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미래 '에드먼턴 키즈' , 그들의 특별한 우정

배영은 2016. 5.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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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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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그때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여섯 명의 친구. 그들은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8년 뒤 오늘의 풍경을 예상이나 했을까.

23일 현재 두산 1군 엔트리에는 투수 허준혁 홍영현, 내야수 허경민, 외야수 정수빈 박건우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모두 1990년생 스물 다섯 동갑내기다. 그리고 2008년 에드먼턴 대회 국가대표 멤버였다.

처음에는 셋만 두산 소속이었다. 정수빈이 가장 먼저 두산의 쟁쟁한 외야에서 한 자리를 꿰찼고, 그 다음 허경민이 3루수로 자리 잡았다. 박건우는 지난해 백업으로 두각을 나타내 올해 주전으로 성장했다.

그 사이 롯데로 입단했던 허준혁도 SK를 거쳐 2013년 말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 왔다. 지난해부터 5선발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넷 다 지금 팀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홍영현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홍영현은 홀로 대학(동국대)에 진학했다. 2014년 졸업 후에는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2년이 흐른 지난 10일, 마침내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14일 고척 넥센전에서 처음 1군 마운드에 올랐고, 19일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그때 가족 다음으로 기뻐했던 이가 바로 친구들이었다. 네 명 모두 두 팔을 들어 만세를 불렀다.

홍영현은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다. 그동안 나를 많이 도와줬다"며 "건우가 아무 것도 모르던 입단 첫 해부터 글러브 스폰서도 알아봐주고 많이 챙겨줬다. 수빈이는 밖에서 만나 맛있는 것도 자주 사주고 격려를 많이 해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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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과 허준혁은 1군에 올라온 친구에게 글러브를 선물해 기를 불어 넣어줬다. 홍영현은 "2군에 있을 때도 준혁이가 준 글러브를 썼다. 1군에 와서는 경민이가 준 글러브와 준혁이가 준 글러브를 번갈아 가며 쓰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8년 전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어색하기만 했다. 박건우는 "각자 다른 학교와 지역에서 온 친구들이라 캐나다에서 처음 통성명을 했다. 처음에는 정말 안 친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회를 치르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당시 이들이 상대했던 쿠바 대표팀에는 현재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도 있었다. 금전적으로 넉넉치 않았던 쿠바 선수들이 "장비 좀 교환하자"며 한밤중에 허경민의 방으로 찾아오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자 허경민은 바로 옆에 있는 박건우의 방문을 두드렸다. "건우야, 네 장비도 같이 주자." 그렇게 작은 추억들이 쌓여 지금의 '에드먼턴 어벤저스'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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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한 친구들. 주변을 챙길 줄 아는 성품 덕분에 우정도 지속됐다. 대표팀 출신들의 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홍영현도 그래서 더 힘을 냈다. "솔직히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고, 그만큼 나도 친구들과 꼭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코치님들께 '무엇이든 다 배우고 싶다'고 열심히 달라 붙었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아직은 '완전체'가 아니다.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고 있는 투수 성영훈도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에드먼턴 친구다. 1군에서든, 2군에서든 언제나 잊지 않고 고통을 함께 나눴다.

홍영현은 "곧 영훈이가 실전에 나선다고 들었다. 나도 1군에서 최대한 오래 잘 버티고, 영훈이도 잘 해서 꼭 함께 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허경민도 "이렇게 다 모이니 오히려 영훈이가 더 생각난다. 얼른 돌아와서 우리가 다 뭉치는 날만 기다린다"고 했다.

2008년 캐나다의 한 도시에서 태동한 두산의 미래. 굳건한 우정만큼이나 든든해 보인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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