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 크게 이겨도 져도 필승조 뿐인가

2015. 7.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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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이겨도 져도 한화 불펜에는 필승조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필승조 3인방 박정진(40) 권혁(32) 윤규진(31)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 14-7로 넉넉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출혈이 없지 않았다. 5이닝 5실점한 선발 미치 탈보트를 12-5로 리드한 6회부터 내렸다. 탈보트에 이어 등판한 투수는 필승조 박정진. 7점차 상황에서 2이닝을 막고 내려간 뒤 권혁(⅔이닝)·윤규진(1⅓이닝)이 각각 7점차·5점차에서 마지막 2이닝을 책임졌다. 여유 있게 이기는 경기에서 불펜을 소모했다. 연투를 한 박정진의 경우 주말 3연전 투입이 쉽지 않다.

▲ 한화 구원이닝 50%

이날로 한화는 불펜 전체 이닝에서 필승 3인방이 차지하는 이닝 비율이 50%를 넘었다.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구원이닝 324⅓이닝을 기록 중인데 그 중 50.1%에 해당하는 162⅓이닝을 박정진(63⅔이닝)·권혁(65⅓이닝)·윤규진(33⅔이닝)이 차지하고 있다. 권혁과 박정진은 구원 이닝 1~2위에 올랐다.

이처럼 불펜 필승조 의존도가 높은 건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를 가리지 않고 투입됐기 때문이다. 리그 최다 48경기에 등판한 좌완 박정진은 올해 14번이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용됐다. 그 중 6경기에서 역전승했으니 박정진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올해 한화의 역전승에 상당 지분이 박정진에게 있다.

권혁도 44경기 중 9경기를 뒤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와 3번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마무리 윤규진이 그나마 26경기 중 리드 당하는 시점에 등판한 게 4경기로 가장 적지만 역전승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4점차 이상 뒤진 경기에 나온 건 박정진이 2경기, 권혁이 1경기로 나머지 경기는 3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 투입됐다. 뒤진 경기에서 투입은 큰 문제 되지 않는다.

▲ 5~7점차도 안심 못해

오히려 넉넉히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필승 3인방이 집중 투입되는 것이 문제다. 7점차 리드 상황에서 권혁이 3번, 박정진이 2번 올라왔다. 6점차 리드에서 권혁과 박정진이 2번씩, 윤규진이 1번 등판했다. 5점차 리드 경기에도 윤규진이 4번, 권혁과 박정진이 1번씩 마운드에 올랐다. 5점차 이상 리드 상황에도 권혁이 6경기, 박정진과 윤규진이 5경기 등판한 것이다.

결국 5점차로 앞서고 있어도 안심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KBO리그의 흐름을 보면 5점차도 마음 놓을 수 없지만 올 시즌 372경기 중에서 5점차에서 승부가 뒤집힌 건 7경기로 1.9%밖에 되지 않는다. 5점차 이상 뒤집기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그렇지 아주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5점차 리드에도 불펜 필승조를 소모하는 건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 추격조가 등판할 기회, 클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윤규진이 정상 가동된 6월 이후 김기현과 정대훈은 팀의 24경기 중 각각 7경기·4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달 18일 1군 부름을 받은 조영우는 보름 가까이 개점휴업 중이다. 물론 5월7일 대전 kt전 이동걸(0이닝 2실점), 5월24일 수원 kt전 김민우(0이닝 2실점), 6월12일 대전 LG전 정대훈(0이닝 3실점)처럼 리드 또는 동점의 박빙 상황에서 투입한 추격조 투수들의 투구가 실망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추격조를 크게 지는 경기만 쓰는 건 비효율적이다.

이제 7월 여름이다. 장마철 우천에 맞춰 필승조 투수들이 짧게나마 휴식을 벌고 있지만, 언제까지 하늘의 비만 바라볼 수 없다. 아직 시즌은 절반이 남아있다. 필승조의 적절한 휴식과 추격조 성장이 절실하다. 이대로라면 결코 쉽지 않은 승부다.

waw@osen.co.kr

<사진> 박정진-권혁-윤규진. / 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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