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게이야"

2014. 4.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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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데릭 고든, 미 대학농구 첫 고백

"1년전 커밍아웃 콜린스 보고 용기"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64라운드에서 테네시에 패해 떨어진 지 2주 뒤, 메사추세츠대학의 코치 데렉 켈로그는 팀 미팅을 소집했다. 팀의 촉망받는 슈팅 가드 데릭 고든(23·사진)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고든에게는 동료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었다. 고든은 마음을 다잡고 동료들 앞으로 나갔다. 다리는 계속 후들거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나 사실은 게이야."

고든은 10일(한국시각)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이에스피엔>(ESPN)의 <아웃스포츠>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나는 스포츠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거짓말쟁이 인생을 살았다. 이제 운동선수들이 뭔가를 숨길 필요 없이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혔다. 미 대학농구 선수들 중 동성애자임을 밝힌 이는 고든이 최초다.

커밍아웃 전까지 고든은 팀에 잘 융화되지 못했다. 동료들은 고든에게서 말할 수 없는 거리감을 느꼈다. '게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고든은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 동성애자임을 거듭 부인했다. 진실을 밝힌 뒤 동료들은 고든에게 용기와 지지를 보냈다. 고든은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이 우리를 더 강하게 결속시켰다"고 했다.

고든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제이슨 콜린스 덕이 컸다. 콜린스는 1년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최초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콜린스의 커밍아웃 뒤 코비 브라이언 같은 농구 스타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농구계 안팎에서 그를 지지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콜린스는 정작 코트를 밟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올해 2월 브루클린과 10일짜리 계약을 맺고 농구 코트를 밟았다.

고든은 "2월 제이슨 콜린스와 브루클린 네츠가 맺은 10일짜리 계약이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 성정체성은 아무런 문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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