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와 클리블랜드, 마침내 한을 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16. 6. 20. 1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의 우승 소식에 기뻐하는 클리블랜드 시민들. Gettyimages/이매진스
르브론 제임스(왼쪽)가 20일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NBA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승리, 우승을 차지한 뒤 케빈 러브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20일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아레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의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7차전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 끝에 93-89, 클리블랜드의 4점차 승리로 끝났다. 1승3패로 몰린 상황에서 내리 3경기를 따낸 클리블랜드는 1970년 팀 창단 이후 첫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NBA 역사상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3패로 몰린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

미국 중동부에 위치한 오하이오주. 그 북쪽에 있는 이리호 연안에 있는 클리블랜드는 인구 39만의 작은 도시다. 한때 미국 중공업을 대표하는 큰 공업도시로 이름을 떨쳤으나 1950년부터 불어닥친 중공업 쇠퇴의 직격탄을 맞으며 쇠락했다.

시민들의 위안을 달래줄 수단 중 하나인 스포츠도 클리블랜드에서는 실패의 역사만 반복했다. 현재 클리블랜드에는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뺀 나머지 3종목이 모두 연고를 두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미국프로풋볼(NFL)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NBA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다.

하지만 이들이 정상에 오른 지도 한참이 지났다.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48년, 브라운스의 우승은 196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캐벌리어스의 우승은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하는 스포츠팀으로는 브라운스 이후 무려 52년 만에 나온 것이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큰 소리로 “클리블랜드 시민 여러분, 이 트로피는 당신들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TV로 지켜보던 클리블랜드 시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한 마디였다.

■제임스, 진정한 영웅이 되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클리블랜드에 지명된 이래 제임스는 늘 클리블랜드 시민들의 슈퍼 히어로였다. 시민들은 클리블랜드 인근의 애크런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임스가 언젠가 클리블랜드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제임스가 2010년 마이애미로 이적한다고 공개 선언했을 때, 그들이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하지만 제임스가 2014년 6월 클리블랜드에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클리블랜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애크런 대학에서 열린 제임스의 복귀 환영행사에 무려 2만명이 넘는 클리블랜드 시민들이 몰려 ‘영웅의 귀환’을 반겼다.

마이애미 히트에서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본 제임스였지만, 고향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다 주지 못한 것은 늘 짐으로 남아 있었다. 제임스가 복귀하고 맞은 2014~2015 시즌 클리블랜드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제임스도 역대 최고의 챔피언결정전 활약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종횡무진으로 활약했지만 골든스테이트에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만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하며 클리블랜드로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가겠다는 약속을 13년만에 지켰다. 챔피언결정전 팀내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에서 모두 1위에 오를 정도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제임스는 경기 후 만장일치로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제임스는 경기 후 “내가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것은 우승 트로피를 우리의 도시에 안겨주겠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가 클리블랜드의 진정한 영웅으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