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베이스볼토크] 전력 보강 kt,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다

조회수 2014. 11. 30. 16: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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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을 기다렸다'제 10구단 kt는 28일 오전 특별지명 9명 발표에 이어 오후엔 FA 3명을 영입, 한꺼번에 12명의 선수를 확보, 전력의 뼈대를 구축했다.

지난 24일 기존 9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명 명단을 넘겨받은 뒤 내부 회의와 고민 끝에 kt는 특별지명 9명의 대상자를 선택했다. 윤근영(한화).장시환(넥센).이성민(NC).정대현(두산),용덕한(롯데), 정현(삼성), 이대형(KIA)R 김상현(SK) 배병옥(LG) 등 투수 4명 ,포수 1명, 내야수 1명 ,외야수 3명으로 꾸려졌다.

명단 발표이후 야구팬들은 크게 술렁거렸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던 이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피력하면서도 수긍하는 분위기였지만 몇 몇 선수에 대해서는 이해 할 수 없다며 크게 분노하고 반발했다. 지난해 FA를 통해 영입한 이대형, 우선지명으로 데려온 이성민 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대로 보면 kt 입장에선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지명' 이라 여길 만 하다. 실제로 명단 발표 이후 조범현 감독은 전체적으로 만족감을 피력했고 특히 콕 짚어 이대형.김상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kt는 준척급 FA 3명 영입을 발표했다. 한 팀이 같은 날 동시에 3명의 FA를 데려간 건 처음이었다. 김사율. 박기혁. 박경수이었다. 김사율은 3+1년 계약에 총액 14억5000만원(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 옵션 3년간 연 5000만원). 박기혁은 3+1년 총액 11억4000만원(계약금 4억5000만원, 연봉 1억5000만원, 옵션 3년간 연 3000만원), 그리고 박경수는 4년 계약에 18억2000만원(계약금 7억원,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으로 kt 유니폼을 입는다. kt는 9개 구단에게 90억원(선수 1인당 10억)또 FA 선수 영입에 44억 천만 원 등 총 134억 천만 원을 투자. 기존 구단과 맞설 실탄을 장착했다.

전력 강화 OK!이제부터 시작이다!

kt는 이번 영입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연히 보호명단에 포함될 것이라 여긴 선수를 얻었고 대어급은 아니지만 알짜배기 즉시전력감을 비교적 적은 액수로 한꺼번에 데려왔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사실 NC에 비해 kt의 전력이 약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퓨처스리그 성적만 봐도 확연히 드러났다. 그러나 걱정과 우려는 단숨에 날려버렸다. 야구계에서도 NC 못지않은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다며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kt는 외국인 선수 영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구단 보다 한 명 더 많은 총 4명을 보유할 수 있는데 이미 선발요원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 우완 필 어윈(27)과 우완).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내야수 앤디 마르테(31)를 주전 3루수로 낙점했고 시즌 중간에 데려온 좌완 앤드류 시스코(31)와도 계약 조율 중인 상황. 한 명만 더 추가하면 된다.

"내년에 우리 몇 위나 할까요?"kt 관계자들은 만날 때 마다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이 질문을 던졌다. 더불어 승률이 어느 정도가 될지도 연이어 묻곤 했다. 딱히 전력이 완성된 것도 아님에도 그만큼 조급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한 시즌을 보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구색을 맞췄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해지고 견실해졌다. 특별지명으로 데려온 9명과 세 명의 FA 선수의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함을 배제한 철저히 실리위주로 챙겼음을 알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경쟁기존 선수들의 입지는 ?

kt 역시 NC와 마찬가지로 선발 보직에 외국인 투수 3명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남은 2자리 혹은 6선발로 돌릴 경우 3명의 토종 투수가 필요하다. 올해 팀 내 최다승을 올린 우완 박세웅(19),수술과 재활을 거친 좌완 심재민(20)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권, 엄상백 등 올해 입단한 고졸 신인들도 출중한 기량을 보이고 있어 파격적인 결과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지만 서두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세웅 포함 모든 투수들이 1군 경험이 없다는 점. 그래서 특별지명으로 NC에서 선발 경험이 있는 우완 이성민(24)을 영입, 기존 선수들과 경합할 수 있도록 장치한 것으로 풀이된다.선발 보다 빛나는 자리는 아니지만 팀 성적의 큰 영향을 끼치는 불펜 강화도 잊지 않았다. 김사율을 비롯해 윤근영. 장시환이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모두 우투수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물론 각 구단이 투수 자원을 꽁꽁 묶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kt는 이에 개의치 않고 정대현 좌완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우완 정통파로 채웠다.이는 괜찮은 사이드암과 좌완을 이미 장착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고영표(23세) 안상빈(19)거기에 신인 엄상백 등 1군 무대를 노리는 옆구리투수가 즐비하다. 또 조현우(20)를 비롯해 올해 입단한 이창재(22)정성곤(19)등 원포인트로 쓸 만한 좌완도 구비되어 있다.

좌완 정대현(23)의 지명은 다소 의외다. 이미 경찰야구단 입대가 정해진 선수. 가치를 높게 사 2년 뒤를 기약한 것이라고 보기엔 명분이 다소 약하다. 입대 연기 대신 주요 보직을 보장하고 즉시전력으로 활용 하는 쪽이 더 가까워 보인다.마무리로 계획했던 우완 홍성무(21)는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내년 중반 이후에야 뛸 수 있다.김사율이 마무리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빠르고 묵직한 볼을 던질 줄 아는 젊은피를 과감히 내세울 가능성도 높다. 이 자리의 주인공은 스프링캠프 기간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투수는 야수에 비해 선수 영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워낙 수도 많고 저마다의 역할 분담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한솥밥을 먹게 된 12명 가운데 투수가 5명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라 기존 kt 투수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문제는 올 시즌 주전으로 뛰며 내년 시즌을 기다려온 야수들이다. kt의 공수의 짜임새를 보면 외야 쪽은 크게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물론 퓨처스리그 무대이기에 가능했다고 치부할 수 도 있지만 비교적 탄탄했다. 붙박이 중견수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사연(26)을 비롯해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업한 김동명(26), 신용승(21) 김민혁(19)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1군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대형.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왕년에 정규시즌 MVP 와 홈런왕을 차지한 김상현이 가세, 막강한 포스를 지닌 이들과 주전 자리를 놓고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외야에 비해 내야는 보강이 절실했다. 지난해 각각 삼성과 넥센을 떠나 새 둥지를 튼 신명철. 조중근이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해주긴 했으나 동기부여가 미흡 한 탓에 활약이 미비했다. 그 속에서 신인 지명 혹은 신고 선수로 입단한 혈기 왕성한 내야수들이 줄줄이 시험대에 올랐다.이지찬(23),김선민(22)김영환(21)문상철(23)김병희(24)등이 이에 해당된다. 긴 시즌을 보내며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시름하고 재활군을 들락날락 거리는 등 경험미숙에서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을 지켜본 조범현 감독은 내야쪽에 보강을 깨달았고 과감히 FA 선수로 채웠다.유격수 박기혁(33) 2루수 박경수(30). 여느 구단에 부럽지 않은 키스톤콤비를 완성시킨 것이다. 또 2년 뒤를 바라보고 상무 입단이 정해진 정현을 삼성 특별지명 선수로 선택한 것만 보더라도 지극히 세밀하고 철두철미한 조범현 감독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취약했던 포수 자리에 베테랑 용덕한(33)을 확보했다. 각 구단이 앞을 다퉈 지키고자 했을 포수.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았을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3~4년은 더 선수생활이 가능하고 투수리드 또한 군더더기 없는 그를 데려올 수 있었던 점에서 성공적인 영입이라 하겠다.그동안 안방마님으로 안중열.김종민 안승환이 돌아가며 맡았고 시즌 후반 두산에서 방출되어 신고로 들어온 윤도경. 넥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이해창을 불러왔다. 하지만 기존 구단의 주전과는 격차가 컸다. 용덕한은 내년 시즌 젊은 투수들을 이끌 정신적인 지주로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이어 백업 자리를 놓고 기존 포수들이 경쟁을 펼쳐야 한다.

2013년 팀을 꾸려 남해 캠프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전훈 그리고 올해 첫 참가한 퓨처스리그까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의 모든 과정은 서막에 불과했다. 지금부터 진짜 '마법사'의 비상한 재능과 솜씨를 발휘하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모쪼록 굵직한 경력과 화려한 역대 성적 그리고 이름값으로 무장한 '굴러온 돌'을 향해 박힌 돌의 멋진 분투와 저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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