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강정호가 밝힌 허들 감독의 귓속말

조회수 2015. 4. 23. 09: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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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점. 투수의 공이 익숙해졌다는 점. 어제 경기에서 강정호가 얻은 가장 큰 두 가지입니다. "편하게 하고 있다. 괜찮다."며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많지 않은 기회. 쉽지 않은 빅리그 투수들의 공. 그리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타석에 오르면 늘 긴장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 01. 강정호, '분노의 싹쓸이 2루타'

4타수 2안타 3타점. 비록 역전패를 당해 강정호가 날린 3타점은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팬들과 언론이 강정호를 주목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1루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앞타자 마르테를 고의사구로 보내는 '굴욕'을 당한 강정호는 보란 듯이 분노의 3타점을 작렬시켰습니다.

<분노의 싹쓸이를 보여준 강정호. 9회 초 다시 역전을 당하자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강정호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머서의 타박상으로 선발 기회를 갖게 된 강정호는 첫날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수비 실책까지 기록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둘째 날 첫 타석에 오른 강정호는 또 다시 3루수 땅볼 아웃.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타석에서 밸런스는 좋았다. 투수의 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 강정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날렸습니다. 강정호 선수의 말대로 서서히 감을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안타를 날린 기쁨도 잠시, 어이없게도 첫 견제구에 당했습니다. 강정호는 "솔직히 집중을 못 해서 당한 거다."며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2루로 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투수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그 상황에서 집중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다음 경기부턴 투수, 상황에 따라 집중하고 적절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손끝에서 잡지 못한 아웃 카운트. 명품 수비로 극찬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인데, 야속하게도 공은 글러브를 살짝 비켜나갑니다.

공이 강정호의 글러브를 비켜가는 상황은 3~4번이나 연출됐습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송구 시 간발의 차이로 놓쳐 아쉬움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이 한 방에 씻겨 내려갔습니다.

5-5 동점 상황. 그것도 2사 만루. 그 누가 타석에 오르더라도 긴장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강정호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긴 앞 타자의 고의사구. 하지만 강정호는 제이슨 모테의 96일 패스트볼을 그대로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3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습니다. 그 순간 취재하던 기자들도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만원 관중은 아니었지만, 그 환호와 열기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모두가 기립했고, 환호했습니다. 동점 상황에서 분위기까지 역전시켰습니다. 투수 제이슨 모테가 강정호에게 제대로 당한 것입니다.

2루에 안착하고, 3명의 주자가 홈을 밟은 것을 확인한 강정호는 그제야 옅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 02. 강정호, "싹쓸이하니까 감독이 Sweet 했다고"

경기가 끝나고 한국팬들 사이에서는 허들 감독의 귓속말이 화제가 됐습니다. 과연 어떤 말을 해줬을까. 강정호 선수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로 귓속말을 해줬다고 전했습니다.

"중계방송 도중 그 모습이 비쳤나 봐요. 안 그래도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도대체 어떤 얘기를 해줬는지.. 'Sweet!'. 문장도 아니었어요. (하하하) 그냥 스윗했다고 하던데요?"

<제가 스윗하긴 하죠>

감독이 말한 Sweet은 달콤했다기보다는 '멋있는 플레이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 03. 동료들이 더 기다렸던 강정호의 통쾌한 한 방

지난 밀워키전 8회 2사에서 타석에 올라 볼넷으로 진루했던 강정호에게 맥커친이 다가가 "안타 치고 싶었지? 다 보였어. 그렇지?"라며 물었습니다.

그만큼 강정호가 안타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동료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맥커친은 특유의 미소로 아쉬워하는 강정호의 마음을 달래줬습니다.

강정호가 3타점을 날린 후, 공수교대 시간에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선수들이 모두 강정호에게 다가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해줬습니다.

리즈는 "매우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한국 팬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 팀이 비록 지긴 했지만, 정호의 싹쓸이 안타는 정말 훌륭했다."며 칭찬했습니다.

동료 해리슨도 "멋졌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팀에 큰 활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제 모습(안타)을 보니 경기 적응도 금방 할 것 같다."며 강정호의 플레이를 칭찬했습니다.

강정호의 마음을 읽었던 맥커친의 말도 듣고 싶었지만, 클럽하우스가 미디어에 오픈되는 시간에 타격 훈련을 하고 있어 아쉽게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속이 뻥 뚫리는 강정호의 싹쓸이 2루타를 류현진 선수도 생중계로 지켜 봤다는 후문입니다. 평소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두 선수인데요. 강정호가 3타점 2루타를 날리자마자 류현진은 엄청난 기쁨을 표출했다고 합니다. 힘들 때 서로 격려를 해주고, 기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두 선수의 우정입니다.

강정호는 "(류)현진이는 짧아요. 나이스 배팅 딱 한마디로 문자 보냈던데요?"라며 "우리는 긴말 안 합니다."라며 절친임을 과시했습니다. 이어 강정호는 "한국에서도 많은 연락을 받았다. 넥센 선수들은 물론이고, 오재원 형이나 (김)현수도 연락을 해줬다.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강정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주어진 선발의 기회가 길지 않을 거라는 것도. 하지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강정호 싹쓸이 안타에 대한 칼럼은 1, 2편으로 나눠 작성했습니다.

2편은[조미예의 MLB현장] MLB.com 톰 싱어 기자, "강정호가 풀어야 할 숙제는.."

http://sports.media.daum.net/v/20150423071337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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