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혁 노수광, KIA 물타선에 솟구치는 젊은 피

스포츠 = 김종수 기자 2016. 4. 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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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오준혁은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의 타격 고민이 깊다.

해태에서 KIA로 바뀐 이후 항상 타격 고민에 시달려왔다. ‘타격 명장’ 김성한 감독이 이끌던 초창기만 해도 9점을 주면 10점을 빼앗는 화력을 자랑했지만, 이후 전형적인 물타선으로 전락했다. 어떤 팀을 만나도 득점 쟁탈전 양상을 띠면 불리해지는 팀이 KIA다.

2016 KBO리그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올해 역시 KIA의 팀 타격은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KIA의 팀타율, 장타율, 출루율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리그 타격 20위 안에 2명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해줘야 할 타자들이 못해준다는 점이다.

나지완의 부진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며 김주찬 역시 잦은 부상으로 인해 많은 출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범호 역시 81년생의 노장이다. 무시무시한 외국인 타자가 출현한다든가 젊은 선수들 가운데 누군가 튀어나와 미쳐줘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

브렛 필(32)은 KIA 타자 중에서는 뛰어난 편이지만 에릭 테임즈(30·NC), 짐 아두치(31·롯데), 앤디 마르테(33·kt), 루이스 히메네스(28·LG) 등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하면 여러 타격 지표에서 뒤진다. 1루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타선의 미래로 꼽히는 박진두, 황대인, 최원준 등은 아직까지 보여준 것이 없는 말 그대로 기대주일 뿐이다. 지금껏 수많은 타자 유망주들이 기대를 받았지만 제대로 성장한 선수는 극히 드물다. 안치홍(경찰정), 김선빈(상무)은 이례적이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만한 타선의 젊은 피가 시즌 초부터 꿈틀거리며 팬들을 끌어당긴다. 지난해 5월 6일 4:3 대형 트레이드(유창식, 김광수, 오준혁, 노수광 ↔ 임준섭, 박성호, 이종환)를 통해 KIA로 둥지를 옮긴 오준혁(24)과 노수광(26)이 주인공이다.

당시 트레이드는 KIA의 일방적 이익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향후에는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의 주축인 유창식, 김광수 외에 끼어서 포함된 성격이 강한 오준혁, 노수광의 높은 가치 때문이다. 군필에 발 빠른 좌타자라는 공통점이 있어 이들은 KIA 외야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들이다. 한 명도 고마운 상황에서 둘이나 한꺼번에 들어왔다.

오준혁은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팀 내 발 빠른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타격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활기 넘치는 타격과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오준혁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5타수 4안타(3루타 2개, 2루타 1개) 2득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팀은 아쉽게 패했지만 호타준족을 선보이며 기운 없는 호랑이 타선의 선봉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 전날에는 노수광이 빛났다. 노수광은 9일 kt전에서 KIA 타선의 막힌 혈을 제대로 뚫어줬다. 7회말 대수비로 투입된 그는 8회초 2사 3루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날려 추가 득점을 올렸다. 2-1 박빙의 리드 속에서 나온 안타라 더 뜻 깊었다.

노수광의 활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빠른 발을 뽐내며 2루를 훔치며 2사 2루 기회를 이어갔다. 이후 백용환의 유격수 땅볼 때 1루수 김연훈의 실책이 나왔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홈까지 파고들며 득점을 추가했다. 한 번의 찬스에서 1타수 1안타 1도루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것으로 모두 올 시즌 첫 기록이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오준혁과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오고 있는 노수광은 현재까지는 다소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둘 다 시작 단계인 만큼 주어진 기회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치느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물 방망이로 전락한 호랑이 타선에 나타난 닮은꼴 외야 기대주 오준혁, 노수광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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