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센터 김주성, 어떻게 그는 '3점슈터'가 됐을까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2016. 11. 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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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이 3점슈터로 변신했다. 장신인 그가 펑펑 터뜨리는 3점슛은 동부가 1라운드 6승3패를 거둔 밑거름이 됐다. /KBL 포토

원주 동부 김주성(37)은 2002년 한국프로농구(KBL)에 데뷔해 15시즌을 뛰고 있는 베테랑이다. 2m5의 큰 키에 스피드를 갖춰 국내 최고센터로 서장훈(은퇴)과 쌍벽을 이뤘고, 국제대회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줬다.

‘센터’ 김주성의 활동영역은 당연히 골밑이었다. 골밑에서 득점을 올리고, 공격 및 수비 리바운드를 잡고, 상대 슛을 쳐내는 역할로 명성을 떨쳤다. 데뷔 첫해인 2002~2003 시즌 챔프전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해 7차례 챔피언 결정전으로 팀을 이끌었고, 그 중 3번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2016~2017 시즌, 김주성의 주무대는 더이상 골밑이 아니다. 슈터들의 영역인 3점라인 근처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김주성은 1라운드 9경기에서 110득점, 평균 12.2점을 올려 득점랭킹 22위를 달리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좀 더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2점슛으로 26점을 올렸고, 3점슛으로 60점을 뽑았다. 나머지 24점은 자유투다. 3점슛 시도 역시 36개로 2점슛 27개 보다 훨씬 많다. 3점슛 성공률 55.6%는 이 부문 1위이고 누적 3점슛 4위(20개), 경기 평균 3점슛 5위(2.22개)다.

김주성은 지난 15일 원주 홈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도 3점슛 8개 중 4개를 꽂는 등 21점을 뽑았다. 장신 포워드 허일영이 그를 막느라 애를 먹었고, 파울을 범하는 바람에 3점짜리 자유투를 내주기도 했다.

김주성이 3점슈터로 변신한 이유는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는 쿼터를 늘렸기 때문이다.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의 골밑 경쟁력이 좋기에 김주성까지 페인트 존 안으로 들어가면 원활하게 공이 돌아가지 않는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 3점슛 66개를 던져 32개를 넣으며 변신을 시도했다. 이전까지 13시즌 동안 3점슛 33개에 불과했던데 비하면 큰 변화였다. 김주성은 이번 시즌엔 아예 작심하고 3점슛을 더 많이 던지고 있다. 1라운드 9경기에서 벌써 20개를 꽂았다.

비시즌 동안 외곽슛을 집중 보강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주성은 16일 “동료선수들과 매니저 등이 볼을 잡아주고 슛 연습을 도와주었다. 슛폼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해주었고, 요즘엔 경기 중에도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변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까. 김주성은 “쑥스럽다. 남들은 500개씩, 1000개씩 던진다고 하는데 난 그렇지 못하고 질적으로 연습효율을 높이는데 신경썼다”며 웃었다.

한가지 ‘부작용’(?)도 생겼다. 슛거리가 길어지면서 자유투를 쏠 때도 자유투 라인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쏘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김주성은 “3점슛 쏘듯이 편하게 던져요. 부작용이라고 해야할까요”라며 웃었다.

김주성이 외곽에서 펑펑 슛을 꽂으면서 팀은 활력을 찾았다. 일단 슛을 던지는 릴리스포인트가 높아 그를 막기 어렵다. 골밑 공격이 원활해지면서 허웅, 두경민, 박지현 등 다른 가드들의 외곽포 기회도 많아졌다. 1라운드 6승3패로 선두와 1게임차 단독 3위를 달린 밑거름이다.

김주성은 “주변에서 3점슈터 변신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뿌듯하다. 재미도 있고, 한편으론 부담이 되기도 한다”며 “어차피 3점슛 성공률은 나중에 떨어지겠지만 뭔가 발전하고 있다는 걸 후배들이나 팬들께 보여주고 있다는 게 기분 좋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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