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무리는 4인 분담 체제로" 확정
심동섭, 김광수, 최영필, 곽정철.
KIA 불펜의 열쇠가 이 네 명의 투수에게 공동으로 쥐어졌다.
KIA 김기태 감독은 31일 “마무리 한 명을 고정하지 않고 분담 체제로 시작하기로 했다. 심동섭, 곽정철, 김광수, 최영필에게 뒷쪽을 맡길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복귀해 마무리로 뛴 윤석민이 올해 선발로 이동하면서 KIA는 그동안 새 마무리를 정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심동섭과 한승혁이 가장 유력하게 경쟁해왔으나 심동섭이 시범경기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승혁은 팔꿈치 통증으로 시범경기에 등장하지 못한 채 재활군으로 갔다. 그 와중에 곽정철과 한기주가 등장했다.
한기주는 롱릴리프로 준비하지만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는 곽정철은 시범경기에서 안정감을 보여주며 마무리로서 경쟁력도 보였다. 다만 5년 동안 재활을 거치고 이제 막 마운드에 돌아온 투수에게 마무리 부담을 안기기가 어렵다.
완벽하게 확신을 주는 한 명은 없지만 나눈다면 맡겨볼 만한 투수가 여럿 있다. 곽정철과 한기주의 등장으로 ‘옵션’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이에 KIA는 한 명을 정해 책임을 안기기보다 경기 상대와 투수 컨디션에 따라 돌아가며 마무리 등판 상황에 투입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내렸다. 집단 마무리 체제다.
KIA 이대진 코치는 “상황을 보면서 투수 컨디션에 따라 그때그때 투입할 것이다. 해당 투수가 한 경기를 마무리 한다고 하면 길게 2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A는 마무리는 물론 중간 자원도 강력하지는 못하다. 이에 네 명이 마무리 책임을 공동 분담하게 되면서 연투에 대한 부담을 덜고 한 번에 길게 던져 셋업맨과 마무리 역할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효과도 노린다. 오히려 마운드 운용이 여유로워질 수도 있다.
물론 이 4인 분담 체제는 전반기까지 유효한 작전이다. KIA는 최근 임창용을 영입했다. KIA가 올시즌 전체 경기 수의 50%인 72경기를 치르고나면 임창용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를 모두 소화해 복귀할 수 있다. 전력상으로 임창용은 여전히 큰 도움이 될 마무리 투수다. 그때까지 KIA가 순위경쟁권을 지키고 있다면 임창용의 합류는 순위 싸움에 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6월까지 석 달, 이 공동 마무리 네 명의 활약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KIA는 불펜 약체의 이미지를 단번에 씻어낼 수도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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