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호 대학생들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는 최악이다

2014. 7. 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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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학생들이 달라져야 한다.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 대학생 오세근(중앙대) 김종규(경희대) 김선형(중앙대)을 미국 LA 전지훈련에 데리고 갔다. 김종규와 김선형은 광저우를 밟지 못한 채 중도하차했다. 유 감독 시선에 당시 두 사람은 국내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개인적으로는 큰 도움이 됐다. 대학 레벨보다 높은 신세계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젊은 유망주들에게 관심이 많다. 모비스 사령탑이면서도, 한국농구의 미래를 그 누구보다도 걱정하는 진정한 농구인이다. 말로만 걱정하는 게 아니다. 대학생들이 프로농구, 국제무대서 살아남는 방법을 직접 가르친다. 유 감독은 스페인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이승현(고려대, 197cm) 이종현(고려대, 206cm) 최준용(연세대, 201cm) 등 대학생 유망주들을 대표팀에 불렀다. 국제용으로 만들기 위해 농구 ABC를 다시 가르쳤다. 경우에 따라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KBL 외국인선수들에게 깨지면서 자극을 받는 프로선수들과는 달리, 대학 선수들은 자신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대학생들을 향한 쓴소리

대표팀 훈련 초반이었던 5월 말. 유 감독이 이종현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밖에 나가면 배운 것들을 연습해보지 않을 아이"라고 했다. 당시 이종현을 두고 좋지 않은 말들이 있었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핵심. 유 감독은 최근 13인 엔트리서 떨어뜨린 최준용에게도 "숙제를 이행하지 않았다. 웨이트도 부족하고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 4년 전 오세근 김종규 김선형도 유 감독의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핵심은 대학레벨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유 감독이 선발한 이종현 이승현 최준용 모두 대학에선 최정상급 선수들. 대학리그, 농구대잔치 등 국내대회서는 자신보다 약한 상대와 매치업하고 약한 팀만 만난다. 때문에 성장이 어느 지점에선 멈춘다. 골밑에서 손쉽게 리바운드만 하고 이지샷만 넣으면 팀이 이긴다. 편하게 농구한다. 한계가 생긴다. 하지만, 본인들은 그 한계를 느끼지 못한다. 자극제가 없다. 열심히 뛰지 않아도 스타 대접을 받는다. 결국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

최근 유 감독의 "왕자농구" 발언 핵심 대상은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었다. 편하게 농구하려는 습관이 국제대회서도 이어졌다. 국내 프로농구와 국제무대는 대학과 KBL의 격차 그 이상이다. 신장과 파워, 기술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세 사람은 국제무대서 4~5번으로서 경쟁력이 약하다. 테크닉 부족은 기본이고 이종현은 스피드, 이승현은 신장, 최준용은 웨이트서 세계무대와 격차가 크다. 포지션 파괴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어설픈 포지션 파괴는 통하지 않는다. 당연히 결과는 처참했다.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3경기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상황서 기본적인 마인드와 의지마저 좋지 않다면 대표팀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유 감독 생각이다.

▲ 그들의 현주소

이승현은 세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유 감독의 쓴소리를 피했다.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에서 가장 먼저 탈피했다. 피 나는 노력으로 3점슛을 장착했고 수비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4번을 맡기엔 신장이 작고 2~3번을 맡기엔 외곽에서의 미세한 공수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다. 국내에선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뉴질랜드를 상대로 냉정한 현 주소가 드러났다. 대학 3인방 중 유 감독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대표팀 도중하차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여전히 이승현을 높게 평가한다. 농구를 대하는 마인드와 의지에선 합격점. 하승진의 대표팀 합류가 보류된 상황. 이승현의 대표팀 재입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준용은 고교시절 이종현과 트윈타워였다. 연세대에 입학하자마자 2~3번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여전히 미숙한 점이 있다.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하기엔 검증 상대들의 변별력이 떨어졌다. 구조적 한계에 갇혀 방심한 측면도 있었다. 유 감독이 기본적으로 강조하는 마인드와 의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최준용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당시 유 감독에게 받은 칭찬이 독이 됐다. 현 상황에선 최준용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뛸 가능성은 낮다.이종현은 대표팀 소집 초반 유 감독의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훈련을 거듭하면서 유 감독에게 신뢰를 얻었다. 유 감독은 대학 3인방 중 유일하게 이종현을 13인 엔트리에 포함했다. 유 감독은 "열심히 한다. 괜찮았다"라고 간략하게 평가했다. 마인드와 의지는 확실히 달라진 듯하다. 하지만, 정확하게 보면 그동안 이종현의 테크닉이 업그레이드 된 게 아니라 유 감독이 이종현 신장의 강점을 전략적으로 포기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이종현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다만, 하승진을 비롯해 대표팀 빅맨들에게 변수가 많다. 건강한 이종현이 지금 같은 자세만 유지한다면 대표팀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젊은 유망주들이 대학레벨 구조적 한계를 탈피해야 한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본인을 위해서, 그리고 한국농구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개개인의 노력과 지도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유 감독은 가능성이 보이는 대학 선수들을 대표팀에 적극적으로 선발한다. 그리고 국제용으로 가르치려고 애쓴다. 그렇다면 남은 건 대학 선수들의 마인드와 행동 변화다.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는 최악이다.

[이종현과 최준용(위), 이승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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