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돌아온 김성근 감독은 실패했는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2015. 10. 3. 09:01 수정 2015. 10. 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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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3년간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을 거쳐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현장으로 돌아온 김성근 감독이 지휘한 한화는 이 글이 나오는 3일 kt전을 끝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친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첫 해인 금년, 한화와 김성근 감독의 성공과 실패의 잣대는 마지막까지 5위 와일드카드 획득 여부였다. 2015 KBO리그는 5위 싸움이 마지막까지 1,2,3,4위 순위 다툼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 사실 기형적인 현상이다.

언론계에서 쓰는 은어 가운데 '뻗치기'라는 말이 있다. 취재 대상을 무작정 기다리는 전통적인 취재 기법을 말하는데 SK, 한화, KIA에 롯데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4팀이 난전을 벌인 이번 와일드카드 경쟁은 마치 '뻗치기' 같았다.

경쟁 팀이 지기를 기대하면서, 질 때까지 다들 뻗치기를 한 모양새다. 결국은 단순하게 끝났다. 경쟁 팀들의 승패에 신경을 쓰지 않고 스스로 더 많이 이긴 팀이 5위가 됐다.

프로야구에 대한 순수이상주의자들은 이의를 제기한다. 4위와 5위의 승차가 8~9게임이 나는데다가 그런 5위 팀에, 게다가 승률 5할도 안 되는 경우 어떻게 포스트시즌 도전 기회를 주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KBO리그가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고 페넌트레이스 총 관중 수 신기록을 작성하고 향후 800만 관중을 넘어 1000만 관중을 목표로 급격히 산업화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도입한 5위 와일드카드 제도는 '신(神)의 한 수'로 평가 받을 만하다.

KBO가 채택한 '신의 한수'를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돌아온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의 한화가 주도했다는 것도 흥미롭다.

1990년 축구 월드컵은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당시 프리미어리그를 자랑하는 잉글랜드의 공격수, 게리 리네커가 4강전에서 독일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후 '축구는 단순한 경기이다. 양 팀 22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볼을 쫓아다닌다. 그리고 승리는 항상 독일이 한다'고 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독일이 아니라 당시만 해도 '서독'이 옳다. 서독이 동독과 통일 된 날은 그 해 10월 3일이었다. 어쨌든 1990년 월드컵은 이탈리아에서 6월 8일부터 7월 8일까지 치러졌고 잉글랜드는 서독과의 결승전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느닷없이 게리 리네커의 '승리는 항상 독일이 한다'는 얘기를 꺼낸 것은 '야구의 신(神)'으로 까지 불린 김성근 감독 역시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본인과 팬들, 야구 전문가들까지 모두 알게 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내내 매 경기마다 죽을힘을 다하는 야구, 내일이 없는 치열한 야구를 펼치며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줬다. 그리고 5경기를 남겨 놓고는 '전승(全勝)'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글쓴이는 사실 김성근감독을 영입한 한화가 5위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 한화가 페넌트레이스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살펴보니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그룹과 구단 차원에서 '한화 이글스'는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화로 시작해 한화로 끝난 2015 KBO리그 페넌트레이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중심에 김성근 감독이 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이런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굳이 진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몇 몇 구단 감독들이 모인 사석에서 '70대인 김성근 감독이 성공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 모두들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막아야 한다'고 '2015 결의(結義)'를 했다는 것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나오는 '도원결의' 같이 비장하게 들려 글쓴이는 우습기도 했다.

글쓴이는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의 홈경기 72게임 관중수를 확인했다. 9월 30일 삼성전이 최종 경기였는데 1만2302명이 함께 해 모두 65만7385명이었다. 지난해 47만5126명에 비해 1/3 이상 증가했다. 1위 삼성, 2위 NC보다 많다.

원정 경기 관중 수는 9월28일 현재(69경기)에서 95만5303명으로 2위 KIA(29일 현재 70경기, 86만4096명)를 10만명 가까이 앞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한화가 전신 빙그레 이글스(창단 감독 배성서)로 1986년 4월 1일 대전구장에서 프로야구를 시작한 이후 '전국구 구단'이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화 구단은 마지막 홈경기였던 삼성전에서 일반석 무료 개방을 통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김성근 감독 야구는 변화했다. 야구 경기에 장내 장외 모두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접목해 겨우 중위권 팀을 KBO리그 화제의 중심, 전국구 팀을 만들어낸 것이다. 성공과 실패의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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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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