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떠나는 유리베, '고개 떨구며 눈물'
말을 잇지 못했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리고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 눈물이 글썽거렸습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구단의 뜻에 따르겠다고 덤덤하게 말한 후안 유리베는 "뭐가 제일 그리울 것 같으냐"는 말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습니다. 취재진과 카메라가 있던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울컥한 유리베는 끝내 말을 하지 못하더니,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눈물을 쏟아낸 것입니다.
유리베는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큰형님'. 한국 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선수이자 류현진과도 가장 친한 동료입니다. 그 친함의 깊이가 형제 못지 않다고 하여 '류씨 형제'로도 불렸습니다. 유리베는 한국팬들이 얼마나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고, 사랑을 주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유리베에게 인터뷰가 아닌 마지막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습니다. "내일 또 봅시다."라는 말을 건네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유리베는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합니다. 그런데 이미 그의 눈시울은 붉어졌고, 눈물이 뚝 떨어졌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유리베의 눈물을 보니 더는 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팬들이 당신을 참 많이 좋아해요."라는 마지막 말을 건넸고, 유리베는 "땡큐, 땡큐"만을 반복했습니다.
류현진은 "(유리베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며 유리베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따랐습니다. 류씨 형제는 경기 안팎으로 우정을 과시했습니다.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에게 숨 고를 시간을 벌어준 것도 유리베였고, 류현진이 아프거나 마운드에 올라 좋지 않은 투구를 선보였을 때도 댄스와 꿀밤으로 기분을 풀어 준 사람도 늘 유리베였습니다.
다저스는 유리베와 크리스 위드로를 애틀란타로 보내고, 애틀란타는 알베르토 카야스포, 에릭 스털츠, 이안 토마스, 하이메를 다저스로 보내는 데 합의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승인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르면 내일 유리베는 다저스타디움에 도착해 홈팀 클럽하우스가 아닌 원정팀 클럽하우스로 직행해 애틀란타 유니폼을 입게 될지도 모릅니다.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249을 기록한 유리베는 터너와 게레로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어디에서든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