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창조계약', 1년 후 3가지 선택지

2016. 12. 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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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FA 역사에 가장 독특한 '창조계약'이다. 1년 계약, 이후에는 자유계약선수로 방출.

KIA와 양현종은 1년 22억 5000만원이라는 1년 계약으로 깜짝 놀래켰다. 뜻밖의 계약 내용이다.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KIA 잔류 선언을 하며 역대 FA 최고액 계약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KIA의 자금 사정으로 예상외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양측은 윈-윈을 노리며 1년 계약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협상 실무자인 KIA 오현표 운영실장은 "상황이 어쩌다 보니 이런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며 "양현종은 2017시즌 KIA에서 뛰고 시즌 종료 후에는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고 밝혔다.

양현종에게 한 시즌 후 '자유인'을 보장해준 것도 흥미롭다. 오 실장은 "양현종이 해외 진출이나 KIA와 재계약, 타구단 이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년 후 양현종은 3가지 선택지를 고민할 것이다.

#KIA 재계약?

양현종이 2017시즌을 마치고 계속해서 KIA에 잔류할 수 있다. KIA와 다시 계약을 하면 된다. 그런데 이때 KBO 규정상 양현종은 계약금을 받지 못하고 연봉만으로 단년 계약해야 한다.

양현종은 KIA와 1년 계약으로 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총액 22억 5000만원)으로 FA 권리를 행사했다. FA를 재취득하려면 4시즌을 뛰어야 한다.

2017시즌 후 양현종은 FA 재취득까지는 단년 계약만이 가능하다. 일례로 연봉+옵션으로 연간 30억원 규모로 계약할 수 있다. FA 재취득까지 남은 3시즌을 매년 30억원 규모로 재계약을 갱신한다면, 4년 총액 112억5000만원. KBO 규약을 어기지도 않고, 양현종이 섭섭하지 않을 액수가 된다.

오현표 실장은 "1년 계약 이후 3년을 보장한다든가 이면 계약은 없다. 1년 후 재계약은 향후 문제라 지금은 언급하기 어렵다. 양현종이 선택권을 갖는다"고 재차 말했다.

#해외 진출은?

양현종 측은 12월초만 하더라도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와 협상, 2년 6억엔 규모의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며칠 뒤 일본 진출을 포기하고 KIA 잔류를 선언했다. 2년 약 61억원의 거액을 거절하고 KIA를 선택한 것,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결정이지만 양현종의 KIA 사랑으로 받아들이자.

내년 한 시즌을 뛰고 해외 진출에 재도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힘들겠지만, 내년 크게 부진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2017시즌 후 KIA가 양현종을 방출하는 조건이라, 양현종은 FA 신분과 동일하게 해외 구단과 이적 협상을 할 수 있다.

양현종이 KIA로부터 만족스런 금액을 제시받지 못하자, 1년 후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단년 계약, 1년 후 방출' 조건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타구단 이적은?

1년 후 KIA는 양현종을 방출(보류선수에서 제외)하므로 양현종은 국내 타구단으로 이적할 수도 있다. 타구단은 FA가 아닌 양현종 상대로 더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다.

2017시즌 후 양현종이 KIA가 아닌 A구단과 계약을 한다면, A구단은 KIA에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KIA로서는 양현종이 타구단과 계약하면 완전 손해 보는 처지가 된다.  

양현종측은 최근 KIA와 협상이 난항을 겪자, 타구단과도 접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현종의 몸값이 너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화, LG 등 몇몇 구단은 "양현종 같은 선수라면 어느 팀이든 원할 것이다. 그러나 구단 사정상, 영입할 자금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런데 1년 후 양현종이 자유의 몸이 된다면,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주지 않아도 되기에 영입 조건이 유리해진다. 양현종에게 30억원 이상, KIA와 베팅 싸움에서 이길 정도의 금액을 제시할 팀들이 분명 나올 것이다. KIA 관계자는 "1년 후에 반드시 양현종을 잡겠다"라는 발언은 자신하지 못했다. 

단,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지 않고, KIA를 떠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가능한 경우의 수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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