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라이벌' 던컨·가넷, 은퇴 시즌?

박종민 2014. 9. 2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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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팀 던컨(38·샌안토니오 스퍼스)과 케빈 가넷(38·브루클린 네츠)의 마지막 시즌이라면?"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인 'CBS 스포츠'가 농구 섹션 전면에 이 같은 기사를 내걸었다. 동갑내기 두 빅맨의 은퇴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다. 던컨과 가넷은 모두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된다.

두 선수의 라이벌 역사는 지난 1997-1998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졸 신인' 가넷이 전 시즌 올스타에 선정되며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면, 웨이크포레스트대 출신 던컨은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에 남을 만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그는 1992년 샤킬 오닐(98.3%, 113/115표)에 이어 당시로선 가장 높은 신인왕 득표율(97.5%, 113/116표)을 얻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 팀 던컨(왼쪽)과 케빈 가넷. (사진= Getty Images/멀티비츠)

거물급 빅맨의 초반 경쟁은 던컨의 우위였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과 데이비드 로빈슨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던컨은 1999년과 2003년 우승을 차지했다. 가넷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중하위권을 맴돌았지만, 던컨의 샌안토니오는 항상 우승 후보로 꼽혔다.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던 가넷은 라트렐 스프리웰, 셈 카셀과 삼각편대를 구성, 2003-2004시즌 팀을 정규리그 서부컨퍼런스 1위(58승 24패)에 올려놨다. 리바운드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쥔 가넷은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일명 '전당포 멤버(게리 페이튼, 코비 브라이언트, 칼 말론, 샤킬 오닐)'가 집결한 LA레이커스를 만나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2005년과 2007년 던컨은 두 차례의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고 가넷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미네소타와 서부컨퍼런스를 떠나 명가 보스턴 셀틱스로 이적한 것이다. 가넷은 이적 첫해 레이 앨런, 폴 피어스와 함께 LA레이커스를 4승 2패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파이널 MVP는 피어스가 받았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가넷의 기여도도 만만치 않았다.

이후 두 선수는 한동안 우승 반지를 추가하지 못했다. 보스턴과 샌안토니오는 우승 전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우승 골목에서 번번이 막혔다. 개인 기록은 조금씩 떨어졌으나 이들은 팀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지난 시즌은 두 선수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거의 마지막 시즌이었다. 가넷은 피어스와 브루클린으로 이적, 야심차게 우승에 도전했으나 팀이 '부상병동'으로 전락하면서 우승권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올 시즌 피어스는 워싱턴 위저즈로 팀을 옮겼다. 르브론 제임스, 케빈 러브가 합류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동부컨퍼런스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브루클린의 우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던컨은 지난 시즌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샌안토니오는 올 시즌에도 강팀으로 분류되지만, 우승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현실적으로 지난 시즌 우승이 던컨의 마지막 우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기록에선 엇비슷하지만, 우승경력에선 지나치게 차이 나는 두 선수다.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뛰어난 풋워크와 펌프 페이크를 장착한 가넷은 골밑에서 유려한 동작을 구사했다. 페이드어웨이 슛과 중거리 점퍼도 일품이다. 운동능력과 기동성면에서 빅맨 최고 수준이었다.

던컨은 기본기에 충실했다.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통해 확률 높은 농구를 구사했다. 뱅크슛을 즐겨했으며 리바운드와 수비 가담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가넷이 뛰어난 개인기로 승부한다면, 던컨은 높은 전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안정된 경기를 펼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차이에도 두 선수는 15년 이상 '라이벌'로 군림했다. 찰스 바클리와 칼 말론 이후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시대를 양분한 가넷과 던컨이다. 둘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은퇴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들의 자리를 메울 파워포워드들은 쉽게 보이지 않고 있다.

박종민 (m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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