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양준혁의 최다기록 몇 개까지 넘어설까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삼성 이승엽(40)이 또 한 번 KBO의 역사를 갈아치웠다.
이승엽은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때려내며 KBO 통산 1390타점 고지를 정복했다.
선발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면서 좋은 타점 기회를 잡았고, 이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SK 선발 김광현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으로 향하는 깨끗한 안타를 기록, 최형우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이로써 이승엽은 양준혁(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1389타점을 6년여 만에 갈아치우며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때려낸 선수로 우뚝 섰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진정한 기록의 사나이는 바로 양준혁 해설위원이었다. 그는 2010년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최다경기(2135경기), 최다타석(8807타석), 최다안타(2318개), 최다 2루타(458개), 최다 홈런(351개), 최다루타(3879루타), 최다타점(1389점), 최다득점(1299점), 최다4사구(1380개)에 이르기까지 누적 기록 가운데 무려 9개 분야에서 최고로 올라선 채로 커리어를 마쳤다.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최고의 선수였고, 총 18시즌을 소화할 만큼 자기 관리마저 꾸준했다. 당연히 누적 기록에서는 그 누구도 넘보기 힘든 소위 ‘넘사벽’을 구축한 선수가 바로 양준혁 해설이었다.
하지만 그가 구축해놓은 벽을 이승엽이 하나씩 허물어뜨리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013년 6월20일 문학 SK전에서 윤희상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려내며 KBO 통산 352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8년 간의 일본 프로야구 경험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한지 두 번째 시즌 만에 기어이 홈런 최다 1위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이승엽은 KBO리그 400홈런 고지를 정복한데 이어 어느덧 한일 통산 600홈런에도 단 2개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KBO 기록만 놓고 보더라도 양준혁 해설과의 격차를 88개까지 벌려 더욱 넘기 힘든 벽을 쌓았다.
그러나 이승엽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전날 경기를 통해 최다타점마저 뛰어넘는데 성공, 중심타자에게는 가장 의미있는 기록인 홈런과 타점에서 가장 독보적인 기록을 완성시키는 기쁨을 누렸다.
이승엽이 양준혁 해설을 넘볼 수 있는 기록은 앞으로도 최소 3개가 더 남아있다. 경기수(1739경기)와 타석수(7608타석)는 KBO리그 커리어가 짧은 만큼 2017시즌까지로 정해놓은 은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는 이상 새 기록 달성이 불가능하다. 안타(1990안타) 역시 2000안타 돌파는 초읽기에 접어들었지만 여기까지가 이승엽이 목표로 잡고 있는 수치다. 최다4사구의 경우 양준혁 해설조차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만큼 현역 시절 최고의 선구안을 통해 그야말로 독보적인 기록을 쌓아놓은 상황.
그러나 이승엽은 통산 1270득점으로 양준혁 해설과의 격차를 어느덧 29점까지 좁혔으며, 최다루타 역시 향후 100루타만 추가하면 새로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역시 은퇴 전까지 달성해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31개 차로 다가선 최다2루타의 경우 다소 아슬아슬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승엽이 최근 3년 동안 평균 27.6개의 2루타를 기록해왔고, 올시즌 일정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역시 불가능한 목표는 절대 아니다.
이승엽이 최다득점, 최다루타, 최다 2루타까지 3개 분야에서 추가로 1위로 올라설 경우 양준혁 해설은 통산 1위의 누적 기록이 4개로 줄어드는 반면 이승엽은 총 5개가 되기 때문에 ‘기록의 사나이’라는 타이틀까지도 물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양준혁 해설은 MBC스포츠+의 ‘베이스볼 투나잇’ 방송을 통해 최다타점 기록이 깨진 것에 대한 가벼운 섭섭함을 솔직히 드러내면서도 이승엽의 새 기록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록은 결국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고, 다른 누구도 아닌 평소 아끼던 후배의 방망이에서 새 기록이 탄생했기 때문에 내심 대견함을 느끼는 듯 했다.
두 전설적인 선수들 사이에 굳이 우위를 나누는 것은 사실 무의미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승엽이 최다 누적 기록 타이틀 숫자에서 양준혁 해설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단순한 대목이 아니다. 이승엽에게 양준혁은 현역 생활 막바지까지 도전 정신을 불어넣어준 고마운 선배이며, 양준혁에게 이승엽은 한국 야구가 정체되지 않고 발전을 이룬 모습을 직접 보여준 자랑스러운 후배다.
결국 이들이 이뤄낸 시너지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목표 의식을 불어넣어 또 다른 전설의 탄생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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