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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강정호, "하루라도 빨리 홈런 쳤으면.."

조회수 2015. 4. 25. 09: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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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 보는 강정호 인터뷰

타석에 올라 가슴 쪽을 공에 맞은 피츠버그 유격수 조디 머서는 시카고 컵스와의 홈 3경기에 결장을 했습니다. 이 자리는 강정호 선수가 대신하게 됐고, 강정호는 보란 듯이 그가 할 몫을 다 해줬습니다. 첫날 3타수 무안타의 1실책이라는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줬지만 두 번째 경기에선 4타수 2안타 3타점. 그리고 세 번째 선발 경기에선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부상이 크지 않았던 머서는 4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다시 올렸고, 강정호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게 됐습니다.

기자라는 신분을 떠나 한국인으로서 강정호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와중에 돌아온 머서가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이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속마음은 이랬습니다). 하지만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강정호는 달랐습니다. "전 정말 괜찮아요."라는 백 마디 말보다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그 누구보다 본인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적응해 가고 있다는 것을.

비록 머서가 돌아와 선발 자리를 내줘야 했지만, 강정호는 "지금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진행된 강정호와의 인터뷰. 해적이 된 강정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1) 메이저리거 강정호, "하루라도 빨리 홈런 쳤으면…"

지난 컵스전에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장은 강정호에게 자신감을 찾게 되는 중요한 경기가 됐습니다. 이제 강정호는 "하루빨리 홈런을 치고 싶다. 상대 투수가 누가 됐든 홈런 한 방 치고 나면 또 달라질 것 같다."며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온다고 했을 때와 막상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해 보니 '여전히' 좋은 건 하나입니다. 최고의 무대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게 참 기쁩니다. 그래서 이 순간을 많이 즐기려고 합니다. 반면 주변에 한국 사람이 많이 없어 외롭기도 하죠. 그런데 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흘러가고 있어 심한 외로움은 아닙니다."

메이저리거가 된 강정호는 열일 제쳐놓고 지금 가장 해야 할 일은 "강정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집에 들어갔을 때, 잠시 휴식의 시간이 생겼을 때 낯선 이곳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구장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어서 외롭다는 생각조차도 사치입니다.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 즐거운 일이지만, 그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강정호라는 선수를 각인시키는 것. 주전 확보를 위해 해야 할 일들. 아직 많은 걸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강정호는 여전히 노력 중이며, 하나씩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아직은 위협적이라고 느낄 만한 투수는 없었어요. 야구는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스포츠이긴 하지만, 위협적이어서 제가 치지 못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저 스스로가 적응 기간이 조금 필요한 거고… 누가 됐든 하루빨리 홈런을 한 방 날리고 싶어요. 그러고 나면 또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저를 위해서 하루빨리 홈런 한 방!"

'메이저리그라고 뭐가 다를쏘냐!'라며 자신 있게 외쳤던 강정호도 차이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확실히 체격이 달라요. 체격도 다르고, 힘이 좋죠. 파워가 확실히 세다는 걸 느껴요. 투수들도 스피드에서 확실히 차이가 나고, 직구 무브먼트도 (메이저리그 투수가) 더 심하고…"

'3루수 주전과 유격수 백업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이라는 가정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강정호의 생각은 단호했습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더욱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만 있다면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습니다. 주전으로 뛸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대타든 교체든 3루수든 유격수든 경기에 뛸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건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경기 중에 발생했던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견제사당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니 '발끈'하며 이야기합니다.

"아니~ 좋은 질문 없어요? (웃음) 왜 다 안 좋은 질문이야. 견제사, 수비 실책 (ㅋㅋㅋ). 별명도 이상한 별명만 물어보고…. 다 안 좋아. 안 좋아..(웃음)"

강정호는 견제사에 대해 "(투수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며 잘못을 시인했고, "다음부턴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하고 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강정호는 얼마 전, 타석에 오를 때 나오는 테마곡을 바꿨습니다. 조금 더 신나고 빠른 곡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엔 오빠라는 가사가 들어가는 한국 노래였는데, 며칠 전에 조금 더 신나는 노래로 바꿨어요. 흥 나고 힘 나는 노래로, 클럽 음악인데 'booyah'라는 노래입니다."

< 응원 와준 팬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손 인사를 하는 강정호. 강정호는 경기장까지 찾아와주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

이어 관중들의 응원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습니다. "분명 한국 프로야구 응원과 메이저리그 관중들의 응원이 다른 것 같은데, 사실 타석에 오르면 전혀 들리지 않아요. 투수에 집중하고, 타격에 집중하다 보니 응원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어떤 응원형태든 팬들의 응원은 힘이 납니다."

2) 강정호, "난 남자다."

위에서 강정호가 말한 '이상한 별명'이란 바로 이것입니다. '강게이', '목동 나훈아'. 강정호는 별명에 관해 묻자 (눈썹이 올라가기 시작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좋지 않아요. 그런 건 둘 다 싫어요. (웃음). 난 남자라 여자 좋아하고요…."라고 강하게 말합니다.

< 로드리게스와 서벨리가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 양쪽에서 뽀뽀를 하려 하자 강정호는 "안돼~~"라고 강하게 말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강정호는 남자다 >

동료들은 그를 'KANG'이라고 부릅니다. 강정호는 '멋있는', '남자다운' 그런 별명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강게이, 목동 나훈아는 진짜 강정호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남자다움을 강조한 강정호는 요즘 팬들이 자꾸 지적하는 경기 중 얼어있는 표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진지한 거에요. 긴장? 에이~ 아니고요. 진지한 겁니다. 이제 긴장 안 해요.(웃음) 매 순간 경기에 집중하려고 하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은데, 제가 원래 진지한 남자라서…한국에서도 그랬는데요. 뭘"

강정호는 "매 순간 집중하다 보니 인상이 써진 것 같다."며 "긴장보다는 집중이라는 표현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강정호는 "혹시 이런 질문 없느냐?"며 직접 질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원하는지, 결혼은 언제 하고 싶은지.. 이런 질문 있으면 바로 답할 수 있는데…."

< 예쁘고, 착하고, 내조 잘하는 여자면 무조건 OK! >

강정호는 "결혼은 지금이라도 당장 하고 싶다."고 말하며 이상형을 공개했습니다.

"결혼은 정말 빨리하고 싶어요. 근데 지금 여자친구가 없으니까.. 예쁘고, 착하고, 내조 잘하고… 이 세 가지만 충족시키면 좋을 것 같아요. 직업이나 나이 등은 크게 따지지 않는 것 같아요."

< 주차장이 멀어 퀵 보드를 타고 다니는 강정호. 이는 피츠버그 선수 대부분이 같은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구입해서 각자의 넘버를 새겼다고 한다 >

강정호는 현실에 직시하면서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해 다저스에선 4, 5선발도 반신반의했었을 뿐 아니라, 로테이션만 유지할 수 있어도 성공한 케이스라는 말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확고한 다저스 3선발입니다. 놀라스코가 휘청일 때, 류현진은 실력을 보여줬고, 확실한 다저스 3선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 시작인 강정호 선수에게도 기회는 더 주어질 것이고,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위 질문들은 SNS를 통해 받은 질문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강정호는 여전히 신선하지 못하다며 기사 말미에 꼭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독특한, 신선한 질문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궁금한 거 뭐든 물어보세요. 제발 신선한 거로다가…(하하하)"

강정호 선수에게 평소 궁금했던 게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취재 시 그 답을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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