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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서비스 감독, 이대호 배트 플립에 대해 말하다.

조회수 2016. 7. 2.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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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내일 빈볼이 나올 수도 있어. 혹시 공을 맞더라도 화내지 말고, 그냥 출루해”

8회말 투런포를 날린 이대호와 인터뷰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를 나오려는 순간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를 감독실로 불렀습니다. 왜일까. 문득 떠오른 건 ‘배트 플립’.

역시나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의 배트 플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감독실로 불렀습니다. 통역 박대준 씨와 함께 감독실로 들어간 이대호는 감독으로부터 위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배트 플립을 한 이대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상대 팀에선 내일 사구를 던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고, 그렇더라도 화내지 말고 출루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대호는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올라 차즈 로의 3구째 슬라이더를 투런포로 연결시켰습니다. 시즌 11호이자, 1점차 승부였던 이날 경기의 쐐기를 박는 중요한 홈런이었습니다.

이대호 역시 “노리고 있었던 슬라이더가 제대로 맞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며, 배트 플립은 고의가 아닌 순간적으로 나온 기쁨의 표시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상대 투수가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와서 한 번도 배트 플립을 한 적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좋은 타구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배트 플립을 했다. 생각하고 의도한 배트플립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 투수가 기분 나쁘다고 하면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 이대호답게 쿨했습니다.

요즘 이대호는 계속 타구 질이 좋지 않다며 자책했습니다. 그 와중에 본인이 만족할 만한 질 좋은 타구가 나왔고, 순간의 기쁨이 배트 플립으로 표출된 것입니다.

이대호는 상대 투수가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고, 서비스 감독은 내일 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이 발생하더라도 화내지 말고, 출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날도 이대호의 홈런은 영양 만점! 정말 짜릿한 홈런이었습니다.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대호를 외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취재하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대호는 스스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는 생각. 어쩜 매 순간이 극적이고, 스토리가 있는지.

하지만 그 시나리오도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이대호는 최근 들어 타격감이 떨어진 이유로 타격 리듬이 흐트러진 리듬감을 꼽았습니다. “지난 텍사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을 때, 다리의 높이를 낮췄었다. 평소보다 낮게 했었는데, 그 후로 리듬이 살짝 흐트러진 것 같다. 원래 내가 하던 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이대호는 본인이 지금껏 해오던 타격 자세에서 변화를 주면서 리듬감이 깨졌음을 느꼈고, 원래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렸습니다. 그 결과 이날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을 기록. “첫 번째 타석에서 안타로 연결되긴 했지만, 그 타구는 정말 질 나쁜 타구였다.”며, 만족스럽지 않은 안타임을 알렸습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마자 비디오를 돌려봤고, 비디오를 보니 원인을 알겠더라. 방망이와 몸의 방향이 잘못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몸이 바깥쪽으로 도망을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타구가 강하게 나가지 않고, 땅볼로 나오는 것 같아 다리를 조금 더 높게 들고, 원래 내 타격 자세를 유지하려고 신경을 썼다.”

시즌 11호를 터트린 이대호는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 그리고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습니다. 카노와는 늘 하던 세레머니를 했고, 펠리스는 더그아웃에 들어온 이대호를 꼬~옥 안아줬습니다. 비록 내일 상대 투수에게 빈볼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지만, 생각했던 만큼 질 좋은 타구를 생산해냈고,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기에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이대호는 기자에게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질 좋은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렸습니다. 손바닥 곳곳엔 멍 자국이 이었습니다. 타격 리듬이 깨진 상황에서 스윙할 때, 몸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손에 힘들 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얻은 상처였던 것.

하지만 이대호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원인을 알았고, 정말 만족할 만한 질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 내일은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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