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드라마' 완성한 김선형, 아직도 진화 중

김동훈 인터넷기자 2014. 11. 2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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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동훈 인터넷기자] 김선형(26, 187cm)의 칠전팔기가 만들어낸 승리였다.

SK 김선형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14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리며 69-68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기록을 떠나 김선형의, 김선형에 의한, 김선형을 위한 경기였다. 전반의 부진을 후반 맹활약으로 씻어내며 반전드라마를 찍었다. 클라이막스는 4쿼터 12초를 남기고 백보드를 맞고 들어간 그의 3점 클러치슛.

김선형은 1쿼터 첫 3점슛을 성공시켰지만 그 이후로 잠잠했다. 전반전 내내 그 3점슛이 그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전반 SK가 넣은 유일한 3점슛이었다. 전반전 SK는 10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1개만을 성공시켰다.

후반 들어 김선형은 무언가 결심하고 나온 것처럼 외곽에서 거침없이 슛을 던졌다. 언제까지 안 들어가나 보자는 식이었다. 3쿼터 4분경, 3번째 시도 만에 그의 손에서 SK의 후반 첫 3점슛이 터졌다.

김선형은 이에 대해 "오늘 첫 슛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이제는 안 들어가도 오기를 갖고 다음 찬스 때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던질 수 있다"며 터프함을 과시했다.

흐름이 바뀐 것도 이 때부터였다. 박상오와 김선형, 교체 투입된 주희정까지 외곽포를 꽂았고 이번엔 오히려 동부의 3점슛이 골대를 외면했다. SK가 7개 중 4개의 외곽포를 적중시키는 동안 5개 중 1개만을 성공시키며 부진에 빠졌다. 김선형의 3점슛이 만들어낸 결과다.

차근차근 점수차를 좁힌 SK는 4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3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김선형이 다시 한 번 3점슛을 노렸지만 링에 튕겨 나왔다. 위축될 법도 한데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작전시간 후 경기종료 12초를 남겨놓고 김선형이 외곽에서 슛 동작에 들어가는 순간 경기장엔 정적이 감돌았다. 모두가 반신반의하며 공의 궤적을 눈으로 쫓았고 이것이 백보드를 맞고 그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드라마는 완성됐다.

김선형은 클러치 상황에 대해 "애런(헤인즈)이 컷하고 (김)민수 형이 돌아 나올 때 수비가 스위치를 하면 민수 형한테 주고 안 하면 내가 던지기로 돼있었다. 스위치를 안 하기에 빠른 타이밍으로 올라갔다. 백보드를 노린 건 아니었는데 달려온 탄력 때문에 점프를 너무 많이 해서 멀리 날아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이날의 승리에 대해 "제일 기분 좋다. 모비스 이긴 것도 좋았는데 오늘은 특히 더 좋다. 1차전에 동부의 존디펜스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 슛 연습을 많이 했다. 전반엔 잘 안 들어갔지만 할 수 있는 걸 계속 하다보면 따라갈 수 있다고 선수들끼리 많이 독려했다. 후반에 몇 차례 속공도 나오면서 따라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이로써 SK는 LG, 모비스에 이어 동부까지 강팀들을 누르고 6연승을 내달렸다. 김선형은 "(최)부경이가 빠져서 100% 전력은 아니지만 민수 형, (박)상오 형이 잘해주고 있다. 나나 애런이 일대일을 안 하고 오는 것만 받아먹어도 될 정도다. 여기에 (박)승리까지 공격에도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조직력이 점차 갖춰져 가는 것 같다"며 밝은 전망을 암시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하는 정신력, 플레이 하나하나를 넘어 경기를 읽는 시야,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까지…. 한 단계 진화한 SK 에이스 김선형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 -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1-24 김동훈 인터넷기자( potato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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