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성근 감독님, 야구 똑바로 하시오"

2016. 4.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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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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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화의 시즌 여덟 번째 경기가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되는 중에 쓰는 글이다.

전날까지 1승 6패였다. 우승후보라던 한화의 성적이다. 하지만 성적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시즌 초반 성적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지금 한화에는 최하위 성적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선수 시절부터 ‘10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라는 말을 들어왔다. 프로야구 역사가 오래 된 만큼 범접하기 어려운 곳이라 여겼다. 이제는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 오승환 등 한국프로야구가 배출한 후배가 뛰고 있는 무대다. 35년 프로야구의 역사는 이제 짧지 않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틀을 갖춰왔고, 여기까지 왔다.

선발 로테이션과 투수 분업화는 그 과정에서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아마추어 야구에는 없던 개념이다. 지금은 144경기까지 늘어난 긴 프로야구 스케줄 때문에 자연스레 정착됐다. 이 시스템을 존중하지 않는 마구잡이 투수 기용은 실패로 돌아가기 쉽다.

그래서 김성근 감독의 2016년 한화 투수진 운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의 전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즉흥적으로 마구잡이로 기용하는 변칙에 변칙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선수의 생명인 기록을 갉아먹는다. 그보다는 필연적으로 선수 부상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야구를 생계로 하는 사람과 그 가족의 인생을 망친다. 누가 책임지겠는가.

우리 프로야구가 받아들인 메이저리그식 투수 운영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없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자칫 ‘오만’이 아닐지 경계해야 한다.

야구 경기를 분석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기술적인 이해가 충분해야 한다. 하지만 첫 번째는 선수의 멘탈 면에서 분석을 해야 한다. 같은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라도 멘탈이 무너지고 위축되면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야구는 '멘탈 게임(The Mental Game Of Baseball)'이라고 한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져 졌다, 찬스에서 타자가 치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에러를 했다 등은 '분석'이라고 할 수 없다. 왜 그렇게 됐는지를 따져야 한다.

선수의 심리에는 미묘한 흐름이 있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 감독은 선수의 멘탈을 살펴야 한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질책과 처벌을 우선하면 선수는 위축된다. 과도한 훈련,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지시, 납득할 수 없는 경기 운영, 소통의 부재 등이 팀에 불만으로 쌓이면 경기력에 바로 나타난다. 이를 단순히 기술적인 실수로 파악해 특타나 특훈을 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심각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필자가 보기에, 한화는 지금 이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최근 기사를 보면 이런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답답하다. 스코어북을 풀어 쓰는 기사, 감독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는 기사는 팬도 쓸 수 있다. 선수 기량은 날로 향상되고, 좋은 시스템을 갖추려는 구단도 있다. 언론은 오히려 낙후되고 있는 것 아닌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시정토록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김성근 감독님, 제발 부탁합니다. ‘야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에게 어느 야구 후배가 충고하겠소. 제가 감히 졸필을 드는 이유는 50여 년 김 감독과 함께 야구를 했던 인연, 그리고 오랫동안 김 감독을 이해하려 해왔기 때문이오.

김 감독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사람입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코치의 할 일을 존중하고, 귀를 여십시오. ‘김성근의 야구’를 선수단에 심으려고만 하지 말고 그들의 말을 듣고, 표정을 읽으십시오. 그럴 능력이 있는 분 아닙니까. 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길 기대합니다. 야구 똑바로 해 주십시오. 건승 하십시오.

박용진(전 LG 2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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