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이카르디의 주장 완장이 복잡하다

입력 2015. 12. 1. 11:45 수정 2015. 12. 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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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쥐세페 메아차가 함성으로 가득했다. 관중이 일제히 광고판 위에 우뚝 선 사내를 향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선수는 두 팔을 벌려 이를 만끽했다. 마우로 이카르디(23, 아르헨티나)다.

프로시노네 경기(11월 23일)에서 이카르디는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이카르디의 세리에A 100경기 출전이었고, 개인 45호 골을 넣었다. 인테르나치오날레는 총 4골을 몰아쳐 크게 이겼다. 리그 선두에 '잠시' 등극했다. 12월 1일 새벽 나폴리 원정에서 1-2로 패하는 바람에 2위로 물러나야 했다. 나가토모 유토가 전반 44분 만에 퇴장 당해 고전했다.

이카르디는 로베르토 만치니가 인테르를 일으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공격진을 이끌 뿐 아니라 주장을 맡았다. 인테르는 그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그가 떠나고 싶어 하면? 다행히(?) 이카르디의 상황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 기록 파괴자

이카르디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1-12시즌 삼프도리아 유소년 팀에서 23경기 19골을 넣었다. 이듬해 세리에A에 데뷔해 10골을 터트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등번호 9번을 달고 인테르로 향했다. 인테르 첫 시즌 9골을 넣었다. 부상에 시달린 것치곤 꽤 높다.

2014-15시즌은 인테르 사상 최악이었다. 동시에 이카르디의 가치가 상승한 시간이기도 했다. 네라주리(인테르 애칭)가 8위까지 떨어지며 흔들렸다. 그러나 이카르디는 리그에서 22골을 터트렸다. 1978년 파올로 로시 이후 가장 어린 카포카노니에레(Capocannoniere; 세리에A 득점왕)가 되었다.

어린 이카르디가 주장 완장을 찬 것도 놀라운데, 아무렇지도 않게 이적 제안을 공개하는 당돌함을 선보였다. 지난 7월 이카르디는 스페인 취재진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나를 원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남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 환상적인(?) 주장

이카르디가 완장을 달자 많은 이가 의아해했다. 그의 사생활 때문이다. 그는 완다 나라와 소리소문 없이 결혼했다. 그녀는 이카르디의 전 동료 막시 로페스의 전(前) 부인이었다. 이카르디와 로페스가 맞붙는 삼프도리아-인테르 경기를 이탈리아 언론은 '완다 더비'라고 칭했다. 경기 전 인사에서 로페스는 이카르디의 악수를 거절했다.

최근 또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이카르디가 아내를 고용하기 위해 오랜 에이전트 아비안 모레노를 해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녀가 모레노 대신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올 10월 클럽이 운영하는 <인테르 채널>에 나와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한다. 다른 이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가 동료와의 의리를 저버렸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팬들은 그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솔직히 나는 인테르에서 주장을 맡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재에 머무르든지 혹은 한 단계 나아가든지 선택해야 했다. 정말 예상치 못했다. 시즌이 개막했더니 내가 완장을 차고 있었다."

이카르디가 지난 시즌에 보인 놀라운 모습에 많은 클럽이 주목했다. 아스널, 첼시, 리버풀뿐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도 관심을 보였다. 주장 자리 덕분인 걸까. 그는 많은 유혹에도 잔류를 결정했다. 이카르디에겐 인테르 주장 자리가 훨씬 가치 있었다.

# 자기자신과의 경쟁

현재 그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인테르가 흔들렸고 이카르디가 개인 기량을 뽐냈다. 지금은 반대다. 팀이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카르디는 고전하고 있다. 인테르 부활의 중심은 탄탄한 수비진이다. 지난 여름 주앙 미란다, 제이손 무리요 그리고 알렉스 텔레스(임대)가 새롭게 합류했다. 인테르는 14라운드 현재 리그 최소 실점(9골)을 기록 중이다.

이카르디는 반대다. 리그 12경기에서 4골에 그친다. 팀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리 나쁜 기록은 아니다. 인테르의 팀 득점이 17골밖에 되지 않는다. 덕분에 이카르디가 팀 내 득점 1위다. 빈공 비난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에서 이카르디는 "나는 공격수다. 공이 나에게 올 때만 득점할 수 있다. 10경기 동안 득점으로 이을 수 있는 패스는 네 번뿐이었다. 그리고 세 골을 넣었다.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진짜 걱정은 따로 있다. 이카르디는 동료 스테반 요베티치와 호흡이 썩 좋지 않다. 만치니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었다. 고민 끝에 팀 전술이 4-3-1-2에서 4-3-3으로 바뀌었다. 아뎀 랴이치는 공격수 두 명을 위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내야 했다. 이카르디와 요베티치는 팀을 대표하는 중앙 공격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아스널에 간다고 해도

인테르는 이카르디의 주장 역할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우승 경쟁에 이카르디가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 없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렇다고 해서 고민이라는 뜻은 아니다. 주위를 한 번만 둘러보면 봐도 인테르는 이카르디를 데려가고 싶어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많은 팀이 이카르디를 주시한다. 특히 누구보다 아스널이 이카르디를 원한다. 겨울 이적시장(2016년 1월)에 3,150만 파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인테르는 어린 주장에게 신뢰를 심어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카르디가 잘 적응한다는 보장은 없다. 올리비에 지루와 경쟁은 큰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환경의 적응 여부가 결국 문제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라면 더더욱 어렵다. 아르센 벵거는 기본적으로 복잡한 패스를 중심으로 전술을 짠다. 만치니의 인테르와 크게 다르다. 프리미어리그는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경기 속도가 빠르기로 악명 높다.

첼시,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도 그를 원한다. 그에겐 선택지가 많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그를 주저하게 만든다. 계약이 2019년까지 남았다. 인테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테르는 6년 만에 '공개적으로' 우승 경쟁 중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지금은 인테르에 남아도 좋을 이유가 많다. 단, 만치니의 고민이 크다. 이카르디가 잔류하는 이유 중에 '주장 완장'은 없기 때문이다. 만치니에겐 믿을 만한 주장이 필요한데.

에디트=홍재민, 글=Alasdair Mackenzie, 번역=정재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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