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선후배가 어디있나"..당돌한 신인 포수 LG 김재성

박현진 2015. 9. 10. 06: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잠실=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LG 김재성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와 한화의 경기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1루 땅볼을 친 뒤 1루 베이스로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2015. 9. 8. upandup@sportsseoul.com
[잠실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야구장에서 선후배가 어디있나. 팀이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다.”

LG의 신예 포수 김재성은 당돌했다. 말 한 마디에도 치고 들어갈 빈 틈이 보이지 않았다.

김재성은 8일 한화전에서 기적같은 끝내기 역전승을 이끌어낸 주역 가운데 하나다. 9회초 수비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연장 12회까지 이동현, 진해수, 임정우와 배터리를 이뤄 안정감 있게 경기를 이끌었고 10회 초에는 기가 막힌 송구로 한화 정근우의 2루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더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하늘 같은 베테랑 선배들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가 오히려 선배들을 진정시키 것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베테랑 포수가 신인 투수를 다독이는 듯했다.

9일 한화전을 앞두고 김재성은 전날 상황에 대해 “야구장에서는 그런게 없다. 팀이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진해수 선배와 처음 배터리 호흡을 맞췄는데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그냥 직구로 던지자. 주자 신경쓰지 말고 점수 내줘도 괜찮다. 주자가 나가도 1점만 주면 된다’고 얘기했다. 예전에도 이동현 선배께 ‘이렇게 하는게 어떨까요’라고 바로 물어봤다. 물론 장난 삼아 한 대씩 맞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그는 이어 “주눅들지 않고 내 스타일에 맞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어릴 때부터 윗사람들에게 간혹 ‘건방지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평소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니 다들 좋게 봐주신다”고 덧붙였다.

LG 양상문 감독도 “스프링캠프 때는 SK 김광현과 상대를 하는데 타석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더라.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그 전에 자세가 중요한데 김재성은 ‘어, 저 놈 봐라’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당돌하고 여유가 있었다. 포수를 볼 때도 자기가 마운드로 올라가서 선배들 어깨를 두드려주곤 한다”고 밝혔다.

김재성은 “어제 집으로 돌아와서 도루를 잡는 장면을 TV로 다시 봤는데 그 때는 잘 던진 것 같기는 하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포수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부족한 점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어 “1군에 올라와서 뛰고 있는 것만으로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다. 2군에 있을 때는 포수 출신인 김동수 2군 감독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야간에도 경기를 마치면 20분씩이라도 캐칭 훈련을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지금도 캐칭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성은 “롯데 강민호 선배와 같이 제주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강민호 선배를 넘어서고 싶다. 우선은 내가 잘해야 한다. 강민호 선배도 하체 훈련을 많이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얼마전에는 SNS를 통해 필요한 것이 없냐고 물어보시기에 미트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나중에 선배가 미트를 맞출 때 같이 해주겠다고 하시더라”며 활짝 웃었다. 끝까지 당돌하고 야무진 김재성이다.
jin@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