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만, 삼성 필승조의 과거와 현재를 말하다

2015. 4. 2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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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명실공히 21세기 최강팀이다. 탄탄한 마운드는 삼성의 가장 큰 강점. '지키는 야구'를 앞세워 7차례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정현욱, 권오준, 권혁,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는 한국 프로야구사에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최상의 조합이다.

류중일 감독은 "5명의 투수 모두 150km 안팎의 직구를 던질 수 있는 게 쉬운 일인가. 상대 타자들은 그저 한숨만 내뱉을 뿐"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정현욱과 권혁이 타 구단으로 이적했고 오승환이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그리고 권오준은 현재 1군 무대에 없다. 이제 남은 건 안지만 뿐이다. 다시 말해 삼성 필승조의 명성과 자부심을 이어갈 유일한 인물이다.

안지만은 "가끔씩 옛 기억을 떠올려보곤 한다. 당시 멤버는 정말 최고였다. 앞으로도 나올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정)현욱이형, (권)오준이형, (권)혁이 모두 다른 팀에 가면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 아닌가. 이곳에서 함께 뛰며 좋은 구위를 바탕으로 리그를 평정했다. 다 함께 잘 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서로 부담감없이 참 잘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당시 형들에게서 받은 게 정말 많다.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선수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 등 받은 게 아주 많다"며 "지금껏 내가 받았던 걸 (박)근홍이, (백)정현이, (김)현우, (심)창민이 등 후배 선수들에게 물려주는 게 내가 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필승조는 외형상 전력 뿐만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안지만은 "당시 형들은 실력도 뛰어났지만 운동에 대한 욕심이 정말 많았다. 현욱이형은 훈련도 가장 열심히 하는 등 언제나 모범이 됐다. 후배들이 현욱이형의 그런 모습을 보며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형들은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어릴 적에 다른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해야 내 자리가 생기고 기회를 얻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형들은 달랐다. 스스로 실력을 키워 상대를 이기려고 하지 상대가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하길 바라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 노력하다보니 그라운드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 안지만은 "경기할때 다 함께 벤치에 앉아 상대 투수들의 투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현욱이형이 공부를 되게 많이 하는데 김광현, 윤석민, 류현진 등 뛰어난 투수들이 등판할때마다 '하체를 활용한 투구를 할 줄 안다' '손목을 쓰는 게 다르다' 등 상대 투수의 장점을 하나씩 찾아내 이야기를 나눴다. 상대 투수들의 장점을 보면서 따라하기도 했다. 그리고 함께 지내다보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데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언제나 선수 개개인보다 투수조 전체를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 필승조만의 문화를 계승해야 할 책임감이 크다"는 게 안지만의 말이다. 그는 "현재 창민이가 필승조 가운데 막내다. 언젠가 나도 은퇴하고 창민이가 고참 투수가 될텐데 그때도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 그런 만큼 창민이가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고맙게도 후배들이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아주 좋다. 서로 똘똘 잘 뭉치니까 내가 이야기하면 잘 따라주고 그러니 좋은 결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삼성 계투진은 해마다 전력 이탈을 경험했다. 그럴때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게 사실. 이에 안지만은 "예전에 너무 좋아서 기대치가 높은 것 같다"며 "공백은 없다. 내가 빠진다고 삼성 계투진이 돌아가지 않는 건 절대 아니다. 새로운 누군가가 나오기 마련이다. 내 자리가 있다고 여유를 부리다간 금방 자리를 빼앗긴다. 늘 그런 생각을 한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항상 서로 고마워 할 줄 알고 미안해 할 줄 안다. 그만큼 팀워크가 탄탄하다. 최근 몇년간 시즌을 앞두고 계투진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 붙었는데 내가 볼땐 '다들 왜 그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잘 해야 계투진에 과부하가 생기지 않는다. 기량은 당시 필승조가 더 강해도 하고자 하는 분위기는 그때와 비슷하다. 발전 가능성이 높고 서로 도와주려는 마음 역시 강하다". 필승조의 막내에서 어느덧 고참이 된 안지만에게서 정신적 지주의 향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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