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 누가 선수를 초라하게 만드는가?

윤상길 2015. 8. 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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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칼럼] 상품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설령 그런 시스템이라고 할지라도. 프로스포츠에서 팬들은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 조사를 하지 않는다 해도 누구라도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팀을 위해 땀을 흘리고, 승리를 만들어내는 전문가들. 그들의 플레이를 보러 팬들은 경기장을 찾고 중계방송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뛰어난 선수가 스타가 되고, 스타는 경기를 지배한다. 하지만 우리의 스타들, 스타가 되어야 하는 선수들이 초라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서있다면, 팬들은 어떤 것을 기대하고 경기를 보아야 한단 말인가?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간 전태풍 선수, 벌써 오랜 기간 국내 리그에서 맹활약중인데 필자 개인적으론 이선수가 아주 흥미롭다. 거침없는 플레이에서부터 재기발랄한 한국어 인터뷰까지, 그는 스타의 자질을 지닌 선수다.

중계방송을 하다보면 자주 수훈선수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모든 선수가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선수들이 자신 없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을 본다. 왜 이러는 걸까? 자신이 주인공이고 팬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불구하고 인터뷰는 밍밍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선수들이 경직되어 있다는 걸 느낀다. 한국스포츠의 문화일수도 있겠고, 경쟁에 매몰된 학원스포츠가 선수들의 개성이나 자유로움을 거세해버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 덕지덕지 스티커가 붙은 유니폼을 입은 팀을 보았다. 리그의 하이라이트인 포스트시즌에 그 팀 선수들은 자사 홍보를 위해 스티커가 붙어있는 급조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루고 있었다. 우리 프로농구의 맨얼굴을 들여다 본 기분이었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많은 노출이 있는 플레이오프 경기에 홍보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무래도 저런 유니폼은 초라하고, 그 초라함을 입은 선수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식으로 선수들을 초라하게 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은 반짝반짝 빛나야 하는 존재다. 서로 다른 개성과 플레이로 팬들에게 어필해야 하는 존재이며 리그를 대표하는 상징들이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하며 자웅을 겨루고, 본인의 존재감을 환하게 빛날 수 있게 모든 농구관련 스태프가 만들어줘야 한다. 그들이 빛나게 밝혀주어야 우리 모두 환한 빛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필자를 포함한 프로농구의 활성화를 고대하는 모든 농구 종사자들에게 당부한다. 스타를 만들어달라고, 스타로 대접해달라고, 그리고 스타가 존재하는 프로농구계를 이끌어달라고.....

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스포츠해설가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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