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은 3억으로 살 수 있는 선수일까

정철우 2015. 11. 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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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국민 우익수’ 이진영(35)이 LG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지며 kt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이번 2차 드래프트 최대 깜짝 카드다.

이진영이 풀리면 어느 팀이건 선택할 것이라는 건 원 소속팀 LG가 더 잘 알고 있었을 터.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LG는 이진영을 현금 3억원으로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여긴 것이다. 그 속엔 보다 복잡한 사정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표면적으로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과연 3억원이 있으면 이진영 정도 되는 선수를 사올 수 있느냐다. 그런 거래가 자주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면 LG의 이번 선택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닐 수 있다. 받은 3억원으로 다시 비슷한 매물을 사 오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 반대다. 그렇지 않아도 트레이드에 보수적인 한국 프로야구다. 게다가 현금이 낀 트레이드는 더욱 그렇다. 모기업의 지원으로 대부분 운영되는 한국 프로야구는 구단의 자금력은 그리 중요치 않다. 모기업만 흔들리지 않으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

때문에 현금 트레이드에 매우 인색하다. 몇억원 정도에 팀이 휘청일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현금 트레이드를 살펴 보자. 삼성으로 보상 선수로 갔다가 암 발병 사실이 알려지며 한화로 돌아온 정현석의 5억5000만원이었다. 특수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선수 몸값에 대한 근거는 찾아볼 수 있다.

삼성은 보상금 5억5000만원 대신 정현석을 택했다. 그 정도 위치라고 판단했다고 보면 된다. 정현석은 좋은 선수지만 캐리어에서 이진영과 비교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런데 2억5000만원이나 더 비쌌다. 그나마 FA 보상 선수였기 때문에 거래가 된 것이다. 삼성이 앞.뒤 맥락 없이 정현석을 그 돈에 사겠다고 했다면 한화가 응했을 가능성은 낮다.

LG 팀 내에 대안이 있느냐라는 부분도 중요한 대목이다.

LG는 늘 많은 유망주들을 안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정작 그 안에서 대박이 터지는 경우는 아직 그리 흔치 않았다.

최근 3년간 RC/27(경기당 득점 생산)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이진영 보다 어린 선수 중 그 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보살을 그 보다 많이 기록한 외야수도 없다.

물론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진영이 LG로 팀을 옮긴 2009년 이후 7시즌 동안 3할을 치지 못한 것은 단 두 시즌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LG는 이진영을 3억원에 떠나보냈다. 이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많은 사람의 생각과는 달랐던, 현실에도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성공한 선택으로 결론지어진다 해도 말이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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