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한, LG 코치 제의 거절 "아직 야구의 피 흐른다"

이상철 2015. 6. 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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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떠나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선수 잭 한나한(35)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야구인생의 마지막일지 모를 순간 모든 걸 불태웠고, 따뜻한 환대를 받았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한나한은 18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5일 방출된 뒤 LG 소속 전 외국인선수로서 자리한 ‘마지막 이벤트’였다. 퇴출 통보를 받은 외국인선수가 곧바로 짐을 싸고 떠나지 않고 기자회견을 갖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한나한은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동료들, 그리고 팬까지 나와 가족에게 환대해줬던 것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달하고 싶어 이 자리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확신할 수 없는 몸 상태에다 3루수를 소화하지 못한다 해도 한나한의 퇴출 명분으로는 약했다. 한나한은 종아리 및 허리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했지만,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 17득점을 올렸다. 제 몫을 다했다.

LG 트윈스의 전 외국인선수 잭 한나한이 18일 잠실구장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한나한은 LG를 떠나야 한 진짜 배경을 털어놨다. 부상이었다. 개막 전부터 말썽이던 허리(low back)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천에서 재활 치료를 했으나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1군에 올라갔다. 경기를 뛸수록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을 마친 뒤,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 진단 결과 재활이 불가피했다. 언제 다시 경기를 뛸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한나한은 “스프링캠프 도중 다치면서 전반적으로 꼬였다. 나조차 당혹스러웠다”라며 “재활 치료로 팀 합류가 늦었다. 사실 100% 몸 상태도 아니었다. 하지만 팀에 부상자도 많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다. 팀의 승리를 위해 제 역할을 하는 게 야구다. 내가 1군에 가서 뛰겠다고 했다. 팀을 위해 돕고 싶은 마음가짐이었다. 통증을 참았으나 더 이상은 어려웠다. 병원에서도 재활을 권했다”라고 밝혔다.

LG 코치설이 돌았으나 한나한은 현역 연장에 무게를 뒀다. 그는 다음 주초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나한은 “LG의 제안은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난 야구의 피가 흐른다. 몸이 따라줄 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은 더 뛰고 싶다. 미국에서 재활 치료를 한 뒤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다. 만약 은퇴를 할 경우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LG에서 뛴 걸 영광으로 생각하겠다”라며 “한국에 온 뒤 (허리를 다치며 은퇴 기로에 놓였으나)많은 경험을 했다. 지난 내 야구인생을 돌이켜봐도 LG와 계약한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 훗날 기회가 되면 (스태프로서)LG를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야구선수 한나한의 한국생활을 계획보다 짧았다. 그러나 가장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는 한나한이다. 그는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지만 한국에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더 좋은 기량을 펼쳐야 했는데 부상 때문에 그만둬 구단과 팬에 죄송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LG에서 뛰면서 경기장 안팎으로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LG는 어느 곳보다 열정이 넘쳤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LG의 행운을 빌었다. 한나한은 “LG는 어느 곳보다 좋은 시설을 갖췄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다는 방증이다. 잠재력을 지닌 젊은 선수도 많다. 최고의 팀은 신구 조화를 이루는 팀이다. LG도 그런 조화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라고 따뜻한 한마디를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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