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아스널이 칠레처럼 산체스를 쓴다면?

2015. 7. 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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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그 데뷔였다. 시즌 52경기 25골이다. 불만을 가질 수 없는 기록이다. 하지만 칠레의 2015 코파아메리카 우승은 아르센 벵거에게 좋은 힌트를 줬을 것 같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의 폴 윌크스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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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알렉시스 산체스는 환경 적응에 약간 애를 먹었다. 다행히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산체스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덕분이었다.

'신데렐라 데뷔'까지는 아니었다. 아스널 데뷔골도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 4경기째에 나왔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산체스의 '슬로우 스타트'를 조급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에버턴 원정(2014.08.23)에서 2-2로 비긴 뒤 벵거 감독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산체스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공식전 26경기에서 그는 18골을 넣었다.

빡빡한 크리스마스 일정이 끝나자 산체스는 고장이 나버렸다. 컨디션 저하와 부상이 겹치면서 12경기 1골이라는 부진에 빠졌다. 4월 4일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산체스는 1골 1도움 활약을 펼쳐 4-1 대승을 이끌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 자기 자리 찾기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산체스는 주로 4-2-3-1 전형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되었다. 레프트윙어에 정착하기까진 여러 포지션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지난해 10월 UEFA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전에서 레프트윙어로 선발 출전해 득점과 도움을 올리며 자기 자리를 찾게 되었다.

산체스의 경기력을 좀 더 까다롭게 평가하자면 그의 빅매치 활약 부족을 지적할 수 있다. 맨체스터시티와 도르트문트, 리버풀을 상대로 산체스는 2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EPL 6위권 팀과의 경기에서도 득점 수는 2골에 그쳤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원정(5월 17일)에서도 산체스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스널의 팀플레이도 좀처럼 산체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듯했다. 첼시와의 홈경기(4월 26일)에서는 공격을 주도하면서도 조세 무링요의 수비 조직을 끝내 허물지 못했다.

물론 득점 수만으로 산체스의 기량을 평가할 순 없다. 전술적 움직임이 영리해 동료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장점이 있다. 우디네세 시절 산체스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를 괴롭혔고 페널티박스 안에 생기는 공간을 잘 찾아냈다. 이런 움직임으로 산체스는 우디네세에서 단일 시즌 두 자릿수 리그 득점을 기록했다.

FC바르셀로나 이적 후 산체스는 펩 과르디올라의 방법론에 적응하느라 시간을 소요했다. 산체스는 기어이 자기 자리를 만들어냈고, 두 번째 시즌 들어 총 21골을 넣어 리오넬 메시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를 차지하는 활약을 펼쳤다.

# 칠레의 산체스 활용법

조국 칠레에서 개최된 2015 코파아메리카에서 산체스는 자신의 최대 장점을 살려 국가대표팀의 다양한 전술 구사를 이끌었다.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의 투톱 조합에 벵거 감독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회 첫 경기였던 에쿠아도르전에서 산체스는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선제골은 아르투로 비달의 페널티킥이었다. 하프타임 바르가스가 교체 투입되었다. 후반 39분 바르가스가 쐐기 골을 뽑아냈는데, 완벽한 스루패스를 넣어준 선수가 바로 산체스였다.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였던 멕시코전에서는 산체스가 3-4-2-1 전형에서 왼쪽 윙백으로 기용되었다. 이 포지션에서도 산체스는 공격진을 주도했다. 이 경기를 통해 산체스가 만들어내는 기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살릴 적임자가 바르가스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경기 중 2-1로 뒤지자 칠레의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은 바르가스와 산체스를 스위칭시켰고, 그 결과 전반 종료 전에 바르가스가 동점 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후반 들어 두 선수는 상호 간격을 좁혔다. 산체스-바르가스 조합의 공격력이 자리를 잡는 순간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칠레는 볼리비아에 5-0 대승을 거뒀다. 대회 들어 삼파올리 감독은 처음으로 산체스와 바르가스를 투톱으로 묶고, 중원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했다. 산체스는 전반전만 소화하고 체력 안배를 위해 교체되었지만, 전반 37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바르가스는 팀의 선제골을 도왔다.

# 아스널이 얻을 교훈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아스널은 전력 강화에 분주하다. 다음 시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공격력을 향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체스는 시오 월컷, 대니 웰벡,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과 짝을 이룰 수 있다. 네 명 모두 발이 빠르고 스트라이커와 윙어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스피드가 좋은 투톱 조합은 상대 중앙수비수들을 효과적으로 유인할 수 있다. 중앙수비수와 풀백 사이 공간을 노리거나 볼을 소유하면서 뒷공간으로 돌아들어 가는 동료 미드필더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할 수 있다. 올리비에 지루드의 결정력에 대한 폄하는 아니지만, 이런 움직임에서는 그가 어울리지 않는다.

빠른 투톱은 볼이 없는 상황에서 압박하기에도 적합하다. 볼을 빼앗은 뒤 빠르게 역습을 전개할 수 있는 장점도 지녔다. 측면으로 빠져서 풀백의 오버래핑 같은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교란할 수도 있다. 리버풀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와 대니얼 스터리지가 보여준 협력 플레이가 좋은 예다.

최근 벵거 감독은 4-3-3과 4-2-3-1 시스템을 혼용한다. 다이아몬드 미드필드를 통해 볼 점유를 높이는 동시에 플레이메이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술이다. 칠레 대표팀에서 아르투로 비달이 보여준 역할을 아스널에서는 메수트 외질이 수행할 수 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비달에 비해 외질은 좌우로 이동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움직임으로 동일 전술 구사가 가능하다.

중원 자원은 풍부하다. 산티 카소를라를 비롯해 잭 윌셔, 애런 램지가 대기하고 있다. 풀백 포지션에도 아스널은 다양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전형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 물론 아스널은 장기 시즌을 소화하는 탓에 칠레처럼 다양한 시스템을 혼용하긴 어렵다. 그러나 산체스의 공격 본능을 삼파올리 감독처럼 극대화할 수 있다면 우승 경쟁을 위해 필요한 공격력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글=Paul Wilkes, 사진=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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