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위대한 유산

입력 2015. 11. 21. 12:54 수정 2015. 11. 2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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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레알 마드리드는 화려하다. 세계적 스타, 전설적 스타디움 그리고 성취까지. 종합 선물 세트 같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예스테의 유산이다. 그의 이름은 레알 마드리드와 늘 함께 한다. 경기장으로도, 최고의 선수이자 감독으로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이른바 '대형 문고'다. 베르나베우가 사무용품을 사거나 가구를 만든 것도 아니다. 그런데 황족의 스타디움더러 문방구라니. 뜬금없을 것이다. 그는 구단을 획기적으로 운영했다. '문고'처럼 세련되고 깔끔하게 구성했다. 라파엘 살가도와 함께 통합 조직을 부서별로 나눴고 각기 다른 책임을 부여했다. 대형 문고에 팬시류, 파일 등이 품목별로 보기 좋게 분류되어 있듯이 말이다. 그 덕분에 내부 운영을 더 수월하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 '원조' 알프레도

1940년대 중반에 레알은 베르나베우 효과로 경영을 수월하게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에 띄게 성장했다. 경쟁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틱 빌바오보다 앞설 수 있었다.

유능한 선수들이 레알을 찾았다. 주인공은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다. 이름만으로도 짜릿한 공격수다. 그는 레알을 세계적 클럽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그가 나타나기 40년 전에도 비슷한 스타가 있었다. 바로 베르나베우다. 1895년 알바세테에서 태어나 다섯 살이 되던 해에 가족과 함께 마드리드로 이사했다. 1911년 마드리드 풋볼 클럽(Madrid Foot-Ball Club, 레알 마드리드의 전신)의 유소년 선수로 입단했다.

그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성인팀으로 월반했다. 그리고 1927년 현역 은퇴 전까지 레알을 위해 뛰었다. 베르나베우는 은퇴한 후도 레알에 머물렀다. 감독과 매니저 등 지도자 역할은 물론 탄탄한 구단 운영으로 레알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진정한 '원클럽맨'인 셈이다. 프리메라리가가 출범하자 레알은 '황족의 자태'를 세계에 드러냈다. 지구 상 최고의 힘을 뽐낼 기회를 잡았다.

# 세계적 스타디움의 탄생

1943년 베르나베우가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이상과 현실의 경계선을 잘 아는 지능적인 리더였다. 훌륭한 훈련을 통해 최적의 선수를 기용했다. 블랑코스(Los Blancos; 레알의 애칭)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스타디움 재건과 함께 핸드볼과 농구 등 새로운 종목도 탄생했다.

가장 영광적인 순간은 누에보 차마르틴 스타디움(1947) 건립이었다. 너무 오래되고 낡은 탓에 얼마 후 재건 공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1955년에 모습을 드러냈다. 레알의 '살아있는 전설' 베르나베우 이름을 붙였다. 바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다.

레알은 유러피언컵(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에서 5회 연속 우승을 이뤘다. 아르헨티나의 디 스테파노, 헝가리의 '질주하는 소령' 페렌츠 푸스카스, 프랑스의 레몽 코파(폴란드 이민자 출신)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팀이었다.

# 영광을 남기다

물론 레알이 주춤했던 적도 있다. 디 스테파노와 푸스카스의 은퇴와 더불어 벤피카가 이탈리아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당시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로 축구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1966년 레알은 다시 유럽 트로피를 들어 올려 절대 강자임을 입증했다. 베르나베우 생애 마지막 유럽 챔피언 타이틀이었다. 그는 레알에서 35년간 회장으로 일하며 많은 업적과 세계적 명성을 안겨줬다. 그의 재임 동안 레알은 71회 우승을 거뒀다.

베르나베우는 1978년 여름에 향년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월드컵 기간 도중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적으로 그를 추모하는 기간을 가졌다. 디 스테파노가 그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레알의 유력한 회장 후보로 올랐으나 2014년 월드컵 도중 별세했다.

많은 팀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영광의 순간을 기록했다. 1980년 노팅엄 포레스트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유러피언컵 2연승을 했다. 2년 후 월드컵을 위해 경기장을 멋있게 재건했고, 결승전에서 이탈리아가 서독을 물리쳤다. 이곳에서 조제 모리뉴의 인테르나치오날레가 트레블을 이루기도 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레알의 자존심이다. 2009년 레알은 스타디움에 이니셜 ESB(Estadio Santiago Bernabeu의 약자)과 개장일을 뜻하는 1947을 함께 새겼다. 이 화려한 문양은 2009-10시즌 선수들 오른쪽 가슴에 그려지기도 했다.

2014년 1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스타디움을 재건할 계획을 발표했다. 초현대적인 돔구장으로 바꾸고 LED 를 설치할 전망이다. 알리안츠 아레나(바이에른 뮌헨 홈구장)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차이점이라면, 개폐식 지붕 정도다.

페레스 회장은 "세계 최고의 경기장을 원한다. 최첨단 시설을 구축하고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웅장함으로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경기장을 만들 수 있다"라는 야망을 드러냈다.

물론 논란도 있었다. 페레스는 베르나베우와 비슷한 듯 달랐다. 고집이 셌고 고위층 지인이 많았다. 베르나베우도 현대화를 추구했다. 그는 목표를 높게 잡는 게 옳다고 했다. 그가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 선수명을 가진 경기장들

-쥐세페 메아차 (AC 밀란, 인터밀란, 이탈리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외관을 가진 축구장 중 하나다. 또 다른 이름은 산 시로 스타디움이다. 이곳은 우주선과 주차장이 합쳐진 듯한 느낌을 준다. "축구의 척도(Scala del Calcio)"라 불리기도 한다. 이탈리아 최고의 라이벌 인테르나치오날레와 AC 밀란이 공동 사용한다.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로 선정됐다. 이를 위해 80,000석으로 좌석을 늘릴 예정이다.

'축구 황제' 쥐세페 메아차(1910~1979)는 다재다능한 공격수였다. 그는 묘기에 가까운 골을 다수 기록했다. 드리블의 귀재이자 득점포도 엄청났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서 54경기 33골을 넣었다. 그는 축구계의 다빈치라 불린다.

-아르만도 피치 (AS 리보르노, 이탈리아)

1935년 에다 치아노 무솔리니 스타디움으로 개장했다. 19,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90년 아르만도 피치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리보르노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크라프트베르크와 밥 딜런이 이곳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아르만도 피치(1935~1971)는 인테르나치오날레의 핵심이자 최고의 스위퍼였다. 리보르노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다. 이후 네라주리(Nerazzurri; 인테르 애칭)의 감독 엘레니오 에레라가 피치를 리베로로 바꾸는 동시에 주장에 임명했다. 피치는 인테르에서 유러피언컵 우승 타이틀을 두 번 차지했다. 현역 은퇴 이후 그는 리보르노, 유벤투스를 지휘했다. 그리고 35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네레오 로코 (트리에스티나, 이탈리아)

1992년 이탈리아 북동쪽에서 네레오 로코 스타디움이 개장했다. 칼리아리, 우디네세, 트리에스티나 등 많은 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트리에스티나가 가장 '선배'다. 이탈리아 대표팀도 이곳에서 국제 대회를 4차례 치렀다. 2012년 6월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콘서트가 있었다.

네레오 로코(1912~1979)는 유명한 10번이었다. 세리에A 787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현역 은퇴 후에는 AC밀란을 지도했다. 그는 엄하면서도 누구보다 선수들을 잘 이해했고 신중했다. 로코의 AC밀란은 유러피언컵 우승 2회, 리그 우승 2회, 위너스컵과 인터콘티넨탈 컵에서 각 2회 우승을 하며 대성했다. 66세 그가 첫 선수 생활을 시작한 고향 트리에스테에서 눈을 감았다.

에디트=홍재민, 글=Sheridan Bird, 번역=정재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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