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1S1B] 송은범 악플? 그것이 현실이다

조회수 2014. 12. 3. 09:15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이름을 세상에 내 놓고 사는, 이른바 공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전 댓글 안 보고 살아요."

세상이 어지러워서일까. 키보드 뒤에 숨어 독한 말을 퍼트리는 악플러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댓글 하나 하나 신경 쓰다간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는 말에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악플과 여론은 다르다.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진짜 이야기 조차 '몇몇 정신나간 악플러의 소행'으로 치부해선 안된다. 강한 멘탈이 길러질런지는 몰라도 세상과 그만큼 두터운 벽이 생기게 되는 탓이다.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라면 여론과 악플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FA 투수 송은범은 2일 한화와 4년간 총액 34억원에 계약했다. 여전히 150km를 넘기는 강한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 제구력과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수준급이다. 100억원 이야기가 우습게 오갔던 이번 FA 시장의 몸값을 생각하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아야 정상이다.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그에게 이미 책정돼 있던 시장 가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원 소속팀 KIA는 그에게 총액 45억원 규모의 계약을 제안했었다. 보장 금액 역시 30억원 보다 훨씬 높았다.

한화와 협상에선 더 손해(?)를 봤다. 한화 구단은 첫 제시액 보다 훨씬 깎인 금액을 최종 제시액으로 내놓았다. 반대의 경우는 많아도 점차 금액이 낮아지는 건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렵다. 돌고 돌아 원 소속 구단과 계약할 때나 있을 법한 일이었다.

송은범은 이런 모든 상황을 감수하고 한화와 계약했다. 한화라는 팀, 그리고 김성근 감독과 함께 재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반응은 싸늘했다. 반기는 글 보다 '34억원도 비싸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KIA 제시액 보다 크게 깎인 금액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화 송은범'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보다 많다.

그것이 현실이다. 몇몇 악플러들이 달라붙어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투수 송은범'에 대해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년간의 부진 탓이다. 송은범은 보이는 기록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선수이긴 하지만 2013년과 2014년, 2년간 고작 5승(15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평균 자책점은 내리 7점대를 찍었다.

뭔가 다른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송은범이 저 정도 수준의 투수일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송은범은 생각처럼 많은 것을 보여준 투수가 아니라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sk를 맡았던 3년을 빼면 100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10승을 넘긴 것도 한 차레 뿐이다. 물론 선발과 불펜을 오간 탓에 10승 이상의 도움을 팀에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수치가 가리키는 곳은 이미지 보다 좀 더 아래다.

한화 팬들이 송은범에 대해 기대와 함께 걱정을 하는 이유다.

야구 안,팎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그가 입을 열지 않아도 적잖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직접 하지도 않았지만)는 이 시점에서 그의 야구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그저 야구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

송은범 또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계약 후 한화 구단에 감사를 전하며 "실력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송은범이 과연 싸늘한 시선을 미안한 감사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진짜 송은범'을 찾기 위해선 그의 말 처럼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것"만 남았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