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깊은 한탄 "투수도 없고, 돈도 없고"

2016. 6. 2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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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팀 평균자책점 6.10 리그 최악 기록
박정진 선발 고육책, 대체 외인 지지부진

[OSEN=청주, 이상학 기자] "사람이 없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19일 청주 넥센전을 앞두고 꺼낸 말이다. 박정진을 13년 만에 선발로 투입한 이유에 대한 대답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어제(18일) 경기를 마치고 결정했다. 남은 투수가 박정진밖에 없었다. 송신영은 상대가 넥센이라는 것을 봐야 한다"며 송신영 대신 박정진을 선발로 깜짝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의 표정에는 답답함이 묻어났다. 

4665일만의 선발등판에서 박정진은 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조기 교체됐다. 2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장민재가 긴급 등판했다. 17일 넥센전에 4⅓이닝 84구를 던지고 하루밖에 쉬지 못했지만 다시 호출을 받았다. 그 결과는 1이닝 4피안타 2볼넷 5실점. 박정진과 장민재로 이어진 연속 깜짝 카드는 2회 7실점 빅이닝 허용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김 감독이 박정진과 장민재를 무리하게 쓴 이유는 결국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어느 팀이든 지금 투수가 없다. 투수가 없으니 야구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넥센도 그렇고, KIA도 좋은 투수들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야구가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됐는지…"라며 답답해했다. 2014년부터 타고투저 시대가 찾아왔고, 투수 쪽에서 세대교체가 더디다. 

그 중에서도 한화가 가장 최악이다. 19일까지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6.10으로 리그 유일의 6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젊은 투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한화의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있는 투수 11명 중 20대는 만 27세 장민재가 유일하다. 1군 엔트리 투수 평균 연령이 무려 33.1세. 선발이나 구원 가릴 것 없이 30대 이상 베테랑 투수들로 가득 차있다. 

김 감독은 지난주 내내 "두산과 NC를 제외하면 투수가 제대로 갖춰진 팀이 없다. 지난해 잘 던진 투수들도 (부상·부진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투수 수명이 점점 짧아지는데 공급이 안 된다"며 "요즘 폼을 크게 해서 던지는 투수가 없다. 당장 경기에 쓸 수 있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작게 던진다. 시간이 있으면 좋은데 키울 시간이 없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김 감독의 투수 고민은 1군에서 사라진 외국인 투수들 문제가 크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는 팔꿈치 염증으로 재활 중이고, 부진을 거듭한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김 감독이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마에스트리의 빈자리에 대체 외국인 투수가 들어와야 하지만 이마저도 김 감독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대체 선수 영입이 지지부진하고, 그 사이 시즌은 계속 흘러간다. 

김 감독은 19일 경기 전 "스카우트한테 맡겨 놓았으니 구단이 해야 할 일이다"며 "선수를 잡고 안 잡고는 구단에 달려있다. 구단에 돈이 얼마 있느냐가 문제인데 지금 돈이 없다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당장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새로운 외국인 투수이지만 이미 KBO리그 역사상 최고액을 투자한 한화 구단이 다시 큰돈을 지출하는 건 상당한 부담이 있다.

투수도 없는데 돈도 없다. 지금 상황이 김성근 감독은 너무 답답하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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