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현의 스포츠 ON AIR] '해적단'은 인기몰이중

조회수 2015. 7. 15.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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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의 끝내기 득점을 마지막으로 2015 메이저리그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이제 올스타전을 마치고, 우리 시간으로 금요일 오전부터 다시 가을을 향한 치열한 레이스가 계속된다.

다사다난했던 전반기였지만 무엇보다 LA다저스 류현진의 어깨 수술이 국내 팬들에게는 가장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게다가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도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며 다소 걱정스런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마저 없었다면 무척 심심한 2015시즌이 될 뻔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LA다저스의 인기는 여전하다. 상반기 메이저리그 중계 국내 평균 시청률은 0.739(AGB 닐슨, 생방송 기준/ 이하 동일)인데, 전반기 LA다저스의 평균 시청률이 0.816으로 전체 평균을 상회한다. 아무래도 우리 시간으로 오전 11시 경기가 많은 서부지구에 속해있는 덕도 있지만, 지난 2년간 류현진과 함께 응원했던 익숙한 선수들이 건재하다보니 아직도 많은 야구팬들이 다저스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이 있던 시절을 비교하면 제법 차이가 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2013년 전반기 LA다저스의 평균 시청률은 1.076이었고 최고 시청률은 무려 2.839였다(2013년 4월14일 vs 마이애미). 이번 시즌 다저스의 최고 시청률 1.302(6월19일 vs 텍사스)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 경기도 올 시즌 추신수가 부진하면서 평균 0.646에 그치고 있다.

'원조 국민구단' 다저스가 주춤한 사이 '새로운 국민구단'으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떠오르고 있다. 사실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했을 때만해도 비관적인 시선이 많았고, 실력에 대한 물음표가 스프링캠프 내내 따라다녔다. 하지만 강정호는 당당히 해적선의 주전자리를 꿰차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고, 그러면서 이 '해적단'이 서서히 국내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시즌 초, 제작진이 강정호에게 선물한 쿠션. 강정호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피츠버그의 상반기 평균 시청률은 0.762다. 다저스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낮지만, 몇 가지 변수가 있다. 먼저 피츠버그는 시간대가 비교적 좋지 않다. 유난히 새벽 2시 경기가 많다보니 시청률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피츠버그가 생소했고, 강정호의 결장이 잦았던 4월 시청률이 유난히 저조하다. 강정호가 꾸준히 출장한 5월 이후만 계산하면 피츠버그의 평균 시청률은 0.836으로 치솟는다.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같은 지구 라이벌 세인트루이스와의 4연전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야구의 백미였다. 강정호가 3루타를 치며, 5시간이 넘는 연장 접전 끝에 경기를 뒤집은 7월12일의 경기 시청률은 무려 1.620이었다. 2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기여한 7월11일 경기는 1.553, 강정호의 끝내기 득점이 나왔던 7월 13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는 1.324를 기록했다.

마침 MBC스포츠플러스도 세인트루이스와의 중요한 홈 4연전에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이모저모를 취재할 목적으로 '피츠버그 원정대'를 파견했는데, 제작진이 현장에 있을 때 이렇게 다이내믹하게 승리를 거두니 더할 나위가 없이 좋은 흐름이다.

<파이어리츠의 홈구장 PNC파크는 언제나 열광적인 팬들로 가득하다. *사진 : 이상인PD>

사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LA다저스나 텍사스 레인저스처럼 빅 마켓 구단은 아니다. 피츠버그 도시 자체가 크지 않은데, 그럼에도 거의 모든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을 보유한 스포츠의 도시이기도 하다. 구단의 분위기도 빅 마켓 구단에 비해 비교적 가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들이 이미 간단한 '안녕하세요' 정도의 한국말은 배워 한국 취재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다.

피츠버그의 독특한 팀 분위기도 시청률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사실 강정호가 가기 전부터 피츠버그는 지고 있어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은 끈끈한 팀 컬러가 매력적인 팀이었다. 올 시즌도 변함없이 저력을 보여주며 매 경기 명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KBO리그 출신의 강정호가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며 필요할 때 쳐주고, 때로는 노루처럼 달리기도 하고, 강남스타일 춤까지 추며 팀원들과 어울리니 국내 팬들에게는 더 팔이 안으로 굽을 수 밖에 없다.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 피츠버그를 상대한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는, 정말 재미있는 맞대결이 되겠지만 아쉽게도 다음 시즌에나 가능한 시나리오다. 류현진은 없지만 LA다저스는 후반기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총 6번 만난다. 우리 날짜로 8월 8,9,10일(피츠버그 홈) 그리고 9월19,20,21일(다저스 홈)이다. 아마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고 시청률 경기는 이 6번의 맞대결 중 한 경기가 될 것 같다.

글=박차현(MBC스포츠플러스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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