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브라질] 유럽처럼 하고픈 브라질, 그러나..

2014. 7. 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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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브라질은 왜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좌절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역사는 최강이지만 오늘의 그들에겐 버거운 상대들이 너무 많다. 이제부터 브라질 축구는 어떻게 되는 걸까? 브라질 축구의 가치 '조고 보니토(아름다운 경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걸까? < 포포투 > 의 마우리시우 사바레세가 상파울루에서 브라질 축구를 조망한다.

###자국 개최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누구의 잘못일까?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 브라질축구협회, 에이전트, 대회를 반대했던 시위자들, 대통령 등등 손가락질해도 좋을 대상이 대단히 많다. 그들 모두 이번 실패를 슬퍼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다.

셀레상의 팬들은 이미 2018러시아월드컵 전까지 개선되어야 할 수많은 일들을 요구하고 있다. 팬들의 주장 중에는 1994년과 2002년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과 겹치는 부분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월드컵의 자국 개최는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의미한다. 브라질의 모든 이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의 뒷면으로는 프레드가 자일지뉴처럼 활약할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오스카의 플레이에 리벨리노의 혼이 깃들어있다고도 믿지 않았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7-1로 대패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브라질 축구의 문제는 이미 드러나있었다. 단지 이번 월드컵의 실패가 경종이 되었을 뿐이다. 지금 그들에겐 유소년 육성제도부터 국내 프로리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말 슬픈 사실이 존재한다. 그렇게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결과지상주의 감독을 선택하다

월드컵 종료 후 브라질은 첫 번째 변화이자 거의 유일할 지도 모를 변화를 실행에 옮겼다. 2002년 월드컵 우승 감독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의 경질이었다. 그는 언론으로부터 받았던 신뢰를 몽땅 잃었다. 대중은 물론 일부 선수들마저 그를 등졌다. 스콜라리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표시한 선수도 있을 정도였다.

지금까지 브라질축구협회는 같은 감독으로 월드컵을 두 번 연속 치른 적이 거의 없다. 유일한 사례가 1970년과 1974년 월드컵을 책임졌던 마리오 자갈로였다. 이번에도 브라질축구협회는 스콜라리 그리고 그를 보좌했던 1994년 월드컵 우승 감독 카를로스 알베르토 페헤이라를 모두 쫓아냈다. 두 월드컵 명장과의 결별은 곧 브라질축구협회의 변화 의지와 같았다.

그리곤 그 자리에 둥가를 다시 앉혔다. 스콜라리의 후임자를 묻는 설문 결과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던 인물이다. 당장 둥가의 선임 결정은 언론과 팬들로부터 비난 받았다. ESPN의 에두아르두 티로니는 둥가의 복귀에 관해서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내놓았다.

"브라질은 자신들의 축구가 다시 유명해지길 바란다. 하지만 기쁨보다는 안정감에 초점을 맞춘 스타일로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우선되었다. 팬들은 '조고 보니토(jogo bonito; 아름다운 경기)'를 원했지만 브라질축구협회는 결과만을 추구하는 감독으로 응답했다. 7-1 대패를 마케팅적으로만 해석했기 때문이다."

둥가 1기에서 브라질은 A매치 60경기 중 42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당시 둥가의 의지나 정신력을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스타일'이 유일한 화두였다. 2-1로 앞서가는 네덜란드를 따라잡을 만한 테크닉이 둥가의 팀에는 없었다. 따분한 스타일로도 트로피를 쟁취하지 못하는 것만큼 실망스러운 일도 없다.

# 암울한 국내 리그

브라질 국내에서는 왕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컸다. 2012년 마노 메네세스가 경질되었을 당시, 펩 과르디올라가 브라질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지를 브라질축구협회 쪽으로 전달했었다. 당시 설문 조사에서도 다수의 브라질 팬들은 과르디올라를 지지했다. 그러나 브라질축구협회는 외국인 지도자를 고용하지 않는 전통을 고수했다.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 속에서 둥가가 재선임되었으니 그만큼 협회 쪽으로 큰 부담과 책임이 가해진다. 지금 브라질 축구의 최대 문제는 유소년 육성 실패다. 즉 대표팀이나 협회의 능력 밖의 일이다. 페헤이라와 스콜라리가 월드컵을 들어올린 이래로 브라질에서는 네이마르보다 루이스 구스타부와 헐크 수준의 선수들이 훨씬 많이 배출되었다. 평범한 브라질 스타들만 많아진 것이다.

자국 프로리그의 상황도 암울하다. 많은 클럽들이 세금과 채무 등 갚아야 할 돈이 너무 많다. 일반기업이었다면 오래 전에 부도가 났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유럽으로 선수를 팔아야 한다. 아쉽게도 매년 네이마르를 생산할 순 없다. 그 대신에 단테 수준의 선수들이 매년 10명씩 배출해낸다. 그들마저 모두 외국으로 빠져나간다. 브라질 리그의 수준은 계속 떨어져만 간다. 단순하다. 브라질의 프로 구단들은 유럽형 클럽 모델을 취할 수가 없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브라질 스쿼드 23명 중 19명이 해외파였다. 국내파는 프레드와 조 그리고 두 명의 후보 골키퍼뿐이었다. 국내 방송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 tv로보 > 의 필요에 의해 브라질 내에서는 일년 내내 매주 어디선가 프로 경기가 개최된다. 경기 수가 늘어나니 구단들은 기술보다 피지컬을 앞세우는 선수들을 선호하게 되었다. 세트피스와 크로스 공격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브라질 국내에는 '티키 타카'를 할 줄 아는 선수가 없다. '조고 보니토'는 당연히 꿈 같은 소리다. 듣기만 해도 브라질 프로축구가 따분하지 않은가? 브라질 팬들도 그 문제를 잘 안다. 그래서 브라질 리그의 평균관중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 낭비되는 재능들

스타플레이어들의 부족한 프로페셔널리즘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찍 재능을 소진해버리는 젊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지 사흘 뒤 살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는 상파울루FC와 바히아가 맞붙었다. 상파울루FC의 스타플레이어 파투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알란 카르덱이라는 무명 공격수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긴 탓이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프레드에게 밀렸다.

같은 시간, 4000km 떨어진 곳에서는 34세의 호나우지뉴(아틀레티쿠 미네이루)가 시즌 처음으로 후반 교체 아웃을 당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그는 < 포포투 > 와의 인터뷰에서 "23인 안에 들 거라곤 꿈도 꾸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말대로 셀레상의 '넘버 일레븐'은 오스카에게 돌아갔다.

아드리아누(32)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자기 소유의 맨션을 처분하고 모친의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아틀레티쿠 파라나엔세 소속인 아드리아누는 현역 생활을 더 이어가길 간절히 바라지만 그의 소속팀이 일찌감치 기대를 버렸다. 지금도 그는 파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대신해서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뛴 선수가 헐크였다.

한때 기대주였던 레안드로 다미앙(산투스)은 부상에 신음 중이다. 인테르나시오날에서 무려 12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지금의 팀으로 옮겼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가격에 의문을 품었다. 지금 그는 한창 잘나갔던 시절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의 자리를 그는 조에게 빼앗겼다.

32세의 카카는 브라질 리그의 상파울루FC로 잠시 복귀한 뒤 미국의 올랜도 시티로 떠나갔다. 이제 그에겐 유럽 무대가 버거워졌다. 카카가 떠난 대표팀의 자리는 파울리뉴가 차지했다. 산투스에서 네이마르와 호흡을 맞췄던 파울루 엔리케 간수(24)는 무릎 부상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2010남아공월드컵이 끝나고 펠레는 브라질 국내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4년 후에는 브라질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네이마르, 간수, 파투, 다미앙 같은 재능을 갖춘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카,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처럼 경험 많은 베테랑들도 있다."

이 중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네이마르뿐이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곤 하지만, 현재 스쿼드 중 과연 몇 명이나 4년 후까지 현재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

과연 브라질이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을까? 7-1 대패는 브라질 축구가 수많은 문제에 맞닥뜨렸다는 현실을 명징하게 보여줬다. 물론 브라질 축구의 미래가 절망적이진 않다.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4년간 경험을 쌓아가면 지금보다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네이마르, 티아고 실바, 다비드 루이스, 마르셀루, 파울리뉴, 오스카, 에르나네스, 루카스 모우라, 필리페 쿠티뉴 등은 모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인재들이다. 물론 그들이 무탈하게 4년을 보낸다는 가정 하에서의 기대감이다.

브라질 축구의 미래는 밝지 않다. 그러나 미네이라조(Mineirazo; 독일전이 있었던 '미네이라의 비극'이라는 뜻)가 브라질 축구의 '종말'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글=마우리시우 사바레세(Mauricio Savarese),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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