패한 적 없는 '안방 불패' 전적을 지니고 있다. 16전 전승이다.

남의철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해외에서 주로 경기를 치러 국내 경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남의철은 다르다. "난 로드FC와 스피릿MC 챔피언이다. 내가 지면 우리나라가 진다는 생각으로 싸웠다. 국내에서는 지지 않는다. 질 수 없다"고 말한다.

아쉬운 점은 2012년부터 최근 5경기에서 모두 판정까지 가고 있다는 것. 4승 1패로 승률은 높지만, 지난 5월 마닐라 대회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이번에는 반드시 15분이 지나기 전 경기를 끝낸다는 각오를 나타낸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엣 "이번엔 심판에게 결정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두호도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를 노린다. 지난해 11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그는 18초 만에 경기를 끝내 보너스 수상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대회에 좋은 경기들이 많이 나왔다.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제 그날의 아쉬움을 씻으려고 한다. 상대 샘 시실리아는 무거운 펀치를 지녔고 상대에게 전진 압박을 가하는 파이터다. 테크니션 최두호가 잡아 먹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최두호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보다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를 노린다. 반드시 KO로 끝내 처음으로 보너스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스턴건'도, '매미'도 될 수 있는 김동현은 여유롭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 가장 늦게 경기하니 두 보너스에서 하나를 노리고 선택하겠다는 농담을 던진다. "앞에서 KO나 서브미션이 많이 나오면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를 노리고 경기하겠다. 아니면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로 가겠다.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며 웃는다.

양동이, 방태현도 적극적인 공세로 나간다면 호쾌한 KO승을 거둘 수 있다. 방태현은 이미 한 경기 두 개 보너스를 차지한 경력이 있다. 그 짜릿함을 알기 때문에 더 공격적으로 나갈 전망이다. 방태현은 승리에 보너스까지 이번 대회 처음 자신의 경기에 초대한 부모님에게 안겨 드릴 계획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부모님을 모시게 됐다.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비교적 KO가 나오지 않는 여성 스트로급에서, 더군다나 원래 아톰급인데 체급을 올려 싸우는 함서희로선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보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를 노릴 만하다. 함서희는 "상대가 힘도 좋고 신장도 좋다. 게다가 주짓수를 잘한다. 날 어떻게든 그라운드로 끌고 가려고 하겠지만, 서서 타격전으로 코트니 케이시를 쓰러뜨리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힌다.

28일 열리는 UFC 서울 대회에는 벤 헨더슨이 출전, 호르헤 마스비달과 5라운드 웰터급 경기를 갖는다. 김동현은 도미닉 워터스와, 추성훈은 알베르토 미나와, 임현규는 도미닉 스틸과 맞붙는다.

보너스의 향방은? 집안 싸움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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