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V-리그의 판을 깨는 주인공될까

입력 2014. 10. 22. 10:39 수정 2014. 10. 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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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자' 레오 상대로 강렬한 데뷔전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V-리그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OK저축은행이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는 소문이 배구계에 파다하게 퍼졌다. 구단이 공개하기 전부터 배구팬 사이에 특정 선수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OK저축은행이 올 시즌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는 예상이 쏟아졌다.

역시나 지난 8월 OK저축은행이 공개한 로버트랜디 시몬(등록명 시몬)은 1987년생으로 많지 않은 나이에도 역대 V-리그를 찾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이름값을 자랑하는 선수였다.

센터가 주 포지션인 시몬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쿠바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2010년에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베스트 블로커'로 선정됐다. OK저축은행 입단 전까지 이탈리아 세리에 1부 피아첸차에서 활약한 시몬은 FIVB 클럽챔피언십 준우승을 하며 다시 한 번 '베스트 블로커'를 수상했다.

시몬은 단순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 포지션의 선수만은 아니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시몬에게 팀의 사정상 라이트 공격수로의 활약을 주문했다. 이미 2009년 월드리그에서 '베스트 블로커'와 함께 '베스트 스파이커'로도 뽑혔던 만큼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결과는 데뷔전부터 성공적이었다. 데뷔전의 성적은 공격 성공률 60%에 43득점. 여기에 후위 공격 13개에 블로킹 3개, 서브 득점 6개로 V-리그 첫 경기부터 트리플크라운을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력한 스파이크에 센터 출신답게 블로킹 센스도 남달랐다. 여기에 강력한 서브는 보너스였다.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은 물론, 라이트 포지션에서 삼성화재의 블로커의 손 위에서 내리꽂는 강력한 스파이크는 기본이었다. 상대의 블로킹을 피해 구석으로 정확하게 찔러넣는 연타로 일품이었다. 센터 포지션에서의 속공까지 1인 2역으로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를 완벽하게 침몰시켰다.

수비에서도 시몬의 블로킹이 동료보다 손바닥 하나 이상 높게 올라오면서 삼성화재의 주포 레오도 시원한 강타가 평소보다 적었다. 그러다 보니 이 경기에서 레오는 45%를 갓 넘기는 저조한 공격 성공률로 26점을 내는 데 그쳤다. 시몬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레오가 기가 죽었다는 평가가 더욱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경기 후 김세진 감독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종목을 막론하고 국내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는 이들 가운데 몇몇이 뛰어난 기량에 비해 인성적으로 부족해 지탄을 받았다는 점에서 시몬의 행동은 그러한 우려를 씻을 만했다.

시몬의 등장으로 삼성화재가 독주하는 V-리그 남자부의 판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해졌다. V-리그 출범 후 10년 동안 사실상 유일한 강자로 평가됐던 삼성화재를 첫 경기부터 꺾었다는 상징성이 상당하다. V-리그 남자부의 판세가 안갯속으로 빠져들면서 배구팬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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