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심스 잠재운 '천재적인' 이경은

김우석 2014. 11. 2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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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부천/김우석 기자] '천재 가드' 이경은. 구리 KDB생명 포인트 가드를 맡고 있는 이경은이 신인 드래프트 당시 불렸던 별명이다.

선일여고 출신인 이경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라는 높은 픽으로 춘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탄탄한 드리블과 노련한 경기 운영, 그리고 탁월한 득점 감각이 장점인 이경은은 173cm이라는 크지 않은 신장에도 앞 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천재 가드라는 칭호를 받은 이경은은 2006년 겨울 시즌부터 20분에 가까운 출장 시간을 부여 받으며 프로에 적응을 시작했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성장통과 함께 주춤하는 시간을 가졌고, 2009-2010시즌 평균 10.9점 3.8리바운드 5.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완전한 적응을 알렸고, 그 당시 활약으로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여러 아픔이 있었지만, 이경은은 스스로 '천재 가드'라는 칭호를 입증해냈다. 이후 조금씩 부침은 있었지만, 존재감을 이어간 이경은은 득점 부분에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더욱 자신감이 붙은 느낌이다. 7게임을 치른 현재 평균 12.7점 3.1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신정자와 한채진, 그리고 이연화라는 득점원이 부진한 면을 스스로 해결하며 팀 득점을 이끌고 있다. 팀내 득점은 당연히 1위이다.

여자선수에게 흔히 볼 수 없는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한 페네트레이션과 돌파, 그리고 확률 높은 원핸드 점퍼가 가장 큰 무기이다. 간간히 던지는 3점슛 적중률도 나쁘지 않다. 팀이 리그 첫 승을 거둔 이날(23일) 경기에서도 이경은은 18점을 만들면서 팀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

1쿼터 2점으로 득점 감각을 조율한 이경은은 2쿼터 6점, 3쿼터 8점을 기록했다. 승부처였던 2,3쿼터에 14점을 집중시켰다. 또, 2점 야투율은 100%(7개 시도 7개 성공)였고, 자유투 역시 100%(4개 시도 4개 성공)였다. 공헌도는 40.8점.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공헌도였다.

이렇듯 공격에서 100점 짜리 활약을 펼친 이경은은 수비에서 더욱 의미있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바로 '미라클' 심스를 효과적으로 방어한 것. 리그 1차전에서 하나외환에게 패했을 당시 KDB생명은 심스에게 무려 28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내주었다. 멘탈이 붕괴될 만한 숫자였다.

게임 전 안세환 감독은 "심스에 대한 대비책을 들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작전은 로니카 하지스에게 매치를 맡긴 것이었다. 안 감독은 "하지스가 같은 팀 소속이기 때문에 심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초반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스가 연이어 심스에게 실점을 내준 것. 꼭 하지스 실수하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초반 안 감독의 작전은 실패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경은이 있었다. 이경은은 게임을 관통하며 심스 수비에 대한 인상깊은 장면은 남겼다. 2쿼터 중반 심스의 돌파 과정에서 전혀 피하지 않는 움직임으로 심스의 공격을 방해했다. 심스는 이경은 움직임에 주춤하며 주특기인 파워 레이업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심스와 맞짱을 떠서 따낸 결과였다.

또, 이경은 4쿼터 초반, 자신을 따돌리고 미들레인지 점퍼를 던지는 심스를 따라가 살짝 블로킹을 해내는 장면도 연출했다. 마치 한 수 앞을 보고 만들어낸 센스 넘치는 순간이었다. 전반전부터 그렇게 이경은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심스는 특유의 성격으로 인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겨우 8점 3리바운드에 그치며 패배의 원흉이 되었다. '미라클' 심스를 '지니어스' 이경은이 넘어서는 장면들이었다.

게임 후 이경은은 "6개 팀 중 가장 늦게 첫승을 거두었다. 1승이 이렇게 소중하구나'라는 걸 느꼈다. 게임 내용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 분위기도 올라가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심스 수비에 대해 "지난 게임에서는 맨투맨을 했었다. 이번에는 감독님이 매치업 존으로 막자고 했다. 팀 수비 잘되다 보니 잘 막은 것 같다. 심스가 흥분하면 좀 무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부분을 잘이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센스로 파워가 일품인 심스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부분에 대한 겸손한 설명이었다. 미국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심스를 상대로 만든 판정승, 아니 KO승이었다. 또, 이경은은 "전체적을 팀 분위기가 올라서고 있다. 이제는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난다. 나도 이제 아픈 곳이 없다. 분명히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적인' 이경은이 공수에서 맹할약하며 팀 첫승을 견인했다.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최고 기록을 남기며 의미있는 첫승에 주춧돌이 되어 주었다. 계속된 활약을 기대해 본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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