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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권향의 여우사이] 이성열, 이제부터 진짜 야구다

조회수 2015. 7. 4.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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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을 품고 찾은 기회의 땅

'만년 유망주'라는 수식어조차 어색한 선수가 있습니다. 타고난 체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확고한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 한화의 이성열(31)입니다.

2003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의 유니폼을 입은 이성열은 당시 포수였습니다. 하지만 조인성의 그늘이 너무도 거대했습니다. 야구선수의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수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방은 있었지만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두산으로, 또 넥센으로 둥지를 옮깁니다.

갑작스런 트레이드... 외톨이가 됐던 하루

넥센에서도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거포군단'으로 불리는 넥센은 투수 영입을 위해 이성열을 한화로 보냅니다. 이날 이성열은 기자에게 '답장은 다음에...'라고 짧은 문자를 보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기분이 좋을 순 없었죠. 하루 이틀 지나니 괜찮아졌어요. 당시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 계기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심정 변화, 또 다른 기회

4번째 유니폼. 이성열의 가슴에 독수리가 새겨졌습니다. 혹독한 훈련량의 한화, 무섭기로 소문난 김성근 감독을 만납니다. 이때부터 이성열의 모든 것이 변합니다. 외면과 다르게(?) 시골청년처럼 순수하고 여렸던 이성열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강한 각오를 다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성열은 거짓말처럼 하늘 높이 비상하고 있습니다.

"계속 넥센에 있었다면 2군에 방치돼있었을지도 몰라요. 또 다른 기회에 감사해요. 나를 (한화로) 데려와준 것에 감사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한화라서 행복합니다

이성열에게 힘을 실어준 이들이 있었습니다. 10번째 동료인 팬들이었습니다. 의리로 똘똘 뭉친 한화팬들은 상처가 많아 위축되어 있던 이성열을 따뜻하게 맞아줬습니다. 이성열은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트레이드 후 첫 경기에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립니다.

"(홈런을 쳤을 때)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어떤 기분이었는지 표현하지를 못하겠어요. 이날 경기를 마치고 부산으로 가는 원정 버스에 올랐을 때 실감이 났어요. 축하 메시지와 전화로 핸드폰에 불이 났었어요. 자신감이 붙는 동시에 '아.. 나 트레이드 됐구나'하는 걸 실감했어요."

이전 소속팀에게 복수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합니다. 이성열의 절실함이 담긴 야구.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기회를 준 넥센과 한화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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