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현대캐피탈 케빈은 아직 적응중

권혁진 입력 2014. 12. 18. 15:07 수정 2014. 12. 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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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현대캐피탈이 '케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승7패에 그치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났던 현대캐피탈은 케빈(25) 영입 후 5승1패의 상승세를 타면서 상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17일에는 올 시즌 한 차례도 꺾지 못했던 대한항공까지 잡아내며 5할 승률(8승8패)로 복귀했다.

아가메즈의 대체선수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케빈은 6경기에서 141점을 올렸다. 경기당 20점이 조금 넘는 수준. 경기당 30점이 넘는 득점을 책임지는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하면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케빈은 타점이 높은 편이지만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센터 출신으로 전위 공격에는 문제가 없지만 후위에 배치될 경우 공격성공률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케빈은 대한항공전에서 23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39.58%에 그쳤다. 똑같이 23점을 책임진 문성민의 57.14%보다 20% 가까이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캐피탈은 승부처에서 케빈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성공률이 높은 문성민이라는 걸출한 공격수의 존재를 뒤로 한 채 케빈을 쳐다보는 것은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펼쳐질 시즌 막판을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이라는 것이 김호철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문성민에게 공을 준다면 훨씬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용병이 합류해 팀에 어우러지려면 지금은 잘 안 되도 공을 줘야 한다. 계속 공격을 시도하게 하면서 본인 스스로 깨닫고 '한국 배구가 이렇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앞으로 케빈을 충분히 써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케빈이 보여준 공격 성향에 비춰볼 때 적응을 마치더라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김 감독 역시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김 감독은 케빈이 자리를 잡고 국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팀이 원하는 수준에 올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는 아가메즈에게 의존했던 지난해 전략과는 분명히 다른 노선이다. 리시브 가능 여부를 제외하면 점유율이 낮은 외국인 선수 숀 루니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V-리그 초기와 비슷하다. 포지션별로 빈틈없는 국내 선수 라인업을 갖춘 현대캐피탈이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우리가 우승할 때 루니의 점유율은 30%가 조금 안 됐다. 그때는 박철우와 후인정이 있는 라이트 공격수가 워낙 좋았다. 센터진에 이선규와 윤봉우도 한창 때였다"면서 "케빈이 산체스처럼 혼자 공격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우리 팀은 누구 한 명 혼자 잘 해서 상대를 이기기는 어렵다. 모두를 다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우승후보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이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7년 전이다. 다시 한 번 정상 탈환을 목표로 내건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교체는 지금까지는 분명히 성공적이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모든 시나리오는 케빈이 연착륙에 성공해야만 이뤄질 수 있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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