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년간 10명 수술..불운인가 인재인가

2016. 10. 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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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창식 포함 2년간 벌써 10명 수술대  
부상 불운과 관리 문제 사이에서 갑론을박

[OSEN=이상학 기자] 예고 없는 불운인가, 예고된 인재인가. 

어느 프로 스포츠에서든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아무리 좋은 실력과 전력을 갖춰도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설 수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한화가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지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도 결국에는 부상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축 투수들의 부상 도미노에 팀도 쓰러졌다. 

▲ 2년간 수술 10명 '최다'
김성근 감독 부임 후 2년간 한화에는 수술 받은 선수가 10명이나 된다. 2015년 4월과 8월 투수 이태양과 내야수 송광민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9~10월에는 투수 최영환이 팔꿈치 인대접합과 뼛조각 수술을 차례로 받았다. 같은 해 10월엔 시즌 종료와 함께 투수 윤규진·배영수·이동걸이 각각 어깨 관절경, 팔꿈치 뼛조각, 무릎 수술로 재활에 들어갔다. 

올해도 3월에 투수 임준섭이 팔꿈치 뼛조각과 인대접합수술을 한 뒤 군입대했고, 6월에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인대손상으로 퇴출된 뒤 미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7월에는 안영명이 어깨 관절경 수술을 했고, 10월에는 송창식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2년 사이 무려 10명의 선수들이 수술대에 올랐다. 그 중 9명이 투수. 같은 기간 다른 팀들과 비교해도 한화의 수술 인원은 월등하게 많다. 

삼성(조동찬·이지영·박한이·최재원·발디리스·김승현)이 6명으로 뒤를 잇고 있는 가운데 두산(이영하·최병욱·오현택·김강률·정재훈), LG(정현욱·정찬헌·우규민·류제국·신동훈)가 5명, NC(윤형배·모창민·김종호·박준영), KIA(김병현·김진우·백용환·서동욱), kt(홍성무·최대성·장시환·마르테)가 4명, 넥센(한현희·조상우·박정음), SK(서진용·백인식·박진만), 롯데(조정훈·정대현·김민하)가 3명이다. 경기중 사고에 따른 수술도 포함돼 있다. 

▲ 외부 시각, 과사용·관리 문제
한화 투수들의 잇따른 수술 소식에 외부에선 과사용과 관리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미 여러 야구인들과 관계자들이 한화 투수들의 부상을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모 감독은 "한화 투수들이 저러다 팔꿈치와 어깨가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했는데 불행하게도 현실이 되고 말았다. 또 다른 코치는 "한화 투수들은 쉬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구위 차이가 아주 크다. 부상을 참고 뛰는 선수도 보여서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올바르지 못한 폼, 그에 따른 과사용에서 비롯된다. 투수 출신 야구인은 "작년 막판부터 한화 주요 투수들은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선수 본인은 그것을 모른다. 의식하지 못한 채 무너진 폼으로 던지면서 악화되는 것이다. 힘이 떨어지면 좋은 폼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 시즌 로저스가 1군 복귀 후 6경기에서 601구를 던졌는데 막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에게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안영명의 경우에도 몸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쓰다 낭패를 봤다. 윤규진 역시 선수생활 동안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풀타임 시즌을 보낸 적이 드물다. 그럴수록 더 세심히 관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김성근 감독이 보는 이유
사실 김성근 감독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이태양의 경우 김 감독이 막 부임했을 때부터 팔꿈치 수술 소견이 나와 있었고, 송광민의 팔꿈치 통증도 이전부터 앓고 있던 것이다. 윤규진·송창식·배영수·최영환·임준섭도 그 이전 수술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김 감독이 먼저 수술을 권유했지만 참고 재활을 하다 탈이 난 선수도 있고 반대로 수술을 만류했지만 강행하다 구위를 잃은 선수도 있다.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혔다. 

김성근 감독은 "난 선수의 수술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몸은 선수 자신의 것이고 재산이기 때문에 내가 수술하라, 하지 마라 할 부분은 아니다. 권유는 할 수 있어도 결정은 선수 스스로의 판단이다"며 "그러다 보니 수술할 타이밍을 놓친 케이스들이 몇 차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태양과 안영명의 경우에는 각각 2014년과 2015년 시즌을 마쳤을 때가 수술을 할 적기였지만 선수들이 재활을 택해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관리 문제에 있어서도 김 감독은 "우린 선수들이 오늘은 던지기 어렵다거나 몸이 무겁다고 하면 쉬라고 한다. 카스티요도 (3일 두산전) 6회를 마친 뒤 선수 본인이 한계가 왔다고 말해서 바꿔줬다. 강요하는 것은 없다. 박정진도 올해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안 썼다. 지금까지 잘 던지고 있다"고 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드러난 결과는 한화 선수들이 가장 많이 수술대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김성근 감독에게 있어 좋을 것 하나 없다. 이 같은 여론에 대해 김 감독은 "난 욕먹어도 괜찮다. 선수들이 흔들리면 안 된다. 선수들에게도 그런 여론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모든 욕은 내가 먹으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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